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7일 오늘의 책
메흐틸트 그로스만, 도로테아 바그너 | 미래의창 | 2021.04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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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로 일하는 손녀의 도움을 받아 책을 출간하게 된 메흐틸트 할머니는 전형적인 도시 할머니다. 하루 24시간이 모두 소중하겠지만 그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을 꼽으라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모닝커피를(반드시 블랙이어야만 해) 마시며 느긋이 조간신문을 읽는 아침 시간, 나른한 오후의 낮잠 시간, 그리고 더 이상 건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나이기에 눈치 보지 않고 먹는 달콤한 디저트 시간이다. 이 나이에 딱 좋은 운동인 수영을 하고 가끔은...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의 많은 것들을 완성시켜주었다. 어린 시절의 할머니는 나에게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쉼터같았고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다 아는 척척박사셨다. 할아버지가 알려준 과학의 이론들이 많이 틀린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20대 후반의 지금에서도 그 이론은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다. 오늘, 내가 만난 또다른 최고의 할머니를 소개하려 한다. 80이 넘어 깨달은 것들을 알려주는 독일의 키가 작은 할머니. 메흐틸트 그로스만의 『늦게라도 시작하는 게 훨씬 낫지』 이다.
“치열하게 살았던 순간들은 소중하다.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새롭게 행복의 순간들을 만들어내겠다. 지금 현재.”
나이듦이란 무엇일까? 25살이 되던 생일, 농담처럼 주변의 사람들이 말하는 '꺾인다'의 표현이 너무나도 싫었다. 시간이 가면 나이야 드는 거고, 그에 맞게 나는 또 매일을 새롭게 살아야 하는 것 뿐인데 왜 자꾸 그 시점 시점마다 무언가를 바라고 포기하기를 기대하는지. 솔직하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대한 답을 속 시원하게 내려주는 할머니 작가님의 글에 자꾸만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났다.
“인생 최고의 시기는 노년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노년은 단지 시작일지 모른다.
무릎이 쥐어짜듯 아프건 말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크고 다채롭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조언은 삶의 모든 방면에 걸쳐 다정하고 부드럽게 , 유쾌하고 솔직하게 진행된다. 남편의 장례식에서 느꼈던 사람들의 온기, 그리고 데이트를 하는 손녀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솔직한 감정. 얼마나 입겠어, 망설이다 구매하는 코트에 대한 시원함이 모두 느껴진다. 재미있는 것은 그 모든 것을 20대의 나도 느낀다는 것이다. 나에 대해서, 그리고 부모님에 대해서. 감사하게도 아직 정정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걱정했던 것도 더이상 무섭지 않다.
“느린 걸음걸이가 당신의 삶의 속도를 늦추고 순간 속에서 살도록 만든다.
나이는 등록할 필요가 없는 명상코스이다.”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은 그 모든 나이듦의 과정을 지나치게 미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허리가 아프다는 것도, 살이 늘어진다는 것도 모두 다. 그것이 너무 좋다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그런 노화의 과정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전한다. 그런 글들을 읽다 보면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나이가 들었다고 하는 것도, 우리 엄마가 흰머리를 보며 한숨짓는 것도 모두 다 별일이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 시간이 가면 나이는 들고 몸은 변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세상도 변하고 나도 자란다는 것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고 나면 성장을 멈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80이 넘은 이 할머니도 마음은 20 그대로라고 말한다. 그러니 스물 몇의 내가 왜 나는 아직도 그대로인것 같지 하는 고민을 가지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그러니 늦었다고 생각말고, 지금이라도 기꺼이 시작하자. 나를 위해.
“징징거리는 게 내 삶이 행복해지는 데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과거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이 제 그 모든 것이 얼마나 덧없는지 낱낱이 이야기 해봤자 일상의 멋진 순간만 망칠 뿐이다.”
이번 책을 소개해주신 '펜벗 12기 날'님은?
나를 담는, 날을 담은 글을 씁니다. 좁디좁은 나만의 방과 세상을 잇는 다리를 책으로써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