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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77492 / 260쪽 / 350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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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은 사람을 찌를 수도 감쌀 수도 있고, 그저 지나가 버리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영원히 박힌 가시가 될 수도 있는 ‘말’로부터 비롯된 한 편의 복수극이다. 턱 밑에 붙여 두면 무례한 말이 튀어나오려 할 때마다 진동하는 스티커 ‘가드 온’으로 인물들은 비극을 막아 보려 하지만, 통제 불가능한 것을 가두려는 시도는 더 큰 비극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어긋난 말들은 ‘가드 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모래알처럼 새어 나가 어느새 모래산처럼 불어나 버린다. 위태롭게 쌓인 모래산은 단 한 톨의 모래알, 즉 단 한마디의 말에도 무섭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말의 함정에 빠져 있기 일쑤다. 건네고 받고 곱씹고 지우며 말에 묶여 있는 이상, 누구도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이 보여 주는 비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출판사 리뷰
“사람은 왜 말실수를 할까.
왜 실수하고야 말까.
그리고 나는 왜 그랬을까.”
살아오며 수없이 말에 찔려 보며 말로 찔러 본 우리 모두는 이 소설에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다.
─박민정(소설가)│추천의 글에서
제2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 제6회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 작가 박문영의 신작 장편소설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성적 페로몬을 반영한 색을 보여 주는 팔찌가 등장했던 장편소설 『컬러필드』, 인간과 클론이 공존하는 시대를 그려 낸 장편소설 『허니비』 등 소설가 박문영은 인간의 양면성을 꿰뚫는 SF적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긴박함을 선사하는 서사를 선보여 왔다.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은 사람을 찌를 수도 감쌀 수도 있고, 그저 지나가 버리기도 하지만 마음속에 영원히 박힌 가시가 될 수도 있는 ‘말’로부터 비롯된 한 편의 복수극이다. 턱 밑에 붙여 두면 무례한 말이 튀어나오려 할 때마다 진동하는 스티커 ‘가드 온’으로 인물들은 비극을 막아 보려 하지만, 통제 불가능한 것을 가두려는 시도는 더 큰 비극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어긋난 말들은 ‘가드 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모래알처럼 새어 나가 어느새 모래산처럼 불어나 버린다. 위태롭게 쌓인 모래산은 단 한 톨의 모래알, 즉 단 한마디의 말에도 무섭게 무너져 내릴 것이다.
손에 잡히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말의 함정에 빠져 있기 일쑤다. 건네고 받고 곱씹고 지우며 말에 묶여 있는 이상, 누구도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이 보여 주는 비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말 없는 사체 위에 끈질기게 들러붙는 말들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의 수원지에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진다. 물가에 누워 있는 남자는 말을 걸어 봐도, 어깨를 흔들어 봐도 대답이 없다. 마침 고향인 구화로 돌아와 공원 근처 펜션에서 이모 ‘언희’를 돕고 있던 ‘설원’은 비명을 듣자마자 공원으로 달려가고, 죽은 이가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준목’임을 곧 알게 된다. 외로운 삶을 택했던 이의 죽음에는 많은 말들이 달라붙는 법이기에, 준목의 죽음에도 갖가지 말들이 던져진다. 준목과 학창 시절부터 각별했던 설원은 경찰의 수사 종결에도 그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 여기며 단서 찾기를 멈추지 않고, 준목이 다니던 공장의 공장장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경우’는 준목을 이미 과거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며 비정한 말을 내뱉는다. 역시 동창 사이인 ‘해지’는 그런 경우를 나무라면서도 설원과 준목의 사이를 의심한다. 사건은 종결되었어도 말들은 길게 이어진다. 겹치고 쌓이고 얽히는 말들 속에서 준목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의 정체는 계속해서 얼굴을 바꾼다.
■쏟아지는 말을 막을 수 있을까
준목이 죽기 전날까지 일을 하던 일터는 ‘가드 온’을 만들던 공장으로, 작은 시골 마을 구화를 먹여 살리는 곳이었다. 턱 밑에 붙이는 동그란 스티커 가드 온은 사용자가 말실수를 할 때, 그러니까 누군가의 외모와 환경을 멋대로 평가하거나 무절제한 욕설을 내뱉거나 격앙된 말이 튀어 나가려고 할 때, 사용자의 호르몬 변화를 감지하곤 일정한 세기로 진동하며 말을 막아 주는 장치다. 효과적인 광고 덕에 예의와 배려의 상징이 된 ‘온’은 세상을 무서운 속도로 뒤덮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턱 밑에 온을 붙이고 다니며, 온을 붙이지 않은 이는 예의 없는 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상은 온이 존재하기 전보다 훨씬 매끈해졌으며 섣부른 실수로 상대의 상처를 건드리는 일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온은 과연 세상을 보다 따뜻하고 살 만한 곳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한 걸까. 온에 가로막힌 말들, 온 때문에 삼켜진 말들은 다 어디로 가게 될까.
■안으로 썩는 고름
우리의 삶이 이토록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이유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은 탓일 테다. 질병, 관계, 재해, 날씨, 사랑, 증오, 슬픔과 기쁨. 돌발과 우연으로 가득한 순간들은 통제 불가능하여 우리를 초조하게 만들지만 같은 이유로 생을 아름답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제멋대로 주무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위험한 욕망은 통제 밖 영역에 끊임없이 손을 뻗친다. 이에 ‘온’이라는 장치가 개발되고 많은 이들이 장치에 의존하게 되지만, ‘온’으로 입을 틀어막자 고름은 안으로 썩기 시작한다.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한 말실수로 떠밀리듯 구화로 돌아온 배우 ‘설원’은 준목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명백히 밝혀내겠다며 다짐하지만 스스로를 향한 자책은 나날이 깊은 구덩이를 판다. 설원의 이모이자 동화 작가 ‘언희’는 아름다운 세계를 그리려고 하지만 구강암에 걸린 뒤로는 비틀린 장면들만 포착될 뿐이다. 복서 은퇴 이후 엄마 언희를 돌보며 화를 누르고 감추기만 해 온 ‘기선’은 점점 자신을 잃어 간다. 각자 품은 고름이 곪다 못해 다 함께 터지고 만다면 그 폭발력은 상식 범위를 가뿐히 초월해 버릴 것이다.
1부 사람은 반드시 실수를 해요 7
2부 입에서 나오는 그것 63
3부 두꺼비와 뱀이 우수수 117
4부 처음으로 멀리 가 169
작가의 말 255
추천의 글_박민정(소설가) 2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