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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빅토리아 사이코

버지니아 페이토 저 | 배지은 역 | 현대문학 | 202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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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7903655 / 276쪽 / 276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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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아아, 이 완벽한 광기라니”

영원히 길들여지지 않을
잔혹한 사이코패스 가정교사 위니프레드 노티의
광기와 악몽이 빚어낸 기괴한 복수극

‘고딕 블랙코미디의 마녀’ 버지니아 페이토의 장편소설 『빅토리안 사이코』가 국내 독자들을 찾아온다.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사이코가 탄생했다. 일말의 두려움을 모르는, 어둠과 단짝인 어느 가정교사의 잔혹하고도 유쾌한 복수극!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는 2026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되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으며 오는 9월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새 가정교사 위니프레드 노티는 음울한 엔저 저택에 도착한다. 그녀의 임무는 단순하다. 고용주인 파운즈 부부에게 충실할 것. 아이들에게 프랑스어와 바느질을 가르치고, 잠자리 이야기를 들려주며,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것. 빅토리아 시대 숙녀다운 품위를 유지하는 것. 하지만 위니프레드 노티의 내면에서는 오래 억눌려 있던 어둠이 서서히 깨어난다. 그녀는 아이들의 귓가에 공포를 속삭이고, 달빛 아래 저택을 배회하며, 꿈틀거리는 일그러진 욕망과 폭력적인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른다.
책의 첫 장을 넘기자마자 독자는 ‘세 달 안에 이 집 안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라는 삽화 밑에 써 있는 불길한 문장을 마주하게 된다. 이 불가사의한 문장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점점 기묘한 현실감을 띠기 시작한다. 저택에 손님들이 모여들자, 위니프레드 노티의 광기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마침내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한다. 그녀에게 죄책감이나 도덕적 고뇌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자신의 욕망을 건드리는 모든 것을 향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며 엔저 저택을 핏빛으로 물들인다.

독자는 이 이야기 속 광기 어린 ‘악’을 애써 이해하려 들 필요가 없다. 작가는 위니프레드 노티의 삶과 시대 곳곳에 중요한 암시를 심어놓았다. ‘우리는 모두 자기 안에 악마를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악은 악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고.
위니프레드 노티는 잔혹한 악인이자, 시대와 사회가 정성껏 길러낸 우아한 괴물이다. 이를 통해 귀족 사회의 위선, 사회 불평등, 약자에 대한 혐오 등 빅토리아 시대의 부조리가 그 시절 불행한 사람들 내면에 어둠을 키우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어느새 이 위험한 사이코에게 매혹되어 그녀의 편에 서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녀가 툭툭 내뱉는 독백은 유머러스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대화 끝에서는 섬뜩한 불안이 밀려온다. 잔혹함과 유쾌함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 기묘한 감각 속에서, 독자는 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을 마주하고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작가 버지니아 페이토는 마치 대프니 듀 모리에의 고딕적 긴장감, 셜리 잭슨의 불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서늘함이 결합된 독특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 문제적인 고딕 블랙코미디는 독자들을 악마가 주최하는 기묘한 크리스마스 파티로 끌어들인다. 광기가 영혼까지 집어삼킨 위니프레드 노티의 우아하고 상상할 수 없는 비화가 여러분 앞에 막을 올린다.

★2026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상영작 〈빅토리안 사이코〉 원작★
★뉴욕 타임스, 뉴요커, 타임, 북페이지, 시카고 공공도서관 ‘올해의 책’★
★미국독립서점협회 기대작 1위★

“진짜 마녀가 쓴 책을 읽었다. 억울하게 마녀로 분류된 보통의 여성이 아니라, 순수에 가까운 악이 집필한 책을. 그녀는 미쳐 있고, 잔인한 행동에 한 치의 거리낌도 없는 데다 변태적이다.”
조예은 소설가 추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말끔하고 존경스러운 나의 외관을 거울로 바라보며, 내 안의 어둠을 살짝 엿보고 싶어 입을 크게 벌려보았다. 마치 통째로 삼킨 칠성장어처럼, 매끄럽고 탄탄하고 이빨도 나 있는 그것이 내 목구멍 밖을 기웃거리며 염탐하고 있지는 않을까. _35쪽

“프레드는 내 안에 사는 악마 이름이야.”
“선생님 안에 악마가 살아요? 얼마나 큰데요?”
“우리는 모두 자기 안에 악마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_45쪽

나는 미소 지었다. 처음엔 아이들의 무의미한 말에, 그 다음엔 이 초상화들, 의로운 척 지루하고 무심한 표정을 지은 얼굴과 얼굴과 얼굴이 끝없이 이어지는 광경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그들 사이에 걸린 내 얼굴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파운즈 가문 초상화 행렬에 가장 마지막으로 더해지는 내 얼굴. 나는 혀로 입가를 핥았다. 배고프다. _48쪽

“뻐꾸기 같은 새들을 탁란 조류라고 해.” 나는 존경심에 가까운 마음으로 새알을 열심히 쓰다듬었다. “어미 새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거야. 뻐꾸기 새끼는 알을 깨고 나오면 둥지 안에 있는 친구들을 죽여. 그것들은…….” 나의 목소리는 어쩔 수 없이 엄숙하게 가라앉았다. “태어나자마자 남을 죽이려는 욕구가 있지.”_59~60쪽

