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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사상과 한국문학 개벽의 꿈은 어떻게 문학이 되었는가

정지창 저 | 모시는사람들 | 202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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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6292774 / 416쪽 / 582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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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동학을 과거의 종교나 역사적 사건으로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의 문명 전환을 사유하는 살아 있는 사상으로 다시 읽어낸 인문학적 탐구의 기록이다. 평생 서양문학을 연구해 온 저자는 정년 이후 동학을 만나면서, 개벽사상을 한국문학과 문화운동, 생명사상과 민주주의, 그리고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시대의 문명적 과제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사유의 틀로 제시한다.

특히 신동엽, 김지하, 백무산 등 한국문학의 주요 작가들과 1920년대 천도교 개벽문화운동을 함께 조명함으로써, 동학이 종교의 경계를 넘어 한국 근현대 정신사의 중요한 원천이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또한 자신의 동학 공부와 순례의 경험을 담아 학문적 논의에 삶의 현장성과 진정성을 더했다.

이 책은 동학을 통해 한국문학을 새롭게 읽고, 한국 사상의 가능성을 재발견하며, 오늘의 문명 위기를 넘어설 새로운 상상력을 모색하는 뜻깊은 안내서이다. 동학 연구자와 문학 연구자는 물론, 한국 사상과 생명·평화·개벽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독자에게 깊은 통찰과 새로운 질문을 던져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오래된 미래를 다시 읽다
동학과 문학, 그 사이에서 한국 인문학의 새로운 길을 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상을 발명하는 일이 아니라, 오래된 사상을 새로운 시대의 언어로 다시 읽어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민주주의의 흔들림과 생명의 위기가 한꺼번에 밀려오는 오늘 복합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문명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사유의 토대를 절실히 찾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물음에 중요한 대답을 제안하는 책이다.

이 책은 새로운 동학 이론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서로 다른 영역으로 여겨졌던 동학과 한국문학, 사상과 문화운동, 학문과 삶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했다는 데 있다. 저자는 동학을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정신사를 읽는 하나의 방법으로 삼고, 문학을 작품 해설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의 전환을 감지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공간으로 바라본다. 그 결과 이 책은 동학 연구와 문학 연구, 개벽학과 문화사 연구를 자연스럽게 이어 주는 보기 드문 인문학적 성과로 자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한국 인문학이 자기 언어를 회복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동안 한국문학은 주로 서구의 이론과 개념을 통해 해석되어 왔다. 물론 그러한 연구는 많은 성과를 남겼지만, 우리 문학을 우리 사상의 전통 속에서 읽으려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저자는 동학의 개벽사상을 하나의 해석 원리로 제시함으로써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길을 연다. 그것은 과거로 돌아가자는 제안이 아니라, 우리 안에 축적된 사유의 자원을 통해 미래를 다시 상상하자는 제안이다.

이 책의 출발점은 학문적 호기심만이 아니다. 평생 서양문학을 연구하고 민중문화예술운동에 참여해 온 저자는 정년 이후 자신의 집안에 남아 있던 동학의 흔적을 타고 올라가 동학 공부를 시작했다. 동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조상의 이야기, 사라진 고향 마을의 기억, 그리고 늦은 나이에 시작한 동학 순례는 저자에게 하나의 근원적 질문을 던졌다. “무엇이 우리 선조들을 동학으로 이끌었는가.” 이 물음은 곧 “오늘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문명사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제1부 「동학과 개벽」은 이 책의 사상적 토대를 이룬다. 저자는 개벽을 종교적 종말론이나 이상사회에 대한 막연한 희망으로 보지 않는다. 개벽은 인간과 사회, 문명과 세계관이 근본적으로 새로워지는 전환의 원리이다. 수운과 해월의 사상, 김지하의 생명사상, 백낙청의 변혁적 중도론,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를 가로지르며 저자는 개벽이 오늘의 세계를 해석하는 강력한 사유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 전쟁과 혐오, 민주주의의 위기, 인공지능이 초래하는 진실의 혼란 속에서 동학은 더 이상 과거의 민족종교가 아니라 미래 문명을 상상하게 하는 사상적 자원으로 되살아난다.

제2부 「동학과 한국문학」은 이 책의 독창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한국문학을 동학이라는 렌즈로 다시 읽는다. 신동엽, 김지하, 백무산, 안삼환, 박승민, 조선남 등의 작품 속에서 그는 개벽의 상상력과 생명평화의 정신을 발견한다. 문학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에 그치지 않는다. 문학은 아직 오지 않은 세계를 먼저 감각하고, 시대의 전환을 예감하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힘이다. 이 책은 한국문학의 깊은 저류에 생명, 평화, 민중, 공동체, 개벽의 사유가 흐르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점에서 이 책은 기존 문학평론의 관행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문학은 오랫동안 서구 이론의 언어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문학 내부에 이미 독자적인 사유의 원천이 존재한다고 본다. 동학은 그 중요한 근원 가운데 하나이다. 동학의 눈으로 한국문학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작품 해석의 틀을 하나 더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문학이 어떤 정신사적 토대 위에서 형성되어 왔는지, 그리고 오늘의 문명위기 속에서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새롭게 묻는 일이다.

