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1일 오늘의 책
손지희 | 책읽는곰 | 2011.03
분류 :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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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곰이 전하는 불구덩이처럼 뜨겁고 바나나우유처럼 달콤한 두 번째 창작 그림책!” 너도 끔찍한 그곳에 가 봤니? 뿌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용암처럼 뜨거운 물이 부글거리고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지옥탕말이야! “엄마에게 붙들려 목욕탕에 갔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곳은…… 지옥이었다!” 몸이 근질근질하다 싶으면 어른들은 목욕탕에 갑니다. 탕 속에서 시원하게 때를 불리고, 때수건으로...
연일 밀려드는 격무와 스트레스로 몸이 무거울 때, 휴일 내내 한숨 늘어지게 잔 몸이 찌뿌드드할 때, 간절하게 생각나는 곳이 있다.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간단한 용품만 챙겨 갈 수 있는 그곳, 목욕탕. 입고 온 옷은 훌렁훌렁 벗어 보관함에 넣어두고, 뜨거운 수증기로 가득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에 들어가 몸을 누인다. 그 순간, 뜨끈하게 데워진 물이 온몸을 감싸고 긴장이 풀린 몸 구석구석으로 평온이 찾아오는 듯하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짧은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아~~
아~~, 라니. 처음 엄마 손에 이끌려 목욕탕에 갔던 그때, 그 아이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나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단 말인가. 새삼 내 안에서 사라진 그 아이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그 아이를 그림책 <지옥탕>에서 발견한다. ‘아~~’라는 감탄사 대신 ‘으아악!’하고 비명을 질러대는 한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그곳에 있다.
<지옥탕>은 목욕탕의 다른 이름이다. 아이의 시선으로 본 목욕탕이 바로 ‘지옥탕’인 것이다. 한 여자아이의 세계에 불쑥 찾아온 끔찍한 지옥의 풍경이 책 속에 펼쳐져 있다. 뿌연 김이 모락모락 나고 용암처럼 뜨거운 물이 부글거리며 벌거벗은 아이들의 볼기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소리,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쩌렁쩌렁 울린다. 게다가 까칠한 때수건을 양손에 낀 무시무시한 엄마가 저승사자처럼 아이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니 아이에겐 그곳이 지옥이 아니고 달리 무엇이겠는가.

<지옥탕>은 어른들이 잃어버린 아이의 내면세계를 실감나게 표현해 보여준다. 크레파스로 색칠되어 있는 그림은 그 속에 등장하는 아이가 직접 그린 듯 친근하게 느껴지고, 그림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검고 빨간 색깔들은 그 자체로 아이가 느끼는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그렇게 목욕탕이라는 공간이 아이의 시선에 의해 끔직한 지옥으로 재탄생하면, 그 그림 안에서 어른의 세계에 갑작스럽게 초대된 아이의 당혹감과 두려움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이에겐 더없이 뜨거운 물이 어른에겐 이보다 더 시원할 수 없다니, 그곳엔 분명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 기억의 끝에서 아이는 어른과 같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들이 보는 세계가 비로소 같아진달까. 끔찍한 때밀기의 시간이 지나고 맛볼 수 있었던 차갑고 달달한 우유, 목욕을 끝내고 온몸으로 느꼈던 개운함이 아이의 마음에서도 ‘지옥탕’을 ‘목욕탕’으로 바꿔 놓았으니 말이다. 이렇듯 아이는 낯선 삶의 풍경에 서투른 걸음을 내딛으며 한 발짝씩 어른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리고 결국엔 어른이 된다.
<지옥탕>은 아이들에겐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되어주고, 어른들에겐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찾는 추억의 앨범이 되어준다. 아이와 어른이 된 아이 모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