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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배신

2011년 4월 21일 오늘의 책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 부키 | 2011.04

분류 : 사회/정치/법률

정가
$36.00
판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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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신자유주의의 경제를, 『정의란 무엇인가』가 정의를 이야기했다면, 이제 『긍정의 배신』으로 신자유주의의 사회·문화 이데올로기를 짚어 볼 차례다! - 1994년 미국 최대의 통신회사 AT&T는 2년 동안 1만 5000명을 정리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당일, 직원들을 '성공 1994'라는 동기 유발 행사에 보냈다. 행사의 주연급 연사인 동기 유발 강사 지그 지글러(Zig Ziglar)가 전한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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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을 부정하라!


<시크릿>,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카네기 인간관계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고 추천도서다. 독자와 언론이 입을 모아 읽기를 권유하는 일명 ‘좋은 책’들.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한다. 각자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긍정적 사고’가 중요하고, 이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해 나간다면 그게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것.

그러니 불평, 불만, 짜증, 분노, 의심 등 일상적으로 찾아오는 부정적인 감정은 일단 접어두는 게 좋다. ‘긍정의 힘’을 믿고 성공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인물로 비춰져서도 안 된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내쫓기는 게 현실이므로. 좋다. 나쁠 게 무어냐. ‘긍정’은 그야말로 ‘긍정적’인 것인데.

<긍정의 배신>은 이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인 바버라 에런 라이크는 긍정적인 사고가 성공한 미래를 보장하기보다는 오히려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방해해 위기에 대한 “준비태세를 와해시키고 재앙을 초래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훈련해온 긍정적 사고는 “불편한 소식에 귀를 닫아 버리게 만드는 격퇴 능력”이 있는가 하면, “분노와 공포라는 실체적 감정”과 현실을 부정하고 쾌활함으로 무장해 불행을 즐겁게 극복하며 닥친 운명에 대해서는 오직 자기 자신을 비난하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믿고 있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것 마냥 당혹감이 밀려드는가. 그런데 어쩌나.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는데. <긍정의 배신>은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바버라 에런 라이크는 유방암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힌 후, 자신이 느끼는 혼란과 무관하게 ‘암이야 말로 인생의 극적인 전환을 위해 주어진 선물’이라고 말하는 유방함 문화의 낙관과 긍정의 에너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미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긍정 이데올로기의 오래된 역사와 실체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세한 조사를 통해 ‘긍정적 사고’가 미국사회를 파고들게 된 계기, 즉 미국 개척시대의 칼뱅주의가 지니고 있는 징벌적 이데올로기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출현한 신사상, 이로부터 파생된 ‘주술적 사고’들의 기원을 꼼꼼하게 밝혀 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저자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기업과 교회, 대학 등 사회전반으로 확산된 ‘긍정적 사고’가 어떻게 미국산업계와 자본주의의 동력이 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제 불황에 따른 불안과 상처를 가리는 ‘긍정 이데올로기’의 잔혹한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긍정적 사고에 발등을 찍힌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가난, 비만, 실업이라는 현실적 문제는 우리의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기반성만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긍정이데올로기’가 만들어 놓은 ‘시크릿’과 ‘환상’이 벗겨지고 현실이 보인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이 세상에는 위험과 기회가, 죽음의 확실성뿐 아니라 커다란 행복도 뒤섞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70쪽) 그러므로 지금이 바로, 무조건적인 긍정을 부정하고 ‘방어적 비관주의’와 ‘주의깊은 현실주의’로 돌아와야 할 때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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