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5일 오늘의 책
조 지뮤쇼 | 다산초당 | 2020.07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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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시의 역사’라는 출발점에서 세계사 공부를 시작해 보자!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 주요 도시의 역사’라는 익숙하고 흥미로운 출발점에서 세계사 공부를 시작한다. 역사 공부는 선사시대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는 역사를 일률적으로 암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인 ‘도시’의 역사를 중심으로 세계사의 주요 흐름을 단순 명쾌하게 풀어낸다. 총 30개 도시를 다룬 30편의 글은 각 도시의 전문가들...
학교 다닐 때 세계사를 무척 좋아했다. 줄줄 이어지는 그 길고 긴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내 기억 속에는 흥미진진하던 기나긴 이야기는 온데간데없고 어쩌다 떠오르는 일부분, 그것도 아주 작은 조각일 뿐이라 아이들이 질문을 해와도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못하는 지경이다. 스스로 답답함을 느끼던 차에 ‘세계 문명을 단숨에 독파하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라는 표지의 문장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 책에서 들여다보는 도시는 바빌론, 예루살렘, 아테네, 알렉산드리아, 테오티우아칸, 로마, 콘스탄티노플, 장안, 바그다드, 교토, 사마르칸트, 앙코르, 튀니스, 베이징, 믈라카, 모스크바, 이스파한, 베네치아, 델리,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리, 암스테르담, 런던, 뉴욕, 빈, 리우데자네이루, 시드니,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 등 총 30개 도시다. 도시를 따라가다 보면 그곳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함께 알게 된다.
30개 도시가 빼곡한 목차를 보며 이건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지? 하며 곤혹스러워했던 것도 잠시. 다음 장을 넘기니 30개 도시의 위치를 표시해 놓은 세계지도가 나왔다. 참으로 친절한 책이다.
책을 첫 장부터 차례로 읽어보니 표지의 설명과는 달리 세계사를 단숨에 독파하기는 어려웠다. 내가 너무 기초지식이 없어서였을까?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역사가 정리되기는 어려웠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각 도시 전문가들이 줄줄 나열하는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기 쉽다.
하지만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현대에 이르기까지 줄줄 암기하게 만드는 세계사는 아니어서 좋았다. 전 세계 주요 도시부터 읽어나가는 새로운 관점의 세계사라서 흥미로웠고, 읽으면 읽을수록 각 도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주요 도시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세계사의 맥락 속에서 보니 큰 그림을 그리기 쉬워 효율적이라는 말에 동감했다.
다만 앞장부터 차례대로 읽다 보니 진도가 너무 느려서 이 책에서 권유하는 방법을 써 보기로 했다. 이 책은 첫 장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알고 있는 도시, 방문한 도시, 방문할 예정인 도시 등 관심 있는 도시부터 찾아보며 그 도시에 어떤 역사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 책 속에 내가 가본 도시는 베이징, 파리, 두바이가 있었다.) 책에 함께 실린 사진들도 무척 선명하고 아름다운 사진들만 엄선하여 실은 것 같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녀온 도시임에도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킨다.
내가 가본 적 있는 도시부터 살펴보자니 베이징 편을 먼저 읽게 되었다. 베이징 편에서는 베이징이 중국 전체에서 봤을 때 동북부에 치우친 도시가 어떻게 중국의 수도가 될 수 있었는지 그 변천사를 알려준다. 이전까지 나는 베이징이 중국의 중심위치도 아닌데 왜 수도가 되었는지 궁금해 본 적이 없었다. 이 책에서 배운 점 중 하나는 한 도시가 수도가 되려면 수도로서의 지리적 이점 또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다녀온 곳을 읽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을 보는 것도 좋았다. 이 책은 사진을 보면 더욱 가고 싶게 만드는, 실천 의지가 솟아나는 묘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앙코르와트는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가야지 생각만 하던 곳인데, 이 책 속 사진을 보니 지금 당장 떠나서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이 들었다. 관광객이 마음 편히 앙코르와트에 갈 수 있게 된 것은 국제회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내전이 종료된 1990년대부터라고 하니, 비교적 최근인 셈이다.
다음으로는 파리 편을 읽어 보았는데 다른 도시보다 사진 자료가 많았다. 이미 가본 곳인데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 속 그곳으로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프랑스인은 프랑스혁명과 도시개발로 가꾼 파리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그리고 읽은 도시는 두바이. 두바이에 갔을 때 두바이 박물관에 갔었다.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두바이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는 시간이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이 책은 두바이 박물관에 비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는데, 두바이가 천연진주의 채취, 어업, 방목 정도의 산업만 유지하던 작은 마을에서 싱가포르를 모델로 삼아 석유 수입을 도시개발에 투입했다는 내용을 읽게 되었다. 버즈 칼리파는 버즈 두바이로 건설을 시작했지만 두바이쇼크로 아부다비의 지원을 받으며 아부다비 군주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아는 곳부터, 가고 싶은 곳부터, 가야 할 곳부터 등 관심 있는 곳부터 읽다 보니 하나둘 아는 것이 쌓이고 책 내용도 머릿속에 들어온다. 방대한 세계사를 세계 주요 도시의 역사로 풀어냈으니 30개 도시를 모두 읽고 나면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한층 넓어지게 될 것이다. 그 도시를 조만간 여행하리라는 계획도 세우면서, 도시의 역사를 알고 가는 도시 여행은 더 재미있을 거라고 상상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세계사를 지루하고 뻔한 시대순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도시의 관점에서 바라보거나 여행을 되새기고 싶은 사람, 혹은 여행을 앞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kke1119'님은?
집콕 육아 중. 짬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만큼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 여기는 엄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