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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2016년 10월 14일 오늘의 책

경계

김시준, 김현우, 박재용 외 | MID | 2016.09

분류 : 자연과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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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기초로 한 생명진화 시리즈 세 번째, 경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이 읽기 쉽고 보기 편한 단행본 연작으로 나왔다. 이 책은 그 시리즈의 세 번째로, 경쟁에서 패해 자신이 속한 생태계의 주변부로 밀려났으나 결국 그 경계를 뚫고 삶의 반경을 확장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인 《생명진화의 끝과 시작, 멸종》(2014),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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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에 내몰린 생명들의 처절한 몸부림, 그 진화의 기록


우리 삶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진화의 모습
46억년 전, 태양으로부터 3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가 만들어졌다. 물에서부터 생명이 태동한 이래 지구 생명체 진화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 책 『경계』에서는 기존에 살고 있던 곳으로부터 밀려나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생명들의 처절했던 진화의 역사를 기록한다. 물에서 뭍으로 밀려난 식물과 동물, 다시 뭍에서 바다로, 하늘로, 그리고 땅 속으로 밀려난 동물들, 마지막으로 나무 위에서 초원으로 밀려난 인류를 그려낸다. 거시적이면서 동시에 미시적인 관점으로 이 책을 읽어보자. 여기 기록된 생명의 역사는 제 3자 입장에서 바라볼 것만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도 절묘하게 오버랩 된다.

진화란 "긴 시간 동안 일어난 유전자 빈도의 변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한가지 반드시 집고 넘어 가야 할 개념이 바로 '퇴화'이다. 퇴화는 진화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생존에 불필요한 기관이 점차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일부 기관이 퇴화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종의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이것도 또한 진화인 셈이다.

”보통 퇴화는 진화의 반대방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진화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오해다. 진화는 애초에 어떤 방향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 (...) 당연히 한 기관의 퇴화는 그 기관을 가진 개체의 입장에서 보면 진화인 것이다." (31쪽)

진화에는방향성이없다. 각자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연속이다. 현재에 만족하면 더 이상 진화는 없다. 경쟁자와 천적이 많아지고 불리한 환경에 처한 생명만이 결국 밀려나 다른 살 곳을 알아봐야 하는 것이다.

현재우리의삶도마찬가지다. 직업 생태계로 예를 들면, 생기고, 없어지고, 진화하는 직업들이 존재한다. 내 분야에 경쟁자가 많아지거나 환경이 변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전문직이 강조되어 온 탓에 지금 우리나라는 수 많은 '사'자 전문가들이 포화 상태를 이루고 있다. 이들도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한다.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내∙외부 환경과 경쟁자들에게 방심 하다간 멸종 당한다. 우리가 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이 책에서 소개된 생명체들과 다를 바 없다. 도태되지 않기 위한 무한 경쟁. 다시 말하자면 진화는 불리한 환경에 처한 생물들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자기계발이다.

“진화란 현재의 생태계에서 불리한 여건에 처한 생물이 만들어내는 것이지 만족한 생물이 만드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14~15쪽)

지구 최강 포식자, 인류
현재 지구 생태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는 인간이 있다. 이런 인간이 진화의 축복일까? 반면 지렁이는 여태껏 진화해서 아직도 땅속이나 기어 다니는 불쌍하고 미개한 존재일까? DNA 보전이라는 생명체의 근본 목적 차원에서 보면, 둘 중 누구의 DNA가 더 오래 남을지는 모를 일이다. 지구 생명체의 역사를 살폈을 때, 덩치가 커질수록 멸종에 가까워 졌다는 것과, 최종 포식자는 언제든 사라지고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약 1만년 전 인류의 조상은 도구도 사용할 줄 모르는 유인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만년 후 인류는 어떤 모습일까? 외형은 물론 생활습관, 문명, 과학기술 등이 지금 우리와 전혀 달라질 것은 당연하다. 과연 그들을 인류의 후손이라 부를 수나 있을까? 아직도 '무슨 원숭이가 우리의 조상이냐'며 기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1만년 후 新 인류가 상대적으로 미개한 現 인류를 자신들의 조상임을 인정하기 어렵지나 않을까? 문득 그 모습이 궁금해진다.

멸종의 책임은 누구에게
새로운 환경으로 이주의 원인은 다양하다. 급작스런 환경의 변화, 늘어나는 경쟁자들과 포식자들 때문에. 경계의 끝에 몰린 생명들은 새로운 환경이라는 낭떠러지로 과감하게 뛰어든다. 같이 뛰어든 대부분의 동족들은 비참하게 죽어나간다. 그래도 살아 남은 일부는 후손을 남겼다. 그렇게 그들은 새로운 환경의 지배자가 되어 역사 속에 기록된다.

"당시 바다에서 최강의 포식자였던 판핀어류와의 경쟁이 힘겨웠던 경골어류들은 포식자를 피해 민물로 자신의 영역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66쪽)

"이들은 필사적으로 살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육기어류와 조기어류는 살 곳을 찾아 조간대로, 민물로, 그리고 육지로 떠밀리게 되었다." (68~69쪽)

"생태계의 끝에서 끝으로, 물에서 뭍으로 내몰리기만 했던 동물들이 몇천만 년에 걸친 노력의 대가로 육지 전체를 얻게 된 셈이다." (96쪽)

멸종은피할수없는자연의섭리이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운석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인류의 출현도 막을 수 없지 않은가. 인류의 역사가 기록된 후부터 멸종된 생물들, 그리고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생물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것이다. 이제 와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살 수 있는 조그마한 땅이나 남겨놓고, 표본을 만들고 기록하는 것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 만으로 소임을 다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하다. 멸종 생물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인간에 의한 파괴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그렇기에 생명들이 경계를 넘어 이주 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그들은 빠르게 멸종해간다. 특정 국가나 단체를 탓하자는 게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잘못이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잘못이며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거의 2억 년에 달하는 중생대의 기나긴 시간을 전부 합쳐 멸종한 해상파충류의 종보다도 더 많은 종이 짧은 1만 년의 인류 역사 속에 일어나는 것이다. 세상의 어떤 생명이 같은 생명에게 이토록 폭력적인 역사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암담해진다." (163쪽)

오늘의 책을 리뷰한 '하늘고기'
님은?

양승철, 독서와 독서토론에서 재미를 찾고, 블로그 <하늘고기의 북로그>에 서평을 쓰기도 하는 30대 직장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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