제3부 「1920년대의 천도교 개벽문화운동」은 동학의 외연을 종교사에서 문화사로 확장한다. 저자는 『개벽』 잡지와 방정환, 김기전, 이돈화, 차상찬 등의 활동을 통해 1920년대 천도교 문화운동이 단순한 종교운동이 아니라 새로운 인간과 사회를 만들려는 근대 문화혁명 프로젝트였음을 밝힌다. 어린이운동, 출판운동, 언어운동, 여성운동, 민중문화운동은 모두 개벽의 이상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은 동학이 한국 근대문화 형성의 중요한 동력이었으며, 그 유산이 1970~80년대 민중문화운동과 오늘의 생명평화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4부 「나의 동학 공부와 동학 순례」는 이 책에 생생한 현장성과 인간적 깊이를 더한다. 권정생의 『한티재 하늘』에 대한 독해, 보은 민회의 역사적 의미, 전봉준 장군 후손 문제, 예천과 예산 답사기 등은 동학이 경전과 사료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동학은 사람과 마을, 기억과 풍경, 역사와 삶 속에 살아 있다. 저자는 책상 위의 동학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나는 동학,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어지는 동학을 찾는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은 학문적 연구를 넘어 한 사람의 늦은 공부와 귀향의 기록이 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새로운 문제의식은 “비평은 개벽을 향한 실천”이라는 믿음이다. 저자에게 문학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단순한 해석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더 자유로운 삶, 더 평등한 사회, 더 따뜻한 공동체를 향한 실천이다. 작품을 평가하기보다 작품이 품고 있는 생명과 평화, 민중과 공동체, 개벽의 가능성을 읽어내는 것, 절망의 시대에도 희망의 근거를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보여주는 비평의 윤리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일반적인 동학 연구서와도 다르고, 통상적인 문학평론집과도 다르다. 철학이나 교리, 역사 해설에 머물지 않고 문학과 예술, 문화운동이라는 살아 있는 현장을 통해 동학사상의 현재성을 입증한다. 또한 개별 작품의 미학적 분석에만 갇히지 않고, 문학을 시대정신과 문명전환의 문제로 확장한다. 수운과 해월, 의암의 사상은 신동엽과 김지하, 백무산과 백낙청의 언어 속에서 다시 살아나며, 동학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생성 중인 문화적 전통으로 제시된다.

오늘 우리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후위기와 생명위기, 민주주의의 후퇴, 전쟁과 혐오의 확산, 인공지능이 불러온 지식과 진실의 혼란은 기존 문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개벽사상과 한국문학』은 묻는다. 우리는 정말 새로운 사상만을 찾아야 하는가. 혹은 이미 우리 안에 있었으나 잊어버린 사유의 원천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닌가.

이 책은 동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동학의 눈으로 한국문학을 다시 읽고, 한국문학을 통해 개벽사상의 현재적 의미를 새롭게 묻는 책이다. 동학 연구자에게는 문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문학 연구자에게는 동학이라는 새로운 해석의 틀을, 일반 독자에게는 오늘의 혼돈 속에서 오래된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을 읽는 일은 단순히 동학과 한국문학에 관한 지식을 얻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상의 가능성을 다시 묻고, 문학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며, 문명전환의 시대에 우리가 어떤 언어와 상상력으로 미래를 열어갈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일이다. 저자의 늦은 동학 공부는 그래서 한 개인의 귀향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개벽을 향한 한국 인문학의 또 하나의 귀향이며,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향한 조용하지만 힘 있는 초대이다.
 

목차


책을 내면서    4

제1부 동학과 개벽
동학과 개벽운동 17
수운 탄생 2백주년과 동학 르네상스 43
동학과 김지하의 민중문화예술운동 63
백낙청의 개벽사상과 원불교 공부 79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101
인권과 한국 근현대사 109

제2부 동학과 한국문학
문학이 지닌 전환의 힘 133
한국문학과 생명평화사상 147
동학의 예술적 형상화 159
백무산이 만난 최제선 181
동학의 후예 바이마르에 오다 189
임우기의 유역문예론과 동학 201
잊혀진 영남과 충청 지역 동학사의 복원 217
황악산 포도 농사꾼의 수행일기 231
길을 걷는 마을 목수 245
헛된 세상에서 오만년을 기다리며 살아가기 257
이 세상이 곧 경전 269

제3부 1920년대의 천도교 개벽문화운동
방정환의 어린이운동과 사회 풍자 281
김기전의 ‘근대’와 ‘민족’ 295
이돈화의 『신인철학』과 ‘한울형이상학’ 311
『개벽』의 탄생과 환원을 지켜본 증인 차상찬 327
『개벽』의 어문혁명 343

제4부 나의 동학 공부와 동학 순례
『한티재 하늘』에 나타난 동학 가사의 민중성 351
보은 취회(聚會)가 아니라 민회(民會)로 부르자 363
전봉준 장군 후손들의 생존 투쟁 369
예천 동학기행 375
예산 지역 답사기 381

나오는 말: 진실을 말하거나 쓸 때의 몇 가지 어려움    391
찾아보기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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