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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2010년 9월 13일 오늘의 책

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 1

정재영 | 풀빛 | 2008.11

분류 : 인문/교양/철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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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대 철학에서 근대 철학으로, 고대 철학에서 중세 철학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종으로 횡으로 펼쳐지는 철학 역사 기행! 철학의 역사를 그림책 넘기듯 또는 영화 구경하듯 재미있고 생생하게 전하는 이 책《철학, 도시를 디자인하다》에는 한 시대의 전형으로 평가되는 12도시가 등장한다. 그 가운데 하나만 빼면 모두 유럽에 있는 도시로, 이 도시들은 유럽의 역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유럽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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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도시속에 살아 숨쉬는 철학이야기


비엔나, 파리, 피렌체, 암스테르담, 에든버러, 쾨니히스베르크, 베를린, 런던, 바젤, 아테네, 로마. 생각만 해도 모든 일을 훌훌 털고서 한 번쯤은 여행해 보고 싶은 유럽의 도시들이다. 특히 이들 도시의 매력은 옛스러움(古)과 새로움(新)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는 사뭇 다른 도시색을 가지고 있다. 고대와 현대가 서로 공존하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다. 한쪽 발을 드리우면 몇백년에서부터 몇천년의 시대로 회귀하고 다시 한쪽발을 빼면 작금의 시대로 복귀하는 타임머신 같은 도시들이다. 

바로 이들 도시에서부터 서양철학의 맥을 집어 본다. 아니 그냥 그들 도시 한복판에 서 있는것만으로도 철학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철학과 도시가 완벽하게 하나가 된다. 여기서 철학이 먼저냐 도시의 탄생이 먼저냐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며, 될 수 도 없다. 철학과 도시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붙어 다녔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유럽 도시로의 여행을 통해서 서양철학의 커다란 맥을 독자들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가 교양과목의 형태로 알고 있는 서양철학사를 역순으로 그러니까 현대철학에서 출발해 로마라는 최종 목적지에 가서 그 끝을 맺는다. 사실상 서양문화라는 틀을 만들어낸 로마제국에서 대미를 장식하므로써 현대, 근대, 중세, 고대 철학으로 이어진 끈의 시작이 로마와 아테네임을 암시하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팁으로 유럽 각국의 도시 사진과 지도 등을 첨부하여 유럽 여행이라는 보너스도 제공해주고 있으면서 서양철학에 대한 진수만을 추려서 서술하고 있어 서양철학에 대해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충의 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마치 여행을 하면서 서양철학을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부여하고 있는 것다. 그러나 철학, 서양철학에 문외한인 이들에게 그렇게 녹녹치 않는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고교시절 국민윤리라는 교과목과 대학시절 교양과목을 통해서 서양철학을 접했지만 사실 철학보다는 무슨무슨주의, 무슨무슨론이라든지, 이름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자들과 그 주의를 연관해서 암기했던 나에게는 더욱 더 쉬운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나와 같은 문외한들을 위해 많은 배려를 했지만 역시 기초적인 철학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기에는 상당한 진통을 수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들이 그러한 각론을 접어 두고 개론서적인 입장으로 읽는 방법이 저자의 의도에 부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중세만 하더라도 세상의 학문은 신학과 철학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종교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학문은 철학으로 대변되었고 철학 안에 모든 학문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근대과학이 대두되기 전까지만 해도 철학자, 과학자라는 경계를 나누 것조차 모호했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철학은 인간이 고민해야 할 모든 분야를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철학의 비중이 커지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이론과 주의들이 탄생했을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학이 더 발전하고 난해해지듯이 철학 또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 심오해지고 어려워질 수 밖에는 없는 운명 아닌 운명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인간의 삶이 복잡해지고 사회제도가 변하면서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양식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철학은 인간과 가장 밀접한 학문이다. 육체적인 만족이 아닌 정신적인 공허감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학문이다. 우리는 고대로부터 진리는 무엇인가,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했다. 바로 철학이 그러한 고민의 흔적이고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결과물인 것이다. 고대에는 그 해답을 자연에서 찾다가, 소피스트라는 궤변론자들에 의해 그 해답이 인간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하여, 인간 스스로에게서 정답을 찾았다. 그러다가 신이라는 유일절대자의 탄생으로 모든 해답을 신에게서 찾게 되었다. 그런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의 대부흥기를 맞이하고 계몽시대를 거쳐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진리추구는 지금도 진행형이며 그 끝은 아마도 인류가 멸하는 날까지 이어질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난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서양철학의 리얼리즘, 관념론, 포스터모더니즘, 경험론 등의 각종 이론을 되도록이면 쉽게 설명하면서 독자들을 이해시키려고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이러한 논조에 대해서 모른다고 해도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나 헤겔의 절대정신이라는 개념을 모른다 하여 크게 낙담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정말 그러한 문제는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자들의 몫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은 책을 2번을 읽었지만 아직도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 물론 나의 무지함에 동정심을 던져 보지만 어럽기는 매한가지이다. 철학의 사전적 의미인 지혜를 사랑하는다는 말은 아마도 인간이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을 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도 서두에 언급했듯이 명사로서의 철학이 아닌 동사로서의 철학을 일반독자들에게 피력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싶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철학 또한 예외 없이 그 결과물에 대한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특히 인간의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철학의 경우 도구로서의 철학보다는 과정으로서의 철학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피히테나 헤겔의 철학을 통해서 철학이 도구로 인식되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하는지에 대해서 뼈아픈 경험을 했다. 물론 도구로서의 철학이 절대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사실 각종 서양철학이론에 대해서 어느 이론이나 학파의 주장이 정답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아마 아무도 특정이론이 정답이라고 주장하지 못할 것이다. 이 의미가 바로 과정으로서의 철학을 해야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자연과학처럼 이론과 가정에 의해 어느 누가 감행하더라도 그 결과가 일치하는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철학에는 없다. 아니 있으면 철학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명사로서의 철학보다 동사로서의 철학을 강조하는 것이다. 사고의 과정 중에서 다양한 이론이 추론되었고 비판과 비판을 거듭하고 새로운 과정의 사고가 진행되는 것이 철학의 진정한 역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사적인 경헙을 통해서 유일절대신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와 나 개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계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왔고 지혜의 침체를 겪어 왔는지를 알고 있다. 또한 각종 이론에 대한 절대주위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었던 왜곡된 역사를 기억하고 있지 않는가?

