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0일 오늘의 책
데이브 에거스 | 문학동네 | 2019.05
분류 : 역사/신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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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는 커피다? 모카는 항구다! 커피가 시작된 곳, 예멘 커피에는 로부스타와 아라비카라는 두 가지 품종이 있다. 그중 맛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간주되는 품종은 아라비카이며 이 커피가 아라비카라고 불리는 이유는 바로 원산지가 아라비아, 구체적으로는 로마 사람들이 ‘아라비아 펠릭스’, 즉 ‘행복한 아라비아’라고 부르던 곳이기 때문이었다. 그곳이 바로 예멘이었다. _본문 97쪽 최초로 커피를 재배하고,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형태로 우려내고, 또 ...
카페인에 민감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커피의 향은 너무 좋아한다. 카페 문을 열고 커피 향을 맡는 순간… 그 순간에는 두통도 싹 낫는다. 그러나 제대로 마시지 못하니 늘 커피의 겉만 맴돌았을 뿐이다. 오늘 읽은 『전쟁 말고 커피』는 한 남자가 커피에 대한 애정을 넘어 조국에서 커피콩을 생산하고 노동자에게는 공정한 대우를 주기 위해 어떠한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의 이야기다. 저자인 데이브 에거스가 주인공 목타르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했다.
‘예멘’하면 몇 년 전 제주공항에 입국했던 일과 폭탄테러, 프랑스 웹툰 작가의 죽음 등 좋지 않은 일들만 떠오른다. 물론 이 자리에서 국가 간 문제에 대해서 적지는 않을 테고, 다만 예멘의 어느 한 남자가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무모하면서도 용감한 도전을 한 내용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주인공인 목타르는 예멘 출신의 예멘계 미국인이다. 대부분의 이민자가 가지는 직업은 수위였지만, 어릴 적부터 남달랐던 목타르는 많은 책을 읽었고 로스쿨에 가겠다는 꿈도 있었다. 하지만 소말리아 기부금 행사에서 받은 큰돈을 잃어버려 대학을 포기하고 18세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동차 판매사원으로, 그다음엔 잃어버린 돈을 갚기 위해 고급 아파트에서 수위로 일했다. 그렇게 인생이 무너질 것 같다고 느끼던 순간 전 여자친구인 미리엄의 한 마디로 인생이 달라진다. “길 건너편 본 적 있어?”미리엄이 어느 날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고 목타르는 고개를 들어 건너편을 보았다. 거기 있는 건 예멘 사람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의 동상이었다. 그것을 본 순간 목타르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예멘은 세계 최초로 커피를 재배한 곳이라고 한다. ‘커피’ 하면 에티오피아를 먼저 떠올리는 나도 처음 알았던 내용이다. 지금은 종파와 부족 간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나라인데 사실 최초의 커피 재배국이었다니…. 목타르는 이 나라를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러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우선 할아버지가 사는 예멘으로 가기로 했다. 예멘에서 자수성가한 할아버지는 그 지역에서 나름대로 이름 있는 인물이었지만, 어느 지역으로 가든 예멘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돌아온 목타르는 시행착오 끝에 사업 계획서를 만들고, 명품 커피 컨퍼런스를 운영하는 빌럼을 만나고, 큐그레이더 시험에도 도전하면서 커피를 배워나간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커피콩을 예멘에서 가져와야만 했다. 결국 다시 예멘으로 간 목타르는 예멘 여러 지역의 다양한 커피콩을 갖은 우여곡절 끝에 가져오는 데 성공하고 그중 단 2가지가 로스팅 후 통과되었다.
목타르는 희망의 싹을 찾았다. 그는 투자자들을 찾아 투자를 받고 다시 예멘으로 간다. 당시 미국에서는 예멘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할 만큼 위험했는데도 그는 커피를 위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다시 미국으로 커피콩을 가져오기까지 위험한 순간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전미 명품커피협회 콘퍼런스까지 커피콩을 가져가야만 하는데 하필 그때 알카에다와 후티반군이 전투를 시작했고 은행이나 공항까지 침공을 당한다. 지인의 도움으로 배편을 구해 간신히 트럭을 얻어 타고 수많은 검문소를 지나는데 어떤 곳에서는 쉽게 지나기도 하지만 어떤 곳에서는 붙잡혀 감옥에 보내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커피콩을 지키기 위한 목타르의 노력…. 목타르는 이런 위험한 순간에 재치 있는 언변으로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커피 열매를 수확할 때에 필요한 섬세한 기술을 가진 숙련된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 수확한 열매를 건식으로 처리할지 습식으로 처리할지의 고민, 로스팅을 위해 커다란 캐리어 가방에 커피콩을 담아 직접 미국으로 가져오는 이야기 등이 이어진다.
커피를 최초로 경작한 곳은 예멘이지만, 예멘의 묘목을 네덜란드 사람이 가져가 프랑스에게 주었고, 포르투갈 사람이 다시 프랑스에서 밀반입해 브라질에 심었다고 한다. 즉 예멘을 제외한 이들 나라 모두가 커피 산업으로 큰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또 하나의 사실, 예멘에서는 커피나무보다 ‘카트’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씹는 식물의 일종으로 마약과 비슷한 카트 대신 더 많은 커피나무를 심는 것이 목타르의 목표이기도 했다.
결국 무사히 콘퍼런스까지 가져온 콩은 좋은 점수를 받았고 미국 전역 블루보틀 매장에서 비싸게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날이 불과 4년 전 2016년 6월이었다.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놀라웠고, 이후 예멘 전체에 목타르의 사업이 퍼지고 이제 그곳은 카트 대신 커피나무를 많이 심는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목타르가 꿈꾸던 목표가 이뤄진 것이다. 커피에 문외한이지만 점수가 높아야 좋은 품질의 커피라는 것만큼은 아는데, 2017년에 예멘의 커피 중 하나가 97점을 받았다고 한다. 폴란드인 콜시츠키가 만든 비엔나커피, 그리고 삼백 년 후 음악가인 미국인 제임스 프리먼이 만든 블루보틀 매장 등 커피에 관한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책이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이은민'님은?
1월 1주 주간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