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4일 오늘의 책
킴 투이 | 문학과지성사 | 2019.11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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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ru , 흘러내린 ‘눈물과 피’에 바치는 ‘자장가’ “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 킴 투이는 베트남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전환점이 된 1968년 구정 대공세 동안에 사이공에서 태어났고,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보트피플’로 베트남을 떠나 말레이시아 난민 수용소를 거쳐 퀘벡에 정착했다. 킴 투이의 첫 장편소설 『루』는 사이공 ? 말레이시아 ? 퀘벡으로 이어지는 30년 동안 저자가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평온함’을 뜻하는 안...
베트남, 보트피플, 이방인, 디아스포라(이산) 문학. 킴 투이의 소설 『루』를 설명하는 키워드들은 모두 조금 낯설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20년간 이어진 베트남 전쟁은 1975년 종결되었다. 그러나 승리한 북베트남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남쪽으로 진군하면서 또 다른 전쟁으로 이어졌다. 다른 사상을 가졌거나 미군에 협력했던 이들을 척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위태로운 보트에 몸을 싣고 떠났다. 『루』는 베트남 전쟁이 끝난 뒤 사이공에서 살고 있던 ‘안 띤’네 가족이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캐나다에 자리 잡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상징이었던 베트남 전쟁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시 그려졌다. 전쟁의 전개 과정과 그 속에 자리 잡은 추악한 진실들을 다룬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전쟁에 나간 남편과 아들, 아버지와 오빠를 대신해 집을 지켜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루』는 바로 그런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산 너머에 포탄이 연이어 떨어지자 어머니는 안 띤에게 무릎을 꿇는 법을 가르친다. 공모자를 구해 영어 교실을 열고 아이들이 하루빨리 베트남어 대신 영어를 읽고 쓸 수 있도록 교육한다. “내가 타고 온 배의 번호는 KGO338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문장을 외우고 쓴다. 안 띤은 퀘벡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야 그 시절의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 킴 투이는 실제로 사이공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보트를 타고 말레이시아로 탈출했고, 난민 수용소를 거쳐 캐나다 퀘벡에 자리를 잡았다. 『루』는 ‘소설’로 발표되었지만 책을 읽다 보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많이 반영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베트남어로 ‘자장가’, 프랑스어로는 ‘실개천’, ‘(눈물, 피 등의) 흐름’을 뜻하는 제목처럼, 작가는 베트남 전쟁을 온몸으로 통과해야 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잔잔한 실개천의 자장가처럼 담아낸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이들. 비극을 과장하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인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볼 기회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10기 하루'님은?
자주 떠나고 많이 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