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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2048278 / 216쪽 130 x 1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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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한 도시에서 시작된, 일곱 사람의 이야기
소설가 김도일의 두 번째 소설집 『여여한 사람들』은 일곱 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실제 공간과 인물,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은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거쳐 한 도시와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 소설집에서 ‘재해’는 태풍이나 산업재해 같은 물리적인 사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간과 인간이 충돌하면서 생겨나는 갈등, 더 나은 삶을 향한 욕망이 타인을 밀어내는 순간, 방관과 무책임이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리는 순간 역시 하나의 재해가 된다.
김도일은 일곱 편의 소설을 통해 묻는다.
재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그리고 재해가 지나간 자리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누군가에게는 재해가 갑작스럽게 닥쳐온 사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쌓여온 욕망과 상처, 관계의 균열이 어느 순간 모습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작가는 눈앞에 벌어진 사건만을 바라보지 않고, 그 사건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마음과 관계, 그리고 그 아래 숨어 있던 삶의 균열을 따라간다.
그곳에는 인간의 약함과 이기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걱정하고, 기억하고, 사랑하고, 끝내 자신의 삶을 살아내려는 마음도 함께 있다. 무너지는 순간에도 사람은 누군가의 곁에 있고, 때로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표지에 담긴 김훈 사진가의 〈여〉는 이 소설집의 세계를 상징한다. 바다 아래 숨어 있는 암초인 ‘여(礖)’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물길을 바꾸고 파도를 만든다. 사람의 삶에도 겉으로 드러난 사건 아래 보이지 않는 상처와 욕망, 관계의 균열이 있고, 그것들이 어느 순간 삶의 방향을 바꾸어놓는다.
『여여한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파문을 바라보는 소설이다.
한 도시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한 도시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그곳에서 흔들리고, 무너지고,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을 『여여한 사람들』이라 부른다.
출판사 리뷰
■■ 출판사 서평
흔들리고 넘어져도, 끝내 살아가는 사람들
소설가 김도일의 두 번째 소설집 『여여한 사람들』에는 한 도시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일곱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방사업이 한창이던 시절부터 태풍과 침수, 가족의 균열, 전세사기, 친구 사이의 욕망, 산업현장의 파업과 기업의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그 사건의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김도일이 바라보는 ‘재해’는 단순히 자연재해나 사고를 뜻하지 않는다. 사람의 욕망이 누군가를 밀어낼 때, 무심한 방관이 타인의 삶을 무너뜨릴 때, 사회의 구조가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갈 때, 그리고 가족과 관계 안에 쌓여온 상처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순간에 이르렀을 때에도 재해는 발생한다. 결국 이 소설집이 묻는 것은 하나다.
재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일곱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시대와 사건을 지나지만 하나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해방둥이 김개동」, 「보현이」, 「막내 순철」, 「동진만」, 「경순영」, 「영주 한철 영규」, 「모태 신앙인 경환」의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삶의 균열과 마주한다. 누군가는 욕망 때문에, 누군가는 상처 때문에, 누군가는 무관심과 구조의 벽 앞에서 흔들린다.
그들은 모두 완전하지 않다. 때로는 비겁하고, 이기적이며, 어리석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나 김도일은 그들을 심판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무엇을 지키고 싶었는지를 오래 바라본다.
그래서 『여여한 사람들』의 재해는 사건이 끝난 뒤에도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에 남고, 관계에 흔적을 남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뒤늦게 서로의 손을 잡기도 한다.
김도일의 소설이 오래 마음에 남는 것은 바로 그 지점 때문이다. 재해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것.
김훈 사진가의 표지 사진 〈여〉처럼, 수면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여’가 물길을 바꾸고 파도를 만들 듯 소설 속 사람들의 삶을 흔든 것도 다르지 않다.
『여여한 사람들』은 그 파도를 바라보는 소설이다.
그리고 그 파도 속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을 펼치면 제목처럼 잔잔한 사람들을 만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흔들리고 넘어져서 더 마음이 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완장 하나에 우쭐해지는 김개동도, 캄캄한 물속에서 이웃의 목소리에 기대어 버티던 그 밤도, 사기로 무너진 신혼집을 견디는 부부도 읽다 보면 어느새 내가 아는 누군가와 겹쳐 보이는 순간이 옵니다. 김도일 작가는 이런 인물들을 다그치지 않고, 곁에서 오래 지켜본 사람처럼 담담하게 써내려갑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프게 읽히다가도 끝내 위로가 됩니다. 마음 한구석이 소란하다면, 이 책 속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 잠시 여여해지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요. - 김서령 소설가
소주를 털어 넣으며 ‘쓸려 가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자꾸 하다 보니 속에서 화학작용이 일어나 ‘쓸려 가게 했으면’으로 변형이 되었다. 거기에 술기운이 더해지자 쓸려 가게 하기 위한 의욕이 생기고 말았다. 그는 내리꽂는 비에 우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곡괭이와 삽을 챙겨 뒷산으로 올라갔다.
-------------------------p.35
“아저씨가 밖에 나가서 사람들 데리고 올게. 조금만 기다려.”
“네, 아저씨. 고마워요. 우리 아빠랑 누나한테 제가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p.64
정식 이름은 개망초이지만 달걀꽃 혹은 계란꽃으로도 불린다고 했다. 노란 꽃술과 하얀 꽃잎은 똑같은데 데이지는 꽃집에서 팔리는 귀한 존재이고 개망초는 잡초로 취급받고 있는 게 새삼스러웠다.
사람의 애정에 따라 화초와 잡초로 갈리는 운명이라니.
-----------------------------p.99
남편은 손을 잡고 걸으면서도, 커피와 밥을 먹으면서도, 락스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는 침대 위에서 몸을 섞으면서도 미안해했다. 미안함이 그렁그렁 담긴 눈을 보기 싫어 내가 먼저 눈을 감아버렸다.
----------------------------p.114
해방둥이 김개동
보현이
막내 순철
동진만
경순영
영주 한철 영규
모태 신앙인 경환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