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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2018년 7월 17일 오늘의 책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

홍춘욱 | 에이지21 | 2018.06

분류 : 역사/신화/문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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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파리 여행에서 뭘 보고 느꼈니?’ 이 책은 경제학자인 아빠가 사춘기 아들과 단둘이 떠난 프랑스판 ‘알쓸신잡’, 21세기형 ‘그랜드 투어’이다. 그랜드 투어란 18세기 유럽에서 청년 교육의 일환으로 주변국의 문화를 둘러보며 식견을 넓히는 여행을 말한다. 당시 괴테나 애덤 스미스 등의 지성인들도 이웃 나라로 그랜드 투어에 나섰다고 하니 가히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라 할 수 있겠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송된 ‘알쓸신잡’은 많은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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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지만 깊이 있는 ‘유럽 교양서’

 

‘잡학다식’


홍춘욱 박사만큼 이 수식어에 어울리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 실제 그와 대화를 하다보면 심지어 ‘이 사람이 모르는 게 있나?’라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이코노미스트이자 경제/투자 분야 베스트셀러 저자이지만 그의 여러 분야의 ‘덕력’으로 비추어볼 때 다른 분야의 책을 써도 잘 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역시 나왔다. 지금 소개할 『잡학다식한 경제학자의 프랑스 탐방기』는 사춘기를 맞이한 큰아들과 16박 18일 일정 동안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똘똘한 아들의 질문에 아빠의 정성이 담긴 답변이 담긴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사실에 놀랐는데 사춘기 아들과 단둘이 여행(!)이라는 큰 용기를 내신 것과 부자의 질문과 답변 수준이 엄청나다는 것.

 

책 추천에 앞서 먼저 오해를 풀자. 일단 이 책은 일반 ‘여행기’와 다르다. 그렇다고 일반 경제책도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교양서’였다. 유럽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음식, 건축, 미술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잘 버무려져 있다.

 

이 책을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첫 번째 이유는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홍춘욱 박사의 대부분의 책을 읽어본 독자로서 그의 대중적 글쓰기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글을 쉽게 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보고서 작성이 ‘업’인 그에게는 쉬운 글쓰기가 남들보다 더 어려운 글쓰기였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블로그와 SNS로 자신의 귀한 지식을 변함없이 나누어주는 활동을 하면서 그는 어느새 쉬운 글쓰기라는 능력을 선물받게 된 것 같다.

 

책의 부제가 ‘아들이 묻고 경제학자 아빠가 답하는 아주 특별한 수업’이다. 부제에 어울리는 책이다.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 그렇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들을 사춘기 아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풀어 썼기 때문에.

 

책의 많은 부분이 흥미로웠지만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프랑스의 ‘닭’과 한국의 ‘닭’을 비교한 부분이었다. 치느님이라고 칭송할 정도로 닭을 사랑하는 우리나라지만 책을 읽어보니 프랑스의 닭 사랑은 우리와 못지 않거나 그 이상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프랑스의 식용 닭은 크고 비싼 반면 우리나라의 닭은 작고 상대적으로 싼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은 압권이었다.

 

다음은 이 책을 통해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프랑스와 유럽의 교양이다.
도시계획, 파리 집값이 높은 이유, 화려한 궁전의 탄생 배경, 그림으로 보는 전쟁의 역사,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발생한 이유, 웅장한 성당의 등장 배경, 인상파 화가가 사랑받는 이유, 18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다른 경제정책이 낳은 결과의 흔적들, 프랑스에 맛집이 많은 이유 …….

 

이 책을 추천하는 두 번째 이유는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공부하는 삶’이다. 잡학다식한 저자이지만 그 또한 아들의 모든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는 없었다. 당황할 필요 없다. 공부해서 알려 주면 되니까.

 

“아빠! 노트르담 대성당을 짓는 공사가 1163년에 시작되어 1345년에야 완공되었다는데 어마어마한 인력과 비용이 들었을 것 같아요. 왜 중세 프랑스 사람은 이런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었을까요?”
저도 참 궁금합니다. 그래서 또 공부를 합니다. (본문 103쪽)

 

지적인 호기심만큼 사람을 성장시키는 동력은 없다. 이런 공부의 삶이 홍춘욱 박사를 국내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만들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들의 인생에 큰 선물이 될 수 있는 이런 멋진 책을 남기게 되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면 ‘부모’가 되는 순간 우리는 잃어버렸던 지적인 호기심을 찾을 수 있는 큰 기회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에이, 아이들이 이런 어려운 질문을 자주 하겠어?’ 라고 생각하는 예비 부모가 있다면 그건 착각이다. 자녀의 질문은 자녀가 어릴수록 답변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말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한다.

“시간이 뭐예요? 하늘은 어떻게 만들어졌어요? 모든 게 꿈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어요? 우리는 왜 죽어요? 죽으면 어떻게 돼요? 왜 굶어죽는 아이들이 있어요? 저는 엄마 뱃속에서 나왔는데 아빠가 한게 뭐예요? ……. ”

 

그래서 미국의 고대 철학 및 어린이 철학자인 개러스 매슈스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철학이란, 아동기의 진정으로 당혹스러운 질문들을 성인이 다루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최근 어린 딸에게 들었던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은 “돈이 왜 필요해?”였다. 처음에는 별로 어려운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답변을 하려고 하니 만만치가 않았다. 딸의 이어지는 질문도 날카로웠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하면서 내 스스로 다른 반론이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더 힘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이 때 홍춘욱 박사처럼 관련 내용에 대해 좀 더 공부했으면 나나 딸 모두에게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의도치 않게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그만큼 쉽고 재밌고 유익했다. 교양을 쌓고 공부하는 자세와 자녀들의 질문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배우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강력하게 일독을 권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justalive'님은?
인문·사회과학 전문 작가. 심리학, 뇌과학,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등을 중심으로 인간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인간이 만든 시스템에 대한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대표저서로는 《완벽한 공부법》, 《어떻게 읽을 것인가》,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 《고영성의 뒤죽박죽 경영상식》, 《누구나 처음엔 걷지도 못했다》, 《지금 당장 경제기사 공부하라》, 《경제를 읽는 기술 HIT》, 《부모 공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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