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일 오늘의 책
린이한 | 비채 | 2018.04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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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선생님이 널 사랑하는 방식이야.”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세요. 언젠가는 나를 놓아주겠다고도 말하지 마세요. 열세 살 그날 이후, 나는 한 뼘도 자라지 못했습니다.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은 열세 살 소녀 팡쓰치가 쉰 살의 문학 선생님 리궈화에게 5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당하는 이야기이다. 이를 눈치챈 어른도 있고, 힘겨운 고백을 들은 친구도 있었으며 가해자를 도운 사람까지 있었지만 아무도 팡쓰치에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이야기...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어느 날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그때 든 생각은 완전히 정반대의 두 가지였다. ‘이 책, 궁금하다’, ‘아… 읽고 싶지 않다’.
린이한 작가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만의 명문대 의대를 다니는 등 똑똑한 소녀였으나 교사에게 수년간 성폭행을 당한 후 우울증을 앓다가 2017년 4월 27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그러한 린이한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팡쓰치와 류이팅이라는 두 소녀는 어릴 때부터 친구이고 영혼의 쌍둥이라고 부를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아낀다. 주변에 사는 첸이웨이의 부인 이원과 친하게 지내며 책을 좋아하는 소녀들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웃에 리궈화라는 문학 선생님이 이사를 온다. 첸이웨이를 동경하고 리궈화 선생님을 좋아하던 두 소녀는 개별 과외를 해주겠다는 이야기에 따로 리 선생님 댁을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팡쓰치는 성폭행을 당한다.
이 소설은 팡쓰치, 류이팅의 시선뿐 아니라 리궈화의 시선에서도 그려지고 이원 언니의 시선으로도 그려진다. 다양한 시선을 통해 짓밟혀 가는 여성들이 그려진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되뇌이는 리 선생님의 말과 그의 폭력적인 행동에도 벗어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구하지 못한 채, 자신도 리 선생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 행위가 정당하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팡쓰치. 그 아이의 머릿속이 너무 슬펐다.
그 슬픔만큼 리궈화의 시선에서 그려지는 아이들과의 행위는 고통스럽고 역겹게 느껴졌다. 가정이 있고 딸이 있는 리궈화는 소아성애자처럼 보인다. 10대의 소녀들을 타겟으로 공략하고 질리면 버린다. 팡쓰치에게 그런 짓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소녀가 있었고 물론 그 전에도 있었다. 특히나 리궈화가 어울리는 선생님들 중에 그런 사람이 리궈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더 경악했다. 물론 리궈화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이 동원된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실제로도 이런 사람이 존재할 것이니.
팡쓰치와 류이팅의 좋은 친구이자 언니인 이원도 남편인 첸이웨이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완벽한 듯 보이는 결혼이었으나 시어머니는 자유를 속박하고 남편은 폭력을 휘두른다. 첸이웨이는 쓰치에게 안좋은 일이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자신의 고통이 커서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다. 그것 또한 아팠다.
그 누구라도 조금 더 예민하게 팡쓰치의 고통에 반응했다면 무언가 달라졌을까?
팡쓰치의 말에 엄마가 조금이라도 다르게 반응했다면 빨리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아니고 어려운 단어들이 쓰여져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내용이 고통스러워서 읽는 데 시간이 걸렸다. 몇 장 읽다 덮고, 또 몇 장 읽다 덮기를 반복했다.
세상이 조금만 더 예민해지면 좋겠다.
팡쓰치와 같은 사람들의 고통에 누군가 조금이라도 예민하게 반응해주었더라면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선생님이 말했다. “이건 선생님이 널 사랑하는 방식이야. 알겠니?”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선생님이 틀렸다고. 나는 성기를 막대사탕으로 착각하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고. 선생님은 우리의 우상이었다. 나중에 커서 선생님 같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정말로 선생님이 남편이 되면 좋겠다고 농담한 적도 있었다. 며칠 동안 생각했지만 방법은 하나뿐이다. 선생님을 사랑하는 것. 좋아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게 무엇을 하든 상관없지 않을까? 생각을 바꾸면 된다. 선생님을 사랑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43쪽)
세상만사가 궁금한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