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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고대 수사학 큰글자책

여은호, 원숙경 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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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43033192 / 130쪽 210 x 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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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생성형 AI가 말을 대신 만드는 시대에 로고스·에토스·파토스·프로네시스 같은 고대 수사학의 개념을 다시 불러낸다. 챗봇과 플랫폼, 생성 이미지와 추천 시스템 속에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말하며 누가 책임질지를 묻는다. AI가 문장을 빠르게 만들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천천히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AI문고.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출판사 리뷰

고대 수사학으로 AI 시대의 말을 다시 읽는다
AI는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문장을 완성하고, 발표문과 사과문, 자기소개서와 보도자료까지 몇 초 만에 만들어 낸다. 말은 빨라졌지만 그 말이 정말 자신의 생각인지 되묻는 시간은 짧아졌다. 이 변화 앞에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퀸틸리아누스가 고민했던 오래된 질문을 다시 불러온다. 좋은 말은 무엇이며, 사람은 왜 설득되고, 누구를 신뢰하며, 말의 결과는 누가 책임지는가. 이 책은 로고스, 페이토, 에토스, 파토스, 미메시스, 메모리아, 시그눔, 아욱토리타스, 프로네시스, 파이데이아라는 고대 수사학의 개념을 챗봇과 추천 시스템, 생성 이미지, 검색과 플랫폼의 언어 환경 속에서 다시 읽는다. 중요한 것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다. AI가 내놓은 문장을 자신이 정말 할 수 있는 말인지,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틀렸을 때 책임질 수 있는지 다시 판단하는 과정이다. AI가 유창함을 제공할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생산 능력이 아니라 멈추고 듣고 검토하는 능력이다. 고대 수사학은 그래서 과거의 말재주가 아니라, 빠르게 생성되는 말을 인간의 판단 안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훈련이 된다.

저자 소개

  • 저자 : 여은호, 원숙경
저자: 여은호
미국 플리머스주립대학교(Plymouth State University)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교수로 재직하며, 미디어리터러시, 디지털 문화, 정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교육 분야에서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학부 교육과 커리큘럼 개발, 학생 지도에 힘쓰고 있으며, 특히 AI 시대의 비판적 미디어 이해와 시민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좋아요’와 ‘싫어요’를 넘어: 우리를 위한 미디어리터러시》(2025, 공저, 2026년 세종도서 선정), 《Media, Health Risk, and Public Perception: Agenda Setting in West Nile Virus Outbreak》(2009)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비판적 미디어리터러시 가이드》(2022, 공역), 《뉴스의 발견》(2019, 공역), 《플라톤의 그림자: 인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역사》(2012, 공역) 등이 있다. 최근 주요 논문으로는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의 ‘침묵’ 관련 언론 보도와 사설의 의미구성: 2024년 계엄 관련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한 텍스트 마이닝과 군집 분석을 중심으로”(2025, 공저), “Analyzing The New York Times Editorials on Social Distancing During COVID-19 Pandemic”(2023, 공저) 등이 있다.

저자: 원숙경
현재 독립 연구가로 활동하며 부산과 경남 지역 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미디어 안의 노인, 미디어 밖의 노인》(2025, 공저, 2026년 세종도서 선정), 《‘좋아요’와 ‘싫어요’를 넘어: 우리를 위한 미디어리터러시》(2025, 공저, 2026년 세종도서 선정), 《조선후기 대항 공론장》(2015), 《비판적 미디어리터러시 가이드》(2022, 공역) 등이 있다. 최근 주요 논문으로는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의 ‘침묵’ 관련 언론 보도와 사설의 의미구성: 2024년 계엄 관련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한 텍스트 마이닝과 군집 분석을 중심으로”(2025, 공저), “미디어 약자를 위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현황과 개선 방향에 관한 연구”(2024), “AI 시대 시민교양교육으로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실제와 방향성 탐색”(2024, 공저), “Analyzing The New York Times Editorials on Social Distancing During COVID-19 Pandemic”(2023, 공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여기서 로고스의 문제가 다시 떠오른다. 로고스는 단순히 문장을 배열하는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을 구별하고, 이유를 제시하고, 타인의 질문 앞에서 자기 말을 다시 살피는 힘이다. 인간의 말은 언제나 되묻기와 수정이 가능하다. 우리는 말해 놓고 후회하기도 하고, 설명이 부족했음을 깨닫기도 하며, 상대의 반응을 보며 말을 바꾸기도 한다. 말은 완성된 산출물이 아니라 계속 조정되는 행위다. AI가 만든 문장을 사용할 때 필요한 태도도 여기서 나온다. AI의 문장을 무조건 배척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곧바로 자기 생각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그 문장을 다시 인간의 사유 속으로 가져오는 일이다. 이 설명은 충분한가. 이 단어는 상황에 맞는가. 빠진 관점은 없는가. 이 문장을 내가 사용해도 되는가. 이런 검토를 거칠 때 AI의 문장은 비로소 인간의 말하기 안에 놓인다.
-01_“말: 로고스와 생성 언어” 중에서

