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책오늘의책
  • 미디어 & 기관 추천책미디어 & 기관 추천책
  • 문학상수상작문학상수상작
  • 이럴때이런책이럴때이런책

사하맨션

2019년 7월 2일 오늘의 책

사하맨션

조남주 | 민음사 | 2019.05

분류 : 소설

정가
$28.00
판매가
$15.40 (45%↓)
적립금
$0.31 (2%P)

비참한 사람들의 이야기, 21세기 『레 미제라블』 『사하맨션』은 21세기의 언어로 그린 비참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모두 12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주인공은 한 사람만이 아니다. 살인자가 되어 사하맨션에 찾아든 남매가 중심에 있지만 30년 동안 맨션에 세 들어 사는 인생들이 콜라주처럼 모여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추락사를 자살로 둔갑시킨 사장을 죽인 도경과 그 누나, 남매처럼 10년 전 국경을 넘었다는 관리실 영감, 본국에서 낙...

상세보기 >

다양한 문제의 종합선물세트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으로 작가를 처음 접했다. 잘 정리된 신문 기사 같은 소설이 선풍적인 붐을 일으킬 때 나는 그 정도까지의 작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다가 작가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조곤조곤 차분히 말하면서도 강단 있고 열의가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음 작품이 궁금했고, 그렇게 『사하맨션』을 만났다. 굉징히 현실적인 디스토피아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건적 현실성과 존재적 비현실성이 혼재되어 뭐라고 규정해야 좋을지 모를 소설이었다. 국가가 있었고 도시가 있었다. 기업이 도시에 들어왔고, 아예 도시를 사버려서 도시는 작은 국가가 되었다. 국가 안의 국가. 원래의 국가가 어떤 국가였는지 모르겠으나, 새로 생긴 도시국가 체제는 일종의 독재국가와 비슷하다.

 

그 독재적 도시국가 안에 이질적인 단 하나의 장소, 사하맨션이 있다. 자본이나 기술, 전문 지식이 없으면 국민으로 받아 주지 않는 나라. 반도체와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에 가장 많은 코어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나라. 백신과 의약품, 의료기기와 관련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나라. 세계 최대 규모의 생명공학 연구소와 최고 수준의 연구진을 보유한 나라. 일곱 명의 공동 총리 제도를 채책한 유일한 나라. 국회는 꼭두각시일 뿐, 실제로는 총이들에게 전권이 있는데도 그 일곱 사람이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채 대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나라. 어떠한 국제기구나 지역 연합에도 가입하지 않은 나라. '타운'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장 이상한 도시국가. 밖에 있는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고 안에 있는 누구도 나가려 하지 않는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국가에서 사하맨션은 유일힌 통로 혹은 비상구 같은 곳이다.

 

이 도시국가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다. 시민계급 L, 준시민 계급 L2. 시민이 아니고 될 수도 없고 시민이 하기 싫어하는 일만 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잇는 최하층 사람들, 이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사하맨션이라서 이 사람들은 그냥 ‘사하’라고 불린다.

 

맨션은 다세대 주택이므로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만큼, 다양한 사연들이 등장한다. 엄마의 사고사를 자살로 바꾼 사장을 살해한 사람, 시민이면서 사하 남자와 사랑에 빠진 사람, 폭력에 쫒겨난 사람, 고아지만 맨션 사람들에 키워진 사람, 낙태를 돕다 생명을 꺼트린 사람, 신종 호흡기 전염병에 걸리고 버려진 사람, 생명공학 연구랍시고 인체실험을 감행한 사람 그리고 그의 가족들….

 

사연마다 온갖 사회 문제들을 드러낸다. 가정폭력, 빈부격차, 의료사고, 생체실험, 온갖 불평등들. 과거에 일어났었거나, 지금 일어나고 있거나, 앞으로 일어날 것이 빤해 보이는 그런 사건들…. 이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부르는 그런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남아있고, 그걸 희망이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엔딩이 몹시 모호해서 뭐라고 정리해야 좋을지 모르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몹시 놀라운 소설이었다. 그렇게 다양한 문제들을 이 작고 얇은 책 한 권에 녹여냈다는 것이. 70~80년대의 노동문제를 다룬 80~90년대의 사회소설들은 노동 현장의 모습을 직설적으로 표현했었다. 80년대 운동권을 다룬 90년대 이후의 사회소설들은 개인의 고뇌로 함축되었고, 이후의 소설들에선 사회적 문제들이 사건으로 가끔 배경이 될 뿐 표현과 범위가 너무 다양해져서 대부분 사건별로 소설화되었다.

 

그러는 중간중간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이란 작품처럼 이 젊은 작가가 어떻게 알까 싶은 8, 90년대가 은유 된 소설들이 나오긴 했었다. 그리고 『82년생 김지영』을 그렇게 어쩌다 있는 사회문제적 작품으로 두지 않고, 작가는 『사하맨션』으로 이어지는 것을 선택했다. 사회적 문제를 소설화한다는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물론, 모든 작품이 다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작가의 개인적 고민에다가 사회적 논쟁거리들을 덧붙인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말하진 않는 그런 사건들을 세상에 드러낸다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예전과 다른 방법으로 표현한 사회 소설이 등장한 것 같아서, 그것이 일회성이 아니라 이어진 것으로 보여 반가운 작품이었다.

 

세상에 행복한 소설, 감동을 주는 소설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중에 이런 소설도 있어야 가끔 각성이 되지 않겠는가?! 지금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오늘의 책을 리뷰한 'kan5808'님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책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한 사람 입니다.

오늘의 책 메일링 서비스

오늘의 책을 친구에게 추천하기

싸이월드 공감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덧글 [ 0 ]

등록하기

오늘의 책 전체보기

이전이전

2 0 2 6 1 0

다음다음

2026년 10월 오늘의 책 입니다.

GO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28

29

30

1


일상의 유토피아

2


평생 월급을 만드는 저수지 투자법

3


그곳에 아이는 없었다

4


슬픈 행성

5


은둔

6


한국 교회 트렌드 2027

7


루미너스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1

미디어&관련기관추천미디어&관련기관추천

more

문학상추천문학상추천

mor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