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6일 오늘의 책
김기협 | 서해문집 | 2011.01
분류 : 시/에세이/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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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학자 김기협, 어머니와 화해하고 다시 사랑을 쓰다 역사학자 김성칠과 국어학자 이남덕의 불량아들, 김기협이 마음으로 그리고, 머리로 써 내려간 아흔 노모 시병일기 * 역사학자 김기협, 아흔? 개의 봄을 생각하다 《밖에서 본 한국사》, 《뉴라이트 비판》,《김기협의 페리스코프》로 알려진 역사학자 김기협이 아흔의 치매 노모를 간병하며 쓴 일기를 엮었다. 역사학자였던 故김성칠 선생(부친)과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였던 이남덕 선생(모친)...
아무리 늙은 자식도 부모에게 모두 아이처럼 보일 뿐이다. 아흔 셋에 돌아가신 할머니도 살아 계실 때 언제나 자식 걱정뿐이었다. 특히 막내 아들에 대한 편애가 심했다. 작은 아버지가 시골에 다녀가실 때면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올 때까지 잠도 주무시지 못하고 결국엔 어린 내게 전화를 걸게 하셨다. 그 애틋한 사랑을 받아서 일까, 할머니 기일마다 눈물을 보이신다.
부모님이 내 곁을 떠날 꺼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해서, 내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허망하게 엄마를 떠나보내고 나니, 불쑥 아버지마저 떠나실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픔으로 다가온다. 하여 더 자주 찾아 뵈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 내 일에 바쁘고, 내 아이들 챙기느라 부모는 언제나 뒷전이다.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모든 이가 그렇다. 부모님이 자리보전하고 계셔야 두려운 마음에 찾아 뵙는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빨리 돌아가셔야 할텐데, 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 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부모님의 존재가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부재를 확인하고서야 할게 되니, 참으로 어리석은 게 자식이란 사람들이다.
어떤 자리에 계시든 살아 계실때 기쁘게 해드려야 함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자식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바로 역사학자 김기협의 시병일기 <아흔 개의 봄>이다. 2008년 11월 24일 부터 2010년 11월 22일 까지 아흔 한 살의 노모를 돌보는 예순 하나의 아들의 마음은 때로 서글프고 때로 안타깝다. 점차 병세가 호전되어 자식을 알아보시고 농을 던지시고 꾸짖기도 하시는 모습을 보는 읽은 이의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준다.
시병일기는 병원에서 지내는 노모의 일상의 기록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일기를 통해 우리는 노년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누구나 마주하게 될 노년의 삶을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요양병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난한 독거 노인들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젊은 날 모두 열심히 살았을 삶인데 그들에게 남은 게 쓸쓸함 뿐이라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갑자기 나이 넘는 게 두려워진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게 건강이니 더욱 그렇다.
긴 병에 효자 없다지만, 저자는 정말 효자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 어머니와 관계가 가장 좋지 않던 아들이라 말한다. 그런데 결국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가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가장 기뻐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뜰히 살펴드리는 보호자가 된 것이다. 온전하게 맑은 정신은 아니지만, 책 속의 노모는 행복해보인다. 질곡의 삶을 살아오신 할머니, 그 어떤 꽃보다 환하게 웃고 계신 모습이 보는 이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햇볕과 바람과 꽃. 그것으로 어머니는 더 바랄 것이 없이 행복하시다. 찾아온 사람들은 덤이다. (342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자목련'님은?
그저 폭넓은 책읽기를 꿈꾸며 책과의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사람이며,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