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4일 오늘의 책
새뮤얼 버틀러 | 김영사 | 2018.01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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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면 감옥에 갇히고 대학에서는 무능을 가르친다? 진화한 인공지능의 반역이 두려워 모든 기계를 파괴한, 어디에도 없는NOWHERE 나라, 에레혼EREWHON의 기상천외한 이야기 150년 전, 영국 제국주의가 건설한 식민지에서 양치기로 살던 모험심 강한 청년이 높은 산맥을 넘어서 미지의 나라 에레혼에 당도한다. 에레혼Erewhon은 ‘nowhere’를 거꾸로 쓴 것으로, 이를테면 유토피아를 역으로 상징한다. 질병은 죄악으로 간주되어 병자...
조지 오웰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갈림길에에 선 기계문명을 꿰뚫어본 미래소설의 걸작'이라고 찬사를 한 소설이다. 나아가 19세기 산업화와 비인간화가 만연한 영국사회를 비판한 풍자소설이자, 인공 지능과 인공 생명의 도래를 예견한 미래소설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저자 새뮤얼 버틀러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활동한 소설가이자 사상가이다. 대표작으로 본 서 외에 자전적 소설인 『만인의 길』이 있다.
줄거리는 다른 유토피아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 150년 전, 영국이 건설한 식민지에서 양치기로 살던 모험심 강한 청년이 높은 산맥을 넘어 미지의 나라 ‘에레혼’에 당도한다. 에레혼(Erewhon)은 ‘nowhere’를 거꾸로 쓴 것으로, 유토피아를 역으로 상징한다. 질병은 죄악으로 간주되어 병자는 처벌받는 반면, 횡령 따위의 범죄 행위에는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으며, 이성보다는 부조리를 선호하는 '비이성 대학'을 운영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이곳에는 기계가 모조리 자취를 감추었는데, 기계가 진화해 인류를 위협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기계를 파괴하여 자취를 감추게 한 사실을 목격한다. 결국 주인공은 사랑하는 에레혼의 여자 아로헤나와 열기구를 타고 탈출하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본 서의 백미는 23장부터 25장까지 3개 장에 걸쳐 설명한 '기계의 책'이라는 장이다. 여기에는 기계의 확장론에 대한 견해와 기계파괴의 러다이트 운동에 대한 암시, 더 나아가 기계 의식 및 자기 증식, 인공지능이나 인공생명에 대한 예언적 사상을 잘 보여준다.
기계의 확장에 대한 저자의 비유는 귀 기울일 만 하다.
"증기기관에 의식 같은 것이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의식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서 끝나는가? 누가 선을 그을 수 있겠는가? 그 누가 어떤 선을 그을 수 있겠는가? 모든 것은 서로 엮여 있지 않던가? 기계와 동물이 무한하면서도 다양한 양식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달걀 껍질은 정교한 백색 용기로 이루어졌으며 계란 컵과 마찬가지로 기계이다. 계란 컵이 계란 껍질을 담는 장치이듯 껍질은 계란을 담는 장치이다. 둘 다 동일한 기능을 갖춘 다른 형태의 장치인 것이다. 닭은 몸 안에서 껍질을 만들며, 그 껍질은 순전한 도기이다. 닭은 편리하도록 몸 밖에서 둥지를 만들지만 둥지는 계란 껍질과 마찬가지로 기계가 아니다. '기계'는 '장치'에 불과하다."
"기계는 인간이 영적인 것보다 물질적인 이익을 훨씬 더 선호하는 성향을 착취하며, 어느 종족의 진보에도 필요한 투쟁과 전쟁의 요인을 제공한다. 하등동물은 서로 투쟁함으로써 발전하며, 약자는 죽어나가고 강자는 살아남아서 자신의 힘을 확장한다. 스스로 투쟁하지 못하는 기계는 인간에게 대신 투쟁하게 했다. 인간이 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한, 인간에게는 모든 것이 잘 이루어 진다고 적어도 인간은 생각한다. 인간이 좋은 것을 권장하고 나쁜 것은 피괴하면서 기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순간 인간은 경쟁의 경주에서 뒤처지고 말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여러 방식으로 불편해지고 아마도 숨을 거둘 것이다."
위와 같이 기계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기계를 파괴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기계를 인간의 육체적 본성의 일부이며, 신체 외부에 달려 있는 팔다리에 불과한 존재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기계화된 포유동물이다. 하등동물은 자기 몸에 팔다리를 붙인 채 멀리 움직이지 않지만, 인간은 팔다리가 세계 여러 곳에 여기 저기 분산되어 있다. 일부는 항상 사용하도록 가까운 곳에 있고, 다른 일부는 몇 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기도 하다. 기계는 보충 역할을 하는 팔다리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기계의 모든 것이자 최종 목적이다. 인간은 자신의 팔다리를 기계와 다름없이 사용한다. 그래서 다리는 누가 제조하는 것보다 나은 나무 다리에 불과하다'는 이견까지도 언급한다.
미래산업의 핵심기술이자 해결방안으로 떠오른 인공지능에 대하여 150년 전에 쓴 소설이라고는 상상 못할 경고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낙관적이고 일방적인 사고보다 포용적이고 다양한 시각의 이런 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경고에 대해서는 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루 맥아피 교수의 『기계와의 경쟁』 및 『제2의 기계시대』를 함께 읽으면 좋다고 본다. 필독서의 범주에 넣기에 손색없는 훌륭한 책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kt10067863'님은?
2월의 참 좋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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