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4일 오늘의 책
스티븐 핑커 | 사이언스북스 | 2014.08
분류 : 자연과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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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내 평생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빌 게이츠 20세기가 가장 폭력적인 세기라는 편견과 환상을 깨부술 미래의 고전! ★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 세계적 석학 스티븐 핑커의 최신작 “?내 평생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다. 1000쪽이 넘는 대작이지만, 시간 활용에 매우 엄격한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시간을 들여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진정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역사...
언젠가 숭산(崇山) 스님이 쓴 책에서 ‘인간은 고기를 먹기 때문에 점점 더 포악해진다.’라는 글귀를 읽고 적잖이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달라이 라마, 베트남 출신이면서 프랑스에 사는 틱낫한 스님과 함께 살아있는 3대 부처라는 우리나라 숭산 스님이 한 말씀이니 당연히 옳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인간이 과거보다 훨씬 덜 폭력적이고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신문이나 TV에서 연일 토막 살해, 유괴, 연쇄 살인 등을 보도하고 있지만 절대적 숫자에서 과거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고. 옛날이라고 왜 살인이 없었겠는가? 능지처참이니, 효수니, 주리를 튼다든지 하는 공권력에 의한 잔인한 폭력 따위가 지금은 오히려 없지 않은가 말이다. 인종 청소니 IS니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인간이 점점 더 좋아지고 폭력이 줄어든다는 생각에 회의가 올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나의 그런 의문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모든 통계를 검토해 본 결과 20세기에 와서 인간의 잔인성과 폭력은 과거보다 압도적으로 줄어들었다. 19세기, 20세기를 통틀어 수많은 전쟁과 특히 1, 2차 세계대전 등을 모두 포함해도 그렇다. 이 사실은 통계에 근거하기 때문에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다. 저자의 관심은 오로지 폭력이 줄어든 이유와 그 근거를 밝히는 데 있다.
4, 5백만 년 전 원숭이 무리가 나무에서 내려왔다. 지각변동에 의해 숲이 사라져 버렸다. 동부 아프리카의 초원지대에서 살던 이 원숭이들은 나무에서 살던 때와 달리 곧바로 포식자들에게 노출되었다. 두 발로 잘 설 수 있는 원숭이들은 많이 살아남게 되었고, 그 가운데 앞발을 더 잘 쓰는 원숭이들이 더 많이 번성하였다.
20만 년 전, 지금 인류보다도 더 큰 뇌 용적을 가진 네안데르탈인이 나타났으나, 동굴 속에서 폐쇄적으로 살던 이들은 더 번성하지 못하고 3, 4만 년 전 현생인류인 크로마뇽인, 호모 사피엔스에게 대체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과 자신의 무리를 제외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그들의 먹이였다. 그들에게 식인(食人)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무리가 커지면서 자신과 많이 닮고 비슷하게 행동하는 ‘이’들을 먹는다는 것이 썩 좋은 경험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도 먹힐 수 있다는 생각을 당연히 했을 것이고 자신과 닮은 ‘이’를 먹는 행위는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1만 년 전 인류는 수렵채집 생활에서 벗어나 농사를 지었고, 한 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노동력이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바로 이때 ‘할머니’가 나타났다.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 무리는 노동력 향상에 손자들의 생존력도 길러져 다른 무리보다 훨씬 더 번성했다.
생산물과 노동력을 지키기 위해 원시 부족국가가 탄생했다. 부족국가는 개인 간 폭력을 제한하여 노동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이어서 폭력을 독점했다. 처음에는 경쟁 때문에 부족국가끼리 서로 싸우고 죽이고 하는 일을 반복했겠지만, 곧 그들은 이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물물교환이 이루어지면서 이웃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더 낫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상업의 시작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교환의 반경이 넓어졌다. 더 많은 이웃이 필요해졌고 이것은 전쟁의 필요성을 더욱 반감시켰다. 상업은 단순한 장사가 아니다. 상업은 인류를 평화의 장(場)으로 안내한다. 이웃의 안녕이 곧 나의 안녕이고 그것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되고 더 나은 생활을 보장하는 장치다.
중세는 종교의 시대였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폭력과 고문, 살인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녀로 몰아 화형을 시켰고 죄수와 노예들의 목숨은 공권력과 주인의 감상에 따라 좌우되었다. 17, 8세기에 위대한 사상가들이 나타나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가르쳐 주었고 본질은 ‘이성(理性)’이라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시대가 변할수록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점점 향상됐다. 다른 사람의 아픔뿐만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사람, 심지어 개나 고양이의 아픔까지 공유하는 공감의 시대가 열렸다. 고기를 먹기 때문에 점점 더 포악해진다는 숭산 스님의 말씀은 틀렸다. 인간의 이성이 깨어난 시간은 불과 2, 3백 년 전이다. 인간은 얼마든지 더 잔인해지고 포악해질 수 있지만, 그것은 안전장치가 잘된 방아쇠처럼 빛나는 이성이 항상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