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4일 오늘의 책
한종수, 강희용 | 미지북스 | 2016.05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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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강남은 달린다! ‘강남’이란 말조차 없던 시절의 미개발 불모지에서 수도 서울의 ‘특별구’가 되기까지 강남 개발의 역사 원래 ‘강남’이란 말조차 없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은 한강 이남의 미?개발 불모지였던 강남이 우리나라와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역사를 소개한다. 아직 ‘영동’이라 불리던 시절, 장차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장벽 같던 한강을 건널 수 있게 해준 제3한강교가 완공되면서 강남은...
“내가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는데….”
2010년 즈음 몸 담았던 회사 대표님이 자주 하던 넋두리다. 그분의 집은 논현동 모 아파트. 경상도에서 나고 자란 나는 그분의 이야기를 표면적으로만 이해했지 그 뒤에 숨겨진 컨텍스트까지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최근에 『강남의 탄생』을 읽고서야 입버릇처럼 뇌까리던 그분 얘기를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한종수, 강희용 씨가 엮은 『강남의 탄생』은 오롯이 강남의 역사만을 주제로 다룬 책이다. 저자는 발문에서 “강남 개발 초창기부터 강남의 역사만을 다룬 책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자부한다”고 밝힌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이른바 강남 3구를 ‘강남’의 기본으로 두고 때에 따라 여의도, 목동, 과천, 분당, 판교 개발의 역사를 강남의 역사로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을 따라가며 처음으로 ‘강남’의 속깊은 이야기를 자세히 알게 됐다.
책을 읽으며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 때만큼 신나는 일이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신났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참 많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사실들을 몇 가지 나열해 보자면 이렇다. 예전 몸 담았던 회사 근처에 있던 영동고등학교, 그리고 술 먹으러 자주 들락거렸던 영동시장, 영동이란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연유를 몰랐는데 영등포 동쪽이라서 영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지금 강남 지역이 예전에는 영동 내지는 남서울이라고 불렸다니 흥미롭다.
또 동네 이름값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신사, 논현에 왜 이렇게 언덕이 많은걸까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이 책에 답이 있었다. 논현의 현은 ‘고개 현(峴)’인데 예전 강남개발 시에는 평탄화 작업을 할 기술도 없었고 속도전이라 언덕을 깎을 시간도 부족했다고 한다. 이후 분당 개발부터는 평탄화 작업이 적용됐는데 그래서 같은 ‘고개 현’이 들어가는 분당의 서현은 평지인 반면에 논현, 신사는 언덕이 많다고 한다.
이외에도 그린벨트가 생겨난 기막힌 이유, 예술의 전당이 최악의 건축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지금의 8학군이 생겨난 과정, 2호선이 고속터미널로 지나가지 않은 이유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뿐만 아니라 강남의 어두운 일면인 부동산 투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사건 등 시대의 문제점과 아픔 등을 적나라하게 들춰보고 뒷이야기를 파헤친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덕에 주말 하루 동안에 책을 다 읽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거나 내지는 재미있는 옛날 얘기를 들은 듯한 느낌이다. 한때 잠실에 살고 강남으로 출퇴근했으면서도 강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막연히 강남에 대한 반감과 현대사가 낳은 괴물 지역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내게 새로운 시각으로 강남을 바라보게 한 의미 깊은 경험이었다. 지금의 강남이 어떻게 태어나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펜벗 인터뷰
1. 펜벗 큐레이션 ‘괴물’의 과제로 책 『강남의 탄생』을 택하셨습니다. 큐레이션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남의 탄생』에 등장한 지역의 유래, 역사 이야기 중에서 특히 재미있던 대목을 소개 부탁 드립니다.
예술의 전당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80년대 초 전두환 정권 때 첫 삽을 뜬 예술의 전당은 파리 신개선문, 미국 링컨센터, 영국 바비칸센터 등 랜드마크 및 문화시설이 유행하던 당시 전세계적 분위기에 맞춰 건설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두환 3S 정책의 일환이기도 했죠.
책에는 전두환이 헬기를 타고 가며 부지를 선정한 일화, 왕복 8차선의 남부순환도로 때문에 섬처럼 유배되어 버린 웃지 못할 사정, 예산 문제로 지하통로 개발이 무산된 이야기 등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많이 소개됩니다.
아래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추천한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와 『빨간 도시』에도 예술의 전당 이야기가 나오니 함께 읽어보시면 더욱 재미있을 듯합니다. 참고로 함께 추천 드린 『세계 건축 기행』의 저자 김석철 씨는 예술의 전당 건축가이기도 합니다.
2. 지금까지 진행된 펜벗 큐레이션 주제 중에서 가장 재미있던 주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Vol.17 ‘지다’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몇 년 전, 계속된 취업 실패로 이러려고 대학 나왔나 자괴감이 들 때쯤 박민규, 천정명, 다자이 오사무, 에밀 시오랑 등을 읽으며 위로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지다’라는 주제로 팬벗 여러분께서 소개한 다양한 소설, 에세이, 인문서 서평들을 차근차근 읽어보니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힘이 될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잠시나마 예전 취업 준비생으로 돌아가 많은 위로를 받았는데요. 문득 팬벗 큐레이션 주제 선정이 시대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구나라고 내심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어느 팬벗님의 소개로 몽테뉴의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도 접하게 되어 이 또한 참 좋았습니다.
3. paranmojaa님에게 펜벗은 어떠한 의미인가요?
이런 비유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팬벗은 제게 “얼음땡”처럼 느껴집니다. 잘 아시다시피 얼음땡은 제가 얼음일 때 친구가 다가와 땡을 해주고 또 어떨 때는 제가 반대로 친구에게 땡을 쳐주기도 하잖아요. 팬벗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처 몰랐거나 조예가 얕았던 분야의 책을 어느 팬벗이 땡하고 선물해주기도 하고 제가 편력을 지닌 분야의 책을 다른 팬벗들께 땡하고 전달하기도 하니까요. 팬벗 1,2기를 거치고 다시 5기 활동을 하고 있는 제게 팬벗은 동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즐기는 재미있는 “얼음땡” 놀이입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paranmojaa'님은?
읽고 쓰고 생각하는 걸 즐기는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터, 커뮤니케이터.
| 펜벗 큐레이션 Vol.21 '괴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