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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1

2016년 5월 18일 오늘의 책

나의 투쟁 1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 한길사 | 2016.01

분류 : 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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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노르웨이 문학의 신기원 매혹적이고 원초적인 기억의 향연! 32개국 독자의 압도적 지지 자신의 삶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상세히 기억해내며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만나는 과정을 경이?로울 정도로 집요하게 풀어낸 화제작. 진력날 정도로 디테일한 묘사가 지독하게 중독적인 독서체험을 선사한다.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으로 시작하는 제1권을 포함해 무려 총 6권, 3,622쪽에 달하는 이 작품은 결국 삶과 사랑을 묻는다. 운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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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없다


“내가 살아온 걸 책으로 쓰면 수십 권도 넘지”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많은 어른들에게 들은 말이다. 누구나 쓰이지 않을 뿐 한 사람의 인생은 대하소설이 될 것이다. 영화도 소설도 현실을 따라올 수 없다. 핸드폰 하나로 지구촌 구석구석 뉴스를 접하는 지금, 현실은 그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 드라마틱하다.

내 어머니만 해도 그렇다. 일제 때 소학교를 다녔고, 열일곱 살에 6.25를 겪었다. 외할아버지는 배우신 분이셔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았고, 일본군이 오면 딸을 여우굴에 숨기고 밤에만 밥을 날라다 주셨다고 했다. 군인들이 마을에 오면 딸들 몸에 검뎅이를 칠해 바보인 것처럼 꾸몄다고 한다.

엄마는 소학교 때의 일본 여선생님에게 배운 일본어와 선생이 해 준 말씀을 아직도 기억한다. 6.25 때 엄마의 삼촌들이 감옥에서 죽어간 이야기, 외할머니가 시동생들에게 밥을 가져다주며 밥주발 속에 폭탄을 넣었다는 이야기. 이것은 사실인지 내가 상상해낸 것인지 기억이란 것도 믿을 만하지 못해 확실하진 않다.

노르웨이의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는 특별할 것도 없는 자신의 삶을 기억해냈다. 치밀하게 너무나 자세하게 묘사한 그의 자화상 같은 글이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나의 투쟁』은 무려 6권짜리 책이다.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1권만으로 그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할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작가의 손에서 생명을 얻고 소설로 탄생하는지 기대된다.

『나의 투쟁』이라는 제목은 히틀러의 자서전 제목과 같다. “결코 문학적 충격이나 상업적 효과를 얻기 이해서가 아니다.”라고 한 작가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소설에서 알 수 있다.
『나의 투쟁』의 얘기다. 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할머니 댁에 있을 때 할머니는 “인생은 뚜쟁이야.”라는 말을 계속한다. 할머니가 젊어서 운전수로 일했던 그 주인 여자, 당시에 성공했던 그 여자가 했던 말을 말년의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서도 기억하고 있다. 아마 할머니의 삶도 그러했을 것이고 작가 자신 또한 삶이 ‘투쟁의 연속’이라는 것을 동의하고 있을 터. 할머니,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작자도 다르지 않은 삶을 이어간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의 집엔 술병이 가득해졌다. 할머니가 그 집을 사들이기 전에도 그 집엔 역시 술병이 가득했다. 폐허였다. 그래서 싸게 구입할 수 있기도 했다. 역시나 그 아버지의 아들 또한 ‘음료수라면 술을 맘껏 마시겠다.’고 할 만큼 술을 좋아한다. (작가가 아니었다면 아마 칼 오베도 아버지처럼 그렇게 술병이 가득한 집을 남기지 않았을까.)

나라는 사람을 내세우지 않으며, 내가 뭔가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척하지 않을 수 있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비로소 글다운 글을 쓸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쓰면서 깨달았던 것이다. (본문 중에)

냄새. 할머니가 우리 집에 오실 때면 집 냄새도 같이 가지고 왔다.
특유한 냄새는 습관이나 버릇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오랜 기간에 걸쳐 같은 비누를 쓴다거나. 같은 세제, 같은 향수나 애프터셰이브 로션을 쓰다 보면 그 고유한 향기가 집안에 밸 수도 있을 것이다. 매일 아침 같은 직장으로 가고, 같은 길을 거쳐 퇴근하며, 오후와 저녁 내내 같은 일을 버릇처럼 하다 보면 냄새도 그것들을 닮아가지 않을까. (본문 중에)

앞으로 출간될 나머지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칼 오베가 왜 토니에와 헤어지고 린다와 결혼했는지 그 심정도 알고 싶다. 1권에서 토니에의 마음은 칼 오베에게 지극하다. 그런 그녀가 이 책을 읽고 그를 고소했다고 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 책에서 재미있는 장면은 칼 오베가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할 때다. 노르웨이 남자, 작가의 일상이 주부와 같다. 아내가 직장에 간 사이 그는 집에서 애를 키우며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시장에 간다. 애들이 잠들면 글을 쓴다.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에게 부성애가 없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이들 때문에 행복한가? 그는 아니라고 한다. 가끔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눈물 벅찬 기쁨이라기보다는 평온함과 만족감이다. 그러나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는 말한다. “이것만으로 행복한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는가. 만약 행복이 인생이 목표라면 이런 하루의 행복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른다. 그러나 행복은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행복은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다. 여기서 멈칫했다. 이게 어디서 듣던 말인데… …. 바로 나의 딸이 한 말이다. “엄마는 내게 행복하면 된다고 하지만 난 아냐. 그건 내 목표가 될 수 없어. 그리고 행복해야겠다고 생각하면 행복할 수 없어. 행복하지 않겠다고 해야 행복할 수 있는 거야. 난 행복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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