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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2019년 7월 15일 오늘의 책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수희,서평화 | 휴머니스트 | 2019.04

분류 : 시/에세이/기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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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남동에서 책을 만들고 있는 ‘자기만의 방’입니다. 자기만의 방 ‘5관 문학관’의 두 번째 책 한수희 작가님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를 소개해드릴게요.. “나는 원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소설을 읽다가도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나오면 신이 난다. 청소를 하고 옷을 다리고 냉장고를 정리하고 요리를 하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 안심이 된다.”(p.5) 매일 아침 산책을 하고, 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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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좋아하기 위해


대학교 때 나는 공연 동아리를 했다. 거의 4년 내내 했으니 대학생활이 즉 공연 동아리를 한 시간이라 봐도 무방하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친구들과 함께 성취감을 나누는 과정이, 그리고 온 에너지를 바칠 때 느끼는 쾌감이 좋았다. 그래서 학업이나 진로 등의 문제는 뒤로 한 채 동아리에만 매진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적이면 그만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 열정에 밀려 내 일상이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조차 어느 순간 사그라들었다. 쏟았던 에너지만큼 지쳐버린 나는 공연이 끝날 때마다 오랜 무기력을 느끼곤 했다.

 

그리하여 얻은 깨달음은 무언가를 오래 좋아하려면 나를 지키고, 내 일상을 보살펴야한다는 것이었다. 나 자신이 건강하게 버티고 있어야만 그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몸소 알아갈 때쯤 눈에 띈 책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이다. 제목 위에 작은 문구로 써 있는 책의 부제도 마음에 콕 박혔다. 바로 ‘오래오래 좋아하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지켜야만 무엇이든 오래 좋아할 수 있다고 책이 돌직구를 던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늘 더 뛸 수 있을 것 같을 때, 한 바퀴 정도 더 뛰어도 될 것 같을 때 멈춘다. 어떤 이는 더 뛸 수 없을 것 같을 때 한 바퀴를 더 뛰어야 능력이 향상된다고 했지만, 나는 그러지 않는다. 나는 최고의 마라토너가 되려는 것이 아니니까. 그저 오래오래, 혼자서, 조금씩 달리는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니까. (본문 중)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은 에세이집과 잡지 칼럼을 집필하는 프리랜서 작가님이 자신의 일상과 생활을 담아낸 책이다. 매일 스쳐 지나가는 사소한 순간들에서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유쾌하게 풀어내는데, 그 솔직함에 웃음이 터져 나올 때도 많다. 작가님은 자신이 오랫동안 일과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선을 지켜주는 시시콜콜한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령 매일 아침 동네를 산책하며 잡념을 가라앉히는 일이라든가, 직업상 집에서 종일 일해야 하는 자신을 집중하게 만드는 습관들에 대해서 말이다.

 

거대한 것과 시시콜콜한 것을 동시에 바라보며 살고 싶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책임해지지 않으면서 하루하루의 생활도 잘 살아나가고 싶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매일매일 만족스럽게 잠자리에 들고, 또 새것 같은 하루를 기대하면서 눈을 뜨고 싶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좋은 날을 즐기는 법과 그렇지 않은 날을 견디는 법을 배우며 살고 있다. 이 책에 쓴 이야기들은 모두 그런 이야기들이다. (본문 중)

 

책을 읽고 나면 나는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무리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을지, 열정을 계속 안고 살기 위해서 나만의 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바로 해결될 수 없는 질문이겠지만 아마도 일상에서 벌어지는 시시콜콜한 하루를 가꾸는 법을 익혀야 하지 않을까? 동시에 내가 지키고 싶은 나의 모습이라든가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처럼 거대한 그림을 함께 지녀야 하지 않을까? 아주 약간의 해답을 찾은 것 같다.

 

60이 되어서도 장화를 신어야지.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빗물 웅덩이도 피하지 않는, 진흙 길도 씩씩하게 걷는 장화 신은 할머니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다. 거의 유일한 꿈이다. (본문 중)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9기 Jude'님은?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의 일상을 잔잔하게 변화시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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