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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968597 / 472쪽 145 x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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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홀로 진화하지 않는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응용생태학과 특훈교수이자 수석부총장인 롭 던은 《공생의 언어》에서 인간과 자연이 맺어온 가장 적극적인 협력 관계인 상리공생(Mutualism)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상리공생은 둘 이상의 종이 단순히 더불어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에 유리한 이득을 주고 받는 관계다. 이때 자연은 서로 소통하기 위해 소리, 몸짓, 냄새 신호를 주고받는다. 인간도 한때는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연과의 협력 관계를 기술로 대체하면서 점차 자연의 소리를 듣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저자는 이로 인해 인간이 점점 지구 생태계에서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러한 협력 관계는 기후가 급변하는 시기에 새롭게 이루어졌던 만큼, 기후 위기를 앞둔 인류가 자연과 소통하지 못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 책은 지구 곳곳에 남아 있는 실제 상리공생의 사례뿐 아니라, 문학과 그림 같은 예술 작품 속에서 상리공생이 어떻게 그려져 왔는지도 함께 보여주며 인간이 상리공생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었음을 말한다. 이를 통해 자연의 언어가 마치 은유와도 같으며, 그렇기에 더 주의를 기울여 살펴야 함을 강조한다. 여기에 자신의 연구와 동료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를 함께 소개하며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이제는 도시의 기계 소음에 끊긴
자연의 신호를 되찾아야 할 때
★《사이언스》《퍼블리셔스 위클리》추천 도서★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108만 양봉 유튜브 〈프응TV〉추천★
★이대한 성균관대 부교수, 전중환 경희대 교수 추천★
AI가 발달하면 새의 지저귐이나 곤충의 비행 패턴을 분석하여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 인간은 자연의 언어로 그들과 소통해왔다. 우리는 어떻게 그 능력을 얻었고, 또 어쩌다 잃어버렸을까?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큰벌꿀길잡이새(이하 꿀잡이새)’는 벌집의 밀랍을 먹기 위해 인간을 이용한다. 꿀잡이새는 벌집을 발견하면 사람이 사는 곳을 찾아가 특정한 울음소리로 사람을 부른다. 한때 사람들은 새를 따라가서 꿀을 따고, 벌집은 새들이 먹도록 남겨주었다. 이 새를 따라가면 꿀을 발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새소리에 응답하는 법은 물론 새를 부르는 소리까지 터득했다. 꿀잡이새 역시 지역마다 자신을 부르는 각기 다른 소리를 학습하여 그 소리에 반응했다. 그러나 지금 이 새는 사람들 곁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인간이 거대한 옥수수농장 혹은 사탕수수농장을 일구고, 노예제와 제국주의를 통과하며 시럽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꿀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꿀잡이새를 포함하여 많은 생물종과 상리공생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발효를 통해 인간의 식생활을 돕는 대신 자손을 퍼뜨린 효모와 같은 미생물에서 시작해, 에너지원이 된 곡물들, 사냥을 함께하며 더 쉽게 먹이를 구했던 고래나 개와 같은 동물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이 모든 협력 관계 없이도 먹을 것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높은 철벽을 올림으로써 야생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게 되었지만 인류는 기후위기 앞에서 종의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기후가 급변하던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기후 변화가 일어날 때마다
협력 관계를 통해 살아남은 인류의 대서사시
인간과 다른 종이 서로를 길들여온 역사를 연구해온 진화생태학자 롭 던은 이 책에서 인류의 조상이 나무 위에 살던 시절부터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협력하며 진화해온 과정을 하나의 대서사시로 엮었다. 약 1,300만 년 전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효모는 과일이나 곡물을 발효시켜 ‘알코올’ 향기를 만들어냈다. 이 향기는 다른 영장류보다 덩치가 커서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열매를 따먹을 수 없었던 유인원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터전의 축소로 먹을 것을 찾아 헤메던 유인원들을 불러모았다. 우리 조상들은 유산 발효된 음식에 반응하는 새로운 생리적 방식을 진화시킴으로써 그들의 부름에 응답했다.
오늘날 인간은 유산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 중 하나인 D-페닐젖산에 반응하는 독특한 수용체를 지니고 있다. 인간의 혈액 속에 있는 이 수용체가 해당 물질을 감지하면, 신호가 몸에 전해져 지방 연소를 멈추게 하고, 동시에 면역체계를 가라앉히라는 명령을 내린다.
