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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

2018년 9월 12일 오늘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

유홍준 | 창비 | 2018.08

분류 : 역사/신화/문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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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다 지난 6월 말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은 우리나라의 13번째 세계유산이 되었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의 7개 사찰이 그 주인공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의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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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로 가는 길

 

출간을 앞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산사 순례」라는 부제는 마음을 끌 만했다. 산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흥미롭고 관심 가는 주제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산사를 찾는 분들의 길라잡이가 되기를 희망하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소개한 산사 20여 곳을 한 권으로 엮었다’라는 이번 책은 그동안 1권, 2권만 읽었을 뿐 시리즈의 대부분을 읽지 못했던 아쉬움과 함께 ‘산사’라는 흥미로운 주제가 마음에 와닿았다. 예약 구매를 하고 드디어 23일 책을 받았다. 책을 만지자 벨벳처럼 부드럽게 손에 착 감기는 감촉이,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책의 감촉이라 신기했다. 표지 속 숲과 나무가, 초록이 살아 숨 쉬는 봉정사 전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속지가 빳빳하고 부드러우면서 고급스러운 게 한마디로 이 책이 가진 물성이 좋았다.

 

차례를 보며 소개된 산사 중에서 내가 갔던 곳은 없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살폈다. 소개된 20여 곳 중에서 부석사, 봉정사, 선암사, 대흥사, 선운사, 내소사, 운문사, 최근의 연곡사까지 여덟 곳은 갔던 곳이다. 모르는 산사는 몰라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고, 알고 있는 산사는 공감 가는 부분을 얼마큼 만날지 궁금해서 관심을 끌게 되었는데 역시나 내가 보고 느꼈던 것은 책에 소개된 것들에 한참을 못 미쳤다. 산사의 아름다움은 기본이고 역사적, 문화적, 미학적으로 담은 지식에 반해 나는 그저 산사 풍경을 눈으로 보고 느꼈던 감상에 불과했다. 그래도 산사의 아름다움만큼은 공감되고 일치되는 부분이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나라 산사 건축은 진입로로부터 시작된다. 산사의 진입로는 그 자체가 건축적·조경적 의미를 지닌 산사의 얼굴이다. 약 반 시간 걸리는 이 5릿길 진입로는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속세와 성역을 가르는 분할 공간이자 완충 지역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사에는 반드시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진입로가 있다. (73쪽)

 

산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진입로와 절집의 자리 앉음새, 주변의 전경이 아름다워서인데 내가 갔던 산사 대부분은 맑은 계곡을 끼고 있고 아름다운 숲속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산사로 가는 길은 자연으로 향하는 길이고 그 길은 평안함을 준다. 다행히 산사에서 느꼈던 아름다운 기억은 그 산사가 가지는 매력이기도 해서 공감이 되었다. 부석사의 아름다운 은행나무 길과 무량수전에서 바라보는 산등성이가 굽이굽이 펼쳐지는 장관, 꽃나무가 아름답게 피어 있던 4월의 선암사, 오래된 고목들이 만든 신비로운 숲길에 매료되었던 대흥사 가는 길, 하늘 높이 향해있는 전나무 숲길의 황홀함과 대웅보전의 꽃창살무늬의 아름다움이 있는 내소사, 울창한 소나무 숲과 붉은빛 소나무가 이어진 길을 따라 봄, 여름,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던 운문사, 작년에 아름다운 석탑을 만났던 연곡사까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산사의 기억들이다. 작가님은 가장 사랑스러운 절집으로 영주 부석사, 청도 운문사, 서산 개심사를 꼽으셨다면 나는 청도 운문사, 순천 선암사를 꼽고 나머지 한 곳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많으니 비워두는 것으로 하겠다.

 

수록된 사진이 오래되고 글도 예전에 쓰인 것 같아서 사진이 찍힌 연도와 글이 쓰인 연도가 궁금해서 함께 표기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문이 끝나고 <수록 글 원문 출처>에서 원문 출처와 집필 연도, 수정 연도가 적힌 페이지를 만났다. 역시 글이 쓰였던 시대성과 연도의 기록을 놓치고 갈 수는 없는 법인데. 게다가 사람이 있는 공간은 변하기 마련인데 괜한 걱정을 했다. 본문에서도 시대의 변화로 절집 풍경이 옛 모습을 잃어버리고 인공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담겨있는데, 집필한 연도와 현재를 인식하니 산사의 풍경이 더 많이 변해버린 건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일었다. 책으로 수덕사의 돌계단 길의 안타까움을 마주한 터라 더 그랬다. 그러고 보니 선운사 또한 인공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실망했는데 최근에 간 연곡사도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면 규모가 커지고 인공적인 요소들이 보여서 옛날과 다른 느낌이 들었다. 편안함이 아닌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자연과 절집이 어우러지는 변화였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책을 읽을수록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가보고 싶은 곳은 많지만 그중 강진을 이어 해남까지 가고 싶다. 다산초당에서 바라보던 강진의 풍경이 그립고 그때는 가지 못했지만 이번에 책으로 만났던 장소들도 가보고 싶다. 그때는 이 책이 좋은 길라잡이가 되지 않을까.

 

오늘의 책을 리뷰한 'star2ivy'님은?
책으로 인생을 배우는 일에 푹 빠졌습니다. 책으로 만나는 세상에 감탄하고 있으며 많은 분들이 책의 매력에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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