그는 내가 꼭 풀기로 마음먹은 수수께끼다. _64쪽

지금도 나는 두렵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독처럼 혈관을 타고 돌며 희망을, 야망을, 나 자신을 집어삼켜버리는 그 두려움.
나는 그게 세상에서 가장 나쁜 거라고 생각한다. _79쪽

어깨의 지방층에 박힌 칼날을 보며, 엄마는 그걸 뽑아야 하나 더 깊이 밀어 넣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위니프레드, 네 잘못이 아니다. 너에게 악마의 영혼이 깃든 것도, 네가 어둠에 휩싸여 있는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지금껏 나에게 지워진 악을 이 세상에서 없애고 싶은 게 내 잘못이 아니고.” 엄마의 얼굴이 조금씩 구겨지더니 심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난 못 하겠어. ……주여 저를 도우소서. 전 못 하겠나이다.” 이 말과 함께, 엄마는 칼을 뽑았다. _90쪽

드루실라는 어떤 날엔 내 귀에 비열한 말을 속삭인다. 그 단어들은 부드러운 민들레 솜털처럼 내 귓불을 간지럽힌다. “열라 뚱뚱하고 못생기고 쓸모도 없어.” _92쪽

나는 그의 냄새를 갈망하며 오래된 편지의 냄새를 들이마신다. 편지를 핥는다. 아버지의 피를 핥는다. _128쪽

나는 운명에게 결정권을 넘기기로 했다. 나는 이런 의식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러다 보면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리곤 한다. _157쪽

“악의 특별한 작용을 이해하고 싶다 해도, 우리처럼 선량한 사람들은 절대 그 심연의 바닥까지는 닿지 못할 겁니다.”피셜 씨는 남자들의 동의를 구하며 큰 소리로 선언했다. “악은 악에 의해서만 이해될 수 있죠.” _211쪽

“가끔 주님의 피조물 중에 그렇게 악마로 태어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한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것도.” _212쪽

내 안에, 나의 어둠이 갈비뼈 안에서 쉬고 있다. 우리에 갇힌 동물은 길이 들어 무기력하다. 나는 꽤 오랫동안 내 영혼을 느끼지 못했다. 어쩌면 나의 영혼은 내가 모르는 사이 나에게서 스르르 빠져나간 것 같기도 하다. 하긴, 이런 식으로 수치심이나 존엄성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많이 봤었다. _222쪽

아주 오래오래 죽은 척하면 산 채로 묻힐 수 있을까. 그 관 속의 종을 울려보고 싶다. 모두에게 다 들릴 만큼 크게. _232쪽

사람들의 다양한 살가죽에서 나는 향기는 사과처럼 달콤하고, 위스키처럼 드라이하고, 닫힌 참나무 서랍처럼 퀴퀴하다. 그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도망가고, 서로의 위로 몸을 포개며 쓰러지고, 의자 위로 넘어지고, 바닥을 기고, 창틀 위로 뛰어오르고, 복도 위 연주석으로 기어 올라가고, 프렌치호른과 바순을 꽉 붙들고, 놀란 악사들이 그들을 밀어 떨쳐내고. 남자들은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고 앞으로 밀어내겠지. 여자들은 나에게서 달아나기 위해 커다란 벽난로로 뛰어들겠지. 머리카락은 불에 그슬려 메두사의 뱀처럼 식식 소리를 낼 거야. _236~237쪽

모든 선한 사람, 모든 악한 사람.
모두 다 환희를 누릴 자격이 있는 거 아냐? _247쪽

그들은 하나씩 하나씩 하나씩 살해당한다. 화려한 발레 무대에서 몸을 휘두르고 팔다리를 뻗고 머리를 홱홱 돌리는 장면처럼. 나는 무대 위 배우 같은 그들에게서 피 묻은 실크 스카프를 잡아당긴다. 그들의 내장이 한 줌의 장미 꽃잎처럼 허공으로 흩뿌려진다. _248쪽

 

저자 소개

  • 저자 : 버지니아 페이토
마드리드와 파리에서 성장했으며, 런던 퀸메리 대학교에서 영어와 연극을, 마이애미 애드 스쿨에서 광고를 공부했다. 스페인판 〈베니티 페어〉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첫 장편소설 『미세스 마치Mrs. March』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대프니 듀 모리에, 셜리 잭슨,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두 번째 장편소설 『빅토리안 사이코Victorian Psycho』를 발표하며 블랙코미디와 심리 스릴러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배지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을 전공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을 추구하며,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충실한 번역을 지향한다. 언제나 재미있는 책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기를 갈망한다. 『마지막 모든 두려움』, 『인형의 주인』, 『엿보는 자들의 밤』,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아파트먼트』, 『밤의 새가 말하다』, 『나는 음악에게 인생을 배웠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서막 11

1부 크리스마스 세 달 전 13
2부 크리스마스 12일 전 143

감사의 말 272
옮긴이의 말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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