― 〈7장. 에덴의 열매는 썩어 있었다.〉
자연과의 협력 관계는 특히 기후가 급격히 변하던 시기에 이뤄졌다. 약 1만 5,000년 전,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했을 때 인간과 개의 상리공생 관계가 맺어졌다. 이후 기온이 낮아지자 수렵채집인들은 생산성이 높은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다시 날이 따뜻해지자 인류 조상들은 또 다른 상리공생 관계를 맺었다. 정착 생활을 하게 된 사람들이 숲을 더 많이 개간하고 지금의 밀, 보리, 호밀 등의 조상 격인 곡물들을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사람의 관점이다. 곡물의 시선에서는 그들이 인간이 만든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성장한 것이다. 농경생활은 인간이 또 다른 생물종, 말이나 소와 같은 가축과 협력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환경이 바뀔 때마다 우리 조상들은 그에 맞춰 새로운 상리공생 관계를 구축하며 생존을 꾀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는
기술에 있지 않다
서부 아마존, 페루 산맥이 열대우림 평원과 맞닿는 지역에는 ‘악마의 정원’이라 불리는 구역이 있다. 이곳에서는 다른 식물은 자라지 않고 오직 두로이아 히르수타(Duroia hirsuta)라는 한 종의 나무만 자라는데, 이를 본 원주민들이 악마가 다른 식물은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와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나무의 줄기에는 미르멜라치스타 슈마니(Myrmelachista schumanni) 개미가 서식한다. 이 개미는 개미산을 뿜어 초식동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고, 그 대신에 나무는 개미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 정원에서 나무와 개미, 두 종 사이에 이뤄지는 상리공생 외에도 다른 협력 관계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나무와 균류, 세균이 맺은 상리공생 관계이다. 이처럼 균류와 세균은 보이지는 않지만, 분해자이자 영양분 공급자로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식물은 토양에서 영양분을 얻고, 동물은 그 식물을 먹은 뒤 배설하거나 죽는다. 균류와 세균은 이 배설물과 사체를 분해해 영양분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이렇게 순환하던 생태계는 인간이 도시에 모여 살면서 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나온 배설물과 사체가 더 이상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게 된 것이다.
순환이 끊기자 처음에 인간은 자연이 3억 년에 걸쳐 축적해온 구아노(새의 배설물), 인광석(고생물들의 잔재), 석탄을 끌어다 썼다. 그러나 이마저 고갈되어가자, 이제는 인위적으로 영양분을 만들기 시작했다. 1900년대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만들어낸 인공 비료 생산법은 인류 역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비료가 늘어난 만큼 생산량도 늘어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들은 자신들의 기술로 화학 무기까지 만들었다.
이러한 후속 기술 덕분에 독일은 다른 방법으로는 확보할 수 없었을 핵심 물자를 얻게 되었고, 전문가들은 그로 인해 제1차 세계대전이 최대 2년가량 더 연장되었다고 추정한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보슈의 연구로 인해 백만 명의 전쟁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하버의 연구를 토대로 데게쉬의 다른 과학자들은 치클론 A보다 더 치명적인 버전을 개발했는데, 그것이 치클론 B였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치클론 B는 가스실에서 110만 명의 유대인을 죽이는 데 사용되었으며, 그중에는 하버의 친척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 〈13장. 끔찍한 푸르름〉
무한한 비료 덕분에 1860년대 12억이던 인구는 현재 80억이 넘는다. 지금 인류의 거의 절반은 하버-보슈의 비료 기술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 산물 없이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대가도 만만치 않다. 토양에서 다 흡수하지 못할만큼 넘치는 영양분은 하천과 바다로 흘러가 미세조류의 과도한 성장을 부추겨 수중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저자는 상리공생 관계를 무시한 영양분과 작물들, 그리고 공장 몇 개에 인류의 미래를 기대는 것을 경고한다. 환경 조건이 자주 변하고 가변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다양한 종들과 관계를 맺어 놓아야 현재 일어나는 변화뿐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도 더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는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자연의 통역가
인간과 함께 진화한 생물 중에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개이다. 상리공생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도 개의 조상인 늑대를 무리에 받아들였지만, 늑대 역시 사람을 받아들였다고 할 수 있다.
늑대는 인간 무리 안에서 그들의 친구이자 청소부로, 동료 사냥꾼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 그중에서도 개가 지금까지 맡고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와 맡을 수 없는 냄새를 포착해 그 신호를 전달해주는 것이다. 개는 이렇게 자연의 통역사 역할을 함으로써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켜왔다.
인간과 개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주로 모낭 기저에 있는 ‘아포크린샘’이라는 분비샘에서 비롯된다. 포유류학자들에 따르면, 이 냄새는 분비물 자체가 아니라 분비샘에 서식하는 세균 때문에 난다. 나무 바퀴벌레들이 항문섭식으로 미생물을 공유하거나, 인간이 출산 과정에서 어머니의 미생물을 물려받는 것처럼,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은 미생물을 공유하게 된다. 우리가 냄새로 가족과 타인을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질병 등으로 미생물 군집에 변화가 생기면 냄새도 달라지는데, 종종 키우는 개가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의 질병을 알아차렸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개가 인간과 미생물 사이에서 오가는 미묘한 신호를 알아차려 전달해주는 셈이다.
