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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디자인

2011년 8월 25일 오늘의 책

고마워, 디자인

김신 | 디자인하우스 | 2011.06

분류 : 예술/대중문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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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디자인이 왜 고마울까? 월간 의 에디터와 편집장으로 16년 8개월 동안 활동하며 모두 199회의 잡지를 진행한 디자인 저널리스트 김신의 칼럼을 모은 잡문집. 기업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설명한다.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유명 예술가 이름을 대라 하면 열 손가락 꼽을 만큼은 기억할 것이다. 그럼 그 대상이 디자이너라면 어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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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디자인하다

 

“디자인은 공기와 비슷한 면이 있다. 우리는 늘 디자인과 함께 살아가지만, 존재를 좀처럼 느끼지 못한다. 마치 공기처럼 말이다.”

 

늘 함께 살아가지만 좀처럼 그 존재와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게 디자인이라고 하니, 우선은 내 주변부터 둘러보게 된다. 일단 이 글을 쓰는 데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이 컴퓨터가 놓여 있는 책상,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필기구, 머그컵, 핸드폰, 내가 앉아 있는 의자, 몸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들. 이 모든 게 그것의 쓰임과 함께 미적인 가치까지 고려된 디자인의 산물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 <고마워, 디자인>. 연한 바탕 위에 검정과 빨강의 한글과 영어, 한자를 활용한 제목의 타이포그래피가 인상적인데, 책을 선택하고 읽도록 이끈 것도 사실, 세련되고 깔끔한 이 표지 디자인이었다. 

 

<고마워, 디자인>은 이러한 디자인의 가치, 즉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 전까지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제 구실을 하고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준 디자인의 고마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매력과 특별한 경험을 위해 봉사하는, 멋들어지고 화려한 디자인만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 또한 바로 잡고자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디자인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그 디자인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고마워해야 한다는 거고.

 

이에 따라 이 책에는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디자인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월간 <디자인>의 편집장으로 오랜 세월 활동한 저자의 경력답게 디자인의 역사뿐만 아니라 작업 현장에서의 일화나 보통 사람들의 일상까지 정말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 그 디자인을 의뢰한 사람, 디자인을 보고 즐기고 선택하는 모든 사람들의 면면들이 들어 있다. 특히 흥미로운 건, 각각의 챕터를 시작하는 화제가 홈런왕 베이브 루스부터 신호등, 가전제품, 금융, 버스 기사까지 매우 다채로운데도 깔때기에 대고 걸러낸 것처럼 모두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경기에서 이신바예바의 몸을 보며, 운동선수의 육체가 그 경기에 필요한 근육들로 알맞게 단련되듯이, 디자인 또한 그 물건의 목적에 가장 알맞게 디자인하는 게 최고의 디자인이며, 그렇게 일과 기능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것들이 세상을 다양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그다. 그러니 그런 그에게, 한때 유행처럼 쏟아져 나왔던 ‘아트 가전’의 화려한 디자인이나 디자인의 가치를 주창하며 멋드러진 건물 세우기에만 급급한 도시 행정은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최근 서울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려는 욕망이 절정에 다다른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멋진 건축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도시란 전체를 느끼는 것이지, 도시 전체로 볼 때 점에 불과한 특정 건물로 느껴지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굉장히 멋지고 화려한 건축물이 좀 늘었다고 그 도시가 갑자기 매력적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봤을 때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려면 순서가 중요하다. 즉 예술품 같은 건축 이전에 그 건축의 배경이 되는 것을 먼저 세련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 디자인의 가치와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그 디자인에 대한 이해는 그에 못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문가다운 시각으로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고마워, 디자인>이 고마운 이유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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