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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314497 / 104쪽 / 156g / 153 x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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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교재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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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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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당신의 고양이는 어떤 노래인가요?
10년차 그림책 작가가 오랜 시간 아껴 온 고양이 이야기 혹은 고양이의 노래
《나의 동네》, 《조용한 세계》, 《새의 모양》 등으로 일상-자연-환상이 조화로운 독창적인 세계를 펼치는 그림책 작가 이미나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고양이 이야기. 우연히 마주친 고양이와 눈빛을 나누는 동안,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것은 노랑에 가까운 초록, 여름밤 손전등 아래 흙의 색, 이상하고 말없고 수줍은…” 고양이의 얼굴들엔 저마다의 표정과 이야기가 있다. 그림 속 얼굴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다. 나무를 닮은 고양이, 한 송이 햇살처럼 빛나는, 타는 노을처럼 깊어지는, 창백한 세상을 안아주고, 안아주는 고양이들. 길 가다 만난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 것처럼 우연한 기쁨이 샘솟는 얼굴들이다. 고양이의 기쁨이 노래처럼 당신에게도 전해지기를.
《고양이의 노래》는 6년 전 작가가 독립출판한 《Cat’s Melody》 속 고양이들의 새로운 이야기다. 작가는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공간과 일상, 마음에 들어오는 풍경도 달라졌다.” 《고양이의 노래》에선 작가와 반려묘(미미)의 삶에서 발견한 새로움과 아름다움을 6년 전 그린 고양이 그림과 짝지어 주었다. 고양이와 눈을 마주친 순간, 그 접힌 시간이 펼쳐져 노래 같은 그들의 이야기가 시처럼 노래처럼 흘러나온다.
출판사 리뷰
저자의 말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하루를 되새기다 보면 오른쪽 모서리로 소리 없이 올라오는 이가 있다. 우리는 태평하게 서로를 관찰하고 나는 집게손가락으로 그녀의 관자놀이를 문질러 보기도 한다. 숱 없는 맨들한 살이 부드럽게 느껴진다. 마사지에 기분 좋은 손님은 골골대며 노래를 부른다.
방문자는 공손하게 두 발을 포개고 앉아 나를 보거나 고개를 돌려 어지러진 협탁 위를 구경한다. 반구의 유리 구슬 같은 눈동자가 움직일 때마다 황금색으로 빛나고 우리는 한껏 포근한 이불을 누리며 서로를 보거나 공상에 빠져든다. 졸음이 몰려오면 그녀는 내 오른 소매에 털을 잔뜩 남기고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각자의 침대에서 잠에 든다.
6년 전 독립 출판물 《Cat’s Melody》가 나왔던 시절에 그녀는 홀로 작업실에서 살았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아침 열 시부터 퇴근 시간 전까지였다. 혼자 밤을 보내야 하는 룸메이트가 늘 걱정스러웠다. 어떤 사고로 갑자기 아프거나 다치게 되는 건 아닐까. 수염 몇 가닥만큼의 긴장과 불안이 항상 따라다녔다. 작업실에서 우리는 서로를 느긋하게 바라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나는 출근하자마자 그림을 그리거나 부산스럽게 뭔가를 만들었고, 룸메이트는 늘 낮잠을 잤다. 그리다 싫증이 나거나 한숨 돌릴 때마다 바닥에 엎드려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귀찮게 굴었다. 찹쌀떡처럼 늘어진 배를 주물거리기도 했다. 룸메이트는 매사에 침착한 편이었고 작업실의 그림이나 도구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보일러를 켜면 바닥에 누워서 물개 발 모양을 했다. 고양이는 아주 어렸을 적 구조된 후 작업실에서 혼자 살기 시작해 거의 5년 넘게 그곳에 머물렀다.
시간이 흘러 우리가 함께 살게 되면서, 나는 그제서야 내가 없는 작업실에서 그녀가 홀로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알게 되었다. 사계절 내내 털 날리는 친구는 예상보다 말이 많았고, 혼자서도 잘 놀았다. 늦은 밤 어디선가 찾아낸 빵 끈을 던지며 호들갑을 떨거나 갑자기 부엌과 방을 내달리거나, 영화를 보는 내 옆에서 허공에 주먹을 날리기도 했다. 자기 전 침대에 올라와 나를 보다 갈 때는 작업실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인자한 얼굴로 골골거렸다. 마주 보는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털북숭이 친구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그림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정면의 초상을 그리다가 이제는 가까이서 본 앞발이나 뒷모습, 그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그려 보기도 했다.
고양이와 함께 살면서 나의 공간과 일상도, 마음에 들어오는 풍경도 달라졌다. 나는 우리 고양이의 삶에서 발견한 것을 조금씩 가져다가 내 삶에서 본 아름다운 것들과 버무려 6년 전에 그린 고양이 그림과 짝을 지어줬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변하는 것들이었다. 유한하고 반복되지만 늘 움직이는 것들. 금세 사라지거나 우연히 숨겨진 것들을 떠올렸다. 정면을 바라보던 고양이들은 이제 각자의 세계에 몰두하며 깊은 숲과 구름 위, 담벼락 틈새와 익숙한 의자에 누워 무언가를 바라본다. 매일 밤 나를 돌보는 고양이가 그런 것처럼.
추천사
무루 작가
고양이를 고양이라고만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내게 세상의 고양이들은 모두 똑같은, 그냥 고양이였다. 그러다 13년 전 나에게 고양이 한 마리가 왔다. 털이 까만 내 고양이를 나는 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 고양이에 대해 말하기 위해 나에게는 아주 많은 말이 필요해졌다. 이름 뒤에는 긴 꼬리가 붙었다. 꼬리는 나날이 갱신되었다.
《고양이의 노래》는 각양각색의 고양이 초상을 담은 그림책 《Cat’s Melody》에서 출발했다. 6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사이 책에는 고양이들의 비밀이 담겼다. 개성 넘치는 고양이들의 얼굴은 막 당도한 계절처럼 새로웠다가, 이내 세상 모든 것과 닮은 듯도 했다가, 종래에는 오직 하나뿐인 얼굴로 선명해진다. 사랑이 깊어지는 일이 그렇듯이.
한 마리의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은 세상 모든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는 일이다. 또한 모든 고양이에게서 한 마리의 고양이로 매 순간 되돌아오는 일이기도 하다. 《고양이의 노래》가 들려주는 이 넓고 아름다운 파동을 나는 오래 사랑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