또한 롭 던은 인간과 개가 맺은 상리공생 관계를 통해, 과거 인간이 자연과 맺었던 협력 관계를 되살리고자 한다. 흔히 인간이 개를 산책시킨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인간중심적 사고이며, 오히려 개가 인간을 산책시킨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개와 산책하면서 인간의 행동반경이 넓어지는데, 이는 인류가 과거에 과일 씨앗을 옮기며 생태계의 다양성을 늘려왔던 과정과 유사하다. 이처럼 개가 인간을 자연으로 이끌고, 인간이 그에 응함으로써 다시 자연의 일부로 편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와 함께하는 느긋한 산책조차 단순히 걷기만을 위한 산책은 아니다. 개와 걷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종류의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오랫동안 우리와 관계 맺어온 바로 그 생명에 관심을 쏟게 되는 것이다. 개가 멈춰 서서 냄새를 맡을 때, 우리 역시 말 그대로든 비유적으로든 함께 ‘냄새를 맡아야’ 한다.
― 〈18장. 걷기와 지도 만들기〉
우리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들의 웰빙을 고려할 때
인간이 자연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진화해왔다는 이야기는, 이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보다 많은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롭 던은 이타적 선택을 넘어 우리와 함께하는 존재들의 ‘행복’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윈 적응도(Darwinian Fitness)’는 특정 유전 형질을 가진 개체가 자손을 남길 확률로, 상리공생에 참여하는 종의 이익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다. 이 기준만 놓고 보았을 때, 산업용 닭은 인간과의 관계로 얻은 이익이 그 어느 생물종보다 훨씬 크다. 현재 지구상에는 인간보다 3.4배나 더 많은 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좁은 닭장 속의 닭들을 보며 성공했다고 여기지 않는다. 어느새 우리는 생명의 성공을 다윈 적응도만으로 평가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으로 상리공생 관계를 평가할 때 ‘행복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리공생으로 얽힌 자연에서 우리가 무조건적인 종족 번식이 아니라 ‘더 나은 삶’, ‘웰빙’을 삶의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면, 우리와 상리공생 관계에 있는 생물종들의 웰빙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와 자연의 경계를 구분 지을 수 없을 만큼 밀접하게 상리공생으로 엮인 관계에서 그들이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자연과의 협력 대신 기술을 택한 결과가 인류를 끓는 도시 위로 데려왔듯, 오늘의 선택 또한 내일을 만든다. 이 책은 지금의 모습이 선택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안다면, 미래 역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기계와 자연 중 무엇을 택할 것인지 묻는다.
인간은 수천 가지에 달하는 상리공생 파트너들에게 의존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존재답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 상리공생 관계들을 잘 돌봐야만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당연한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 인간은 마치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의 다른 생명들과 동떨어져 우리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행동한다. 나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망상에서 비롯되었으며, 무엇보다도, 몹시 외로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 〈당신의 배꼽에 정글이 있다〉
몇 년 전, 약 200만 년 전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 두 개체, 즉 성인 여성과 어린아이의 식단이 연구된 적이 있다. 그들은 초원에 살았다. 그러나 그들의 치석 속에 있던 물질에는 그들이 먹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나무 열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어쩌면 어머니와 아이 관계였을 이 두 개체는 과일을 먹고 나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다른 개체가 그들에게 과일을 가져다주었을 수도 있다. 만약 과일의 잔여물이 그들의 치아 속에 남아 있었다면, 과일의 씨앗이 그들의 장 속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고대 인류의 친척들은 초원을 가로질러 이동할 때조차 미래의 나무들을 함께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 〈2장. 정원에서〉
이미 일부 도시는 한여름 대낮에 길바닥에 쓰러지면 화상을 입을 만큼 뜨겁다. 그러나 나무가 있으면 상황이 훨씬 나아질 수 있다. 도시에 심은 나무는 이러한 도시 열섬 현상을 줄여주고, 극도로 뜨거워질 미래의 도시에서 생사를 가르는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시멘트 정글 속에서 흙 한 뼘을 내어줌으로써 나무에 터전을 마련해 주고, 나무는 우리의 잘못된 선택이 만들어낸 끓어오르는 더위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 〈3장. 훔바바의 복수〉
다른 종이 인간을 불러내고, 인간이 그 부름에 응답했던 관계 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나는 그런 관계가 한때는 흔했으며, 인간이 다른 동물종과 관계를 맺는 자연스러운 방식이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든 사례에서 인간과 비인간은 모두 적극적인 동반자였다. 그들은 함께 있으면 각자 따로 있을 때보다 더 큰 존재가 된다. 함께함으로써 그들은 꿀잡이새-인간, 돌고래-인간, 범고래-인간이 된다. 그렇다면 또 어떤 형태의 인간-혼합이 한때 존재했을까? 까마귀-인간? 늑대-인간? 우리는 아직 그 기록판을 찾지 못했다.
