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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호경

이인현 저 | 히스테리안 | 202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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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9983915 / 310쪽 / 403g / 12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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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책은 의학 보고서도, 보호자의 수기도 아니다. 가족도, 돌봄자도,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어째서 한 사람에 대해 쓰는가. 그 쓰기가 당사자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가. 물음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 작가는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책에 등장하는 '호경'은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실존 인물로 20년 동안 일본에 거주하다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희미해진 기억 사이, 외국어가 모국어보다 더 편했던 '호경'에게 한국에서의 기억은 낯설기만 하다.

'치매'는 나 자신을 잊는다는 두려움과 함께, 감정조절과 일상 생활이 어렵게 되면서 온가족에게 짐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를 준다. 취약해진다는 것, 자신을 잃는다는 것, 이 모든 두려움 속 '호경'이 있다. 호경을 쓴다는 것은 호경의 기억 속 공백을 찾는 일과도 같다. 하지만, 작가는 호경의 기억 찾기를 서두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망각의 역사에서 호경 쓰기를 계속한다. 완벽한 퍼즐이 아니더라도, 지워진 그림의 일부라도, 우리의 삶은 망각된 것과 공백을 다시 쓰면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출판사 리뷰

기억이 닿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는 연결
이 책은 의학 보고서도, 보호자의 수기도 아니다. 가족도, 돌봄자도,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어째서 한 사람에 대해 쓰는가. 그 쓰기가 당사자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가. 물음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 작가는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책에 등장하는 '호경'은 초기 치매 진단을 받은 실존 인물로 20년 동안 일본에 거주하다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희미해진 기억 사이, 외국어가 모국어보다 더 편했던 '호경'에게 한국에서의 기억은 낯설기만 하다. '치매'는 나 자신을 잊는다는 두려움과 함께, 감정조절과 일상 생활이 어렵게 되면서 온가족에게 짐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를 준다. 취약해진다는 것, 자신을 잃는다는 것, 이 모든 두려움 속 '호경'이 있다. 호경을 쓴다는 것은 호경의 기억 속 공백을 찾는 일과도 같다. 하지만, 작가는 호경의 기억 찾기를 서두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망각의 역사에서 호경 쓰기를 계속한다. 완벽한 퍼즐이 아니더라도, 지워진 그림의 일부라도, 우리의 삶은 망각된 것과 공백을 다시 쓰면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기획 의도
작가는 치매를 '어리석다'는 뜻의 한자가 겹친 단어로 설명하는 대신, 그 말에 덧씌워진 감정과 생각의 무게를 그대로 끌어안고자 했다. 호경은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가 아니라, 공백을 공백으로 두고 적은 언어로 풍부한 표정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이 책은 기억과 쓰기, 연결의 가능성에 관한 긴 탐구이자, 독자 각자가 자신만의 호경을 그려가도록 초대하는 열린 이야기다.
"내가 바라는 건 이 글을 읽는 독자, 내가 아직 상상할 수조차 없는 당신이, 당신만의 '호경'을 그리게 되는 것이다."

비평가의 말
이인현의 『호경』은 이러한 '기억 문학'의 계보 위에서 읽히는 작품이다. 저자가 초기 치매 당사자인 '호경'을 만나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한 이 텍스트는 크게 사진과 그림, 자필 메모, 문자메시지 등 주변적 자료를 병치하며 입체감을 만드는 아상블라주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또 한 명의 대표적인 기억의 문학가 W. G. 제발트를 연상시킨다. 기억의 공백과 그 공백을 현재의 위치에서 다시 쓰는 『호경』은 자신의 글쓰기가 기억 문학의 두터운 계보와 맞닿아 있음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의식하며 읽을 때에도, 『호경』은 분명 우리에게 생경한 감각을 선사한다. 그것은 기억이라는 테마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 텍스트만의 특정한 태도가 책의 형식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1장에서 7장에 이르기까지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호경』이 시점과 서술 형태를 포함한 자신의 모습을 매번 다른 형태로 변주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문학적 장식 같은 것이 아니다. 『호경』이 수행하는 변주는 기억의 빈 자리를 새로운 서사 생성의 원리로 삼는 작품의 미학적 장치인 동시에, 기억을 쓴다.

최가은
문학평론가. 2020년부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함께한 책으로 『시, 인터-리뷰』(자음과모음, 2022),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 다시, 고정희』(소명출판, 2022) 등이 있다.

출판사 소개
히스테리안은 2018년부터 출판, 시각 전시, 문화 기획, 비평 연구를 아우르며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질문과 실험을 이어온 기획 단체이자 출판사입니다. '히스테리아(Hysteria)'라는 이름이 품고 있는 젠더화된 역사와 문화 권력의 흔적에 주목하면서, 동시대의 정치·문화적 정동을 탐구해왔습니다. 히스테리안의 하나의 보편적 사실-모든 인간은 자궁에서 태어난다는 것-에서 출발하며, 생명과 돌봄, 연대의 가치를 바탕으로 오늘의 삶과 예술을 잇는 콘텐츠를 만들어갑니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인현
2014년부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카메라를 들면서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는 감각,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 타인을 힘껏 환대하는 자세를 배웠다. 2018년부터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몸으로 마주한 현실을 이야기로 담기 위해 애써왔다. 이후 인물과 사건보다는 그들이 무언가에 붙잡혀 자빠진 상태에 대해서, 어떤 지점으로 끊임없이 돌아가게 만드는 기억에 관심을 가졌다. 직접 만든 책 『진동하는 것들』, 공저로 『숨은 신』, 『애도하는 귀』, 『이 이야기는 너야』 등이 있다.

목차

정말? 거짓말!
서슴는 사람
이중 노출
우리는 우리 자신도 알지 못하는
당신은 언제 오나요?
유리
호경이 쓴 편지 속 시
해제 : 비밀과 답장_최가은
작가의 말 : 약한 고리가 되다
치매의 언어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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