각 개인의 사고의 과정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현대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명사는 항상 그자리에 있는 것이지만 동사는 말 그대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 움직임이 진보가 될 수도 있고 퇴보가 될 수도 있지만 움직임이 없는 정체는 암흑과 다를 것이 없다. 또한 모든 철학이론에는 절대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사고의 과정에 절대라는 개념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양의 역사, 정치, 문화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제국이 오래토록 유지될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 하나가 바로 절대라는 개념, 유일신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팍스로마나를 영위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통해서 서양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을 것이지만 철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진정한 철학의 의미와 철학에 대한 약간의 거리감을 해소하는데 일조를 한 부분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철학에 대한 문외한인 이들로 하여금 그동안의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다.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고 나면 왠지 가슴이 뿌듯하듯이 저자와 같이한 철학여행을 통해 철학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오래토록 간직하게 된 것 같아 가슴 한켠이에 잔잔한 물결이 절로 일어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물잡이'님은?
모든 것에 미혹(迷惑)되지 않는 불혹의 뜻만큼 진실한 독서는 40부터라고 생각하기에 요즘 부쩍 책을 더 가까이 하게 되는것 같다. 사람과의 만남에서 느낄 수 없는 소통을 책과의 만남에서 찾고서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저 책을 읽어나갈 뿐이다. 행복이 동사이길 바라듯이 독서 또한 타인과의 소통행위로 인식하면서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향해서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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