― 〈6장. 야생으로부터의 초대〉
약 1만 5,000년 전, 기후가 따뜻해지기 시작했을 때 개가 가축화되었다. 이후 기후가 추워졌고, 가장 추웠던 약 1만 3,000년 전에서 1만 2,000년 전 사이에 레반트 지역의 수렵채집인들은 생산성이 높은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온난화 시기가 찾아오면서 사람들은 곡물 의존도를 크게 높였고, 또 다른 기후 변화 시기에는 인류 최초의 정착 사회가 등장했다. 이러한 정착 사회와 함께 염소, 돼지, 소가 가축화되었다. 기후가 변함에 따라 인간은 문화적 공생진화를 통해 진화했다. 지금 이 시대 역시 기후와 인간, 그리고 비인간 생명체의 개체군이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 나는 오늘날 우리 자신의 문화적 공생 관계를 다시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10장. 문화적 공생진화와 기후 변화〉
나폴레옹의 패배 이후, 영국 경제가 호황을 맞으면서, 어떤 형태로든 비료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전쟁의 희생자들이 땅에서 파내어지고, 갈려서, 영국으로 실려 가 농장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데 쓰이기 시작했다. 수백만 구의 인간 뼈와 수천 마리의 말 사체가 비료로 재활용된 것이다. 이 뼈들은 농작물이 필요로 하는 핵심 영양분, 특히 인을 함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이집트의 미라, 인간과 고양이의 유해까지 더해졌다. 영국은 자국의 죽은 자들뿐 아니라 유럽과 그 너머의 죽은 자들까지 가져다 썼다.
― 〈12장. 과거가 남긴 배설물〉
개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는 일부 소리까지 이해한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메시지조차 알아듣는 것 같다. 그들은 우리의 냄새를 ‘들을’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이 서로에게 하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 듣거나, 적어도 우리 의식이 포착하지 못하는 수준 이상으로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개는 어쩌면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알고 있는 존재일 수도 있다.
― 〈16장. 대화의 불균형〉
인류는 지금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조건의 변화는 인류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특히 대규모 인구 집단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할 것이다. 만약 인간이 이러한 지역에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대개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기술적 혁신을 먼저 떠올리지만 앞으로는 어떤 상리공생 관계를 맺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노스캐롤라이나의 농업 기술자들은 더 남쪽 지역, 즉 앞으로 노스캐롤라이나의 기후가 될 지역에서 사용하는 농업 방식을 배워야 할 것이다. 사실상 이 말은 우리가 미국 남쪽 지역에서 이미 맺은 것과 같은 형태의 새로운 상리공생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살기〉
카나리아는 노래한다. 광산에서 카나리아가 노래를 멈추면, 그것은 카나리아가 일산화탄소를 너무 많이 들이마셨으나 아직 인간에게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신호다. 카나리아의 몸과 그 몸이 일산화탄소에 반응하는 방식은 살아 있는 비유이자 은유였다. 조용한 카나리아는 죽은(혹은 죽어가는) 카나리아다. 그리고 죽은 카나리아는 행동하지 않으면 곧 죽을 인간이다.
― 〈21장. 생명의 알레고리〉
저자 노트
머리말 당신의 배꼽에 정글이 있다
1부 나무를 오르내리며
1. 다섯 개가 넘는 유전체를 지닌 괴물
2. 정원에서
3. 훔바바의 복수
4. 개미와 인간과 숲
5. 자연의 계산서
2부 새로운 창세
6. 야생으로부터의 초대
7. 에덴의 열매는 썩어 있었다
8. 황금 세포
9. 고양이와의 기묘한 동거
10. 문화적 공생진화와 기후 변화
11. 상실 속의 삶
3부 폐기물
12. 과거가 남긴 배설물
13. 끔찍한 푸르름
14. 죽음의 요람에서 피어오르는 꽃향기
4부 대화
15. 침실의 늑대
16. 대화의 불균형
17. 악취의 시학
18. 걷기와 지도 만들기
19. 다른 생명과 대화하기
5부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살기
20. 녹색의 풍미
21. 생명의 알레고리
22. 비버에 관하여
맺음말 미래에 대한 이야기
감사의 글 우리는 홀로 있되, 함께한다
참고 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