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3일 오늘의 책
사사키 이타루 | 자음과모음 | 2013.09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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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사사키 아타루의 신간, 『이 치열한 무력을』 “이 압도적인 현실 앞에서 ??은 무력하다!(?)” 사사키 아타루는 박사 학위 논문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야전과 영원-푸코·라캉·르장드르』로 데뷔한 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으로 명성을 날린, 일본 사상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식인이다. 사사키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이후 기고, 강...
사사키 철학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하나에 씨는 뭐라고 답할 거예요?
하나에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모든 학문의 기원이 아닐까요?
사사키 정답! 영어로는 필로소피인데, 소피아는 ‘지혜’라는 뜻이자 여신의 이름이기도 하죠. 필로는 ‘우정’. 그래서 철학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어떻게 하면 지혜의 친구로 있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기도 해요.
하나에 애정이 아니라 우정이라는 게 재밌네요!
사사키 친구를 지배하고 싶지는 않죠? 또 일방적으로 동경하는 존재와도 달라요. 즉 우정이란 대등한 관계에서만 성립합니다.
하나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기도 하고요.
사사키 하지만 가장 힘들 때 손을 내밀고 옆에 있어주는 존재가 친구잖아요? 내가 잘나갈 때 다가왔다 내가 약해지면 도망가는 사람들은 친구가 아닌 거예요. (…) 물음에 이미 답이 잉태되어 있다면 그것을 끝어내면 되고, 답이 없는 물음이라면 우정으로 함게 해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SPUR》, 2011년 10월호 – 《이 치열한 무력을》,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81~92쪽)
하필 인간이어서,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곤혹스럽다.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없다. 모르는 것이 정말 많다는 걸 알 뿐이다. 읽던 책을 바꿔봤다. 소설이고 시집이고 책이 다 무슨 소용이냐 싶은 마음이 확 들어서 얼굴이 벌게졌다. 책으로, 글로 뭘 얻거나 하려고 했던 마음이 부끄러워서. 그러니까 ‘오늘의 책’은 ‘여기 이런 책이 있습니다.’라고 마음을 두고 가는 것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벗어 나서도 안 되는 것이다. 나는 힘이 없다. 이렇게 모니터를 앞에 두고 하찮은 글만 쓰고 있다. 뉴스를 듣고 함께 울어도 슬픔이 여기와 거기가 같을 수 없다. 티끌 하나 같은 슬픔은 없을 것이다. 대신, 누군가 간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때, 책이 부디 당신에게 묻기를,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도 좋으니, 뭐라도 묻기를. “답이 없는 물음”이라도 하며 책이 우정으로 함께 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철학과 문학, 책의 쓸모니까.
이 압도적이 ‘현실’ 앞에서 무력하지 않았던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도대체 ‘힘이 있다’는 게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이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미군? 요 근래 수십 년간 세계 각지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는 그 군대가?
처음부터 무력했던 것입니다. 문학이나 예술만 특별히 무력했던 게 아닙니다. (…) 무엇을 해도 무력하고, ‘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현실’입니다. (…) 문학은 무력합니다. 하지만 문학은 승리합니다. 단순한 진리입니다. 첼란, 레비나스, 슐프 모두 위대한 책을 쓴 겁니다. 그 가혹한 하루하루 속에서, 또 그 이후에. 이것은 지금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쓸모없지도, 무의미하지도 않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152~155쪽)
- 컨텐츠팀 에디터 정혜원 (hyewonjung@bandinlun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