신뢰를 말한다고 해서 모든 말을 의심의 대상으로만 삼자는 뜻은 아니다. 살면서 세상 모든 정보를 검증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병원의 진단을 믿고, 버스 시간표를 믿고, 은행 앱의 숫자를 믿고, 기사와 책과 안내문을 믿으며 하루를 보낸다. 신뢰는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기본 조건이다. 문제는 무엇이든 쉽게 믿는 태도와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태도가 서로 닮아 있다는 점이다. 둘 다 판단을 멈추게 만든다. 에토스는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작동하는 감각이다. 믿을 만한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을 가려내려는 훈련, 더 정확히 말하면 말이 신뢰를 얻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살피는 태도다.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일, 자료의 성격을 따지는 일, 단정적인 문장 뒤에 빠진 조건을 찾아보는 일, 정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일은 모두 오늘의 에토스 실천이다.
-03_“신뢰: 에토스는 어디에 있는가” 중에서

고대의 메모리아와 디지털 저장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고대 연설가의 기억은 몸과 목소리, 그리고 실제 말하는 상황 안에서 작동했다. 그는 기억한 내용을 청중 앞에서 다시 살아있는 말로 만들어 내야 했다. 말이 어색하면 그 어색함이 자기 입과 목소리에서 드러났고, 순서가 흐트러지면 말하는 사람 자신이 흔들렸다. 따라서 기억은 말하는 사람의 책임과 분리할 수 없다. 반면 디지털 저장은 나의 몸 바깥에서 작동한다. 내가 기억하지 못해도 기계는 기록을 남긴다. 문제는 “그 기록이 나를 대신해 무엇을 기억하고, 누구에게, 언제 다시 나타나는가”다.
-06_“기억: 메모리아에서 기계 기억으로” 중에서

프로네시스의 관점에서 AI 활용은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 모델이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야 한다. 어떤 데이터가 들어갔고, 무엇이 빠졌는가. 둘째, 모델이 무엇을 목표로 삼았는지 물어야 한다. 정확도, 속도, 비용 절감, 체류 시간, 위험 감소 가운데 무엇이 우선되었는가. 셋째, 결과가 누구에게 어떤 부담을 주는지 물어야 한다. 이 세 질문을 거치지 않은 자동화는 편리할 수는 있어도 현명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또 하나 살펴야 할 것은 판단의 속도다. AI는 바로 답하지만, 인간의 판단에는 때로 시간이 필요하다. 잠시 멈추어 다른 사례를 떠올리고, 당사자의 입장을 상상하며, 결정 이후의 관계를 생각하는 시간은 비효율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지연이 자동화된 결론을 책임 있는 선택으로 바꾸는 틈이다.
-09_“판단: 프로네시스의 귀환” 중에서

목차

왜 지금 다시 수사학인가

01 말: 로고스와 생성 언어
02 설득: 피드 속의 페이토
03 신뢰: 에토스는 어디에 있는가
04 감정: 파토스의 증폭
05 이미지: 미메시스의 위기
06 기억: 메모리아에서 기계 기억으로
07 해석: 시그눔을 읽는 인간
08 권위: 보이지 않는 아욱토리타스
09 판단: 프로네시스의 귀환
10 공동체: 새로운 파이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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