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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6481414 / 336쪽 / 437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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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사실조차 분별하지 못하는 시대,
허위 정보와 극단주의의 구조를 해부하다
자신만의 ‘알고리즘’에 갇혀서 팩트가 아닌 것을 철석같이 믿는 사람들. 한국사회는 2024년 말부터 지금까지 내란과 탄핵이라는 거대한 폭풍을 거쳐 왔지만, 극단주의 세력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후안무치하게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이를 통해 정치적 동력을 얻는다. 한 사회 안에서 합의가 가능한 지점들이 점차 적어질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더 깊은 분열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서’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점점 더 팩트와 가짜뉴스를 분별하지 못하거나 그럴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허위로 가득 찬 자기만의 필터 버블에 갇히고 마는 것일까.
350만 구독 유튜브 채널 ‘데이비드 팩먼 쇼’를 진행해오고 있는 저자 데이비드 팩먼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원제 The Echo Machine)에서 지금의 사회는 에코 체임버 현상을 넘어서서 ‘에코 머신’이라고 불릴 법한 확증 편향을 일으키는 기계가 되어버렸음을 설파한다. 국가 내 사법 시스템, 의회와 선거제도의 문제점, 언론과 뉴미디어의 문제 등을 통합적으로 살피며, 에코 체임버에서 벗어나 리터러시를 키우고 민주 시민으로 거듭나야 할 이유와 방법들을 안내한다. “결코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정준희 추천사)는 말처럼, 한국 사회에도 날카로운 경고와 대안이 될 영감을 동시에 안겨 주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복지는 낭비다!” “기후위기는 거짓말이다!”
명백한 팩트 앞에서도 사람들은 왜 생각을 바꾸지 않을까
명백한 팩트를 눈앞에 보여줘도 절대 믿지 않는 사람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확증편향과 가짜뉴스, 조롱과 선동으로 시작해 확신에 찬 착각 속에서 안주하기 때문이다. 정치 평론가이자 시사 유튜버인 저자는 “미국의 정치판은 병들었다”고 선언하며, 기후위기나 보건, 복지제도 같은 명백한 사실들조차 합의 이전으로 자꾸만 되돌아가고 마는 현실 속에서 정치 혐오자가 되어가는 자신을 고백한다.
이처럼 공론장에서의 건강한 소통 대신 각자의 ‘필터 버블’과 배타적 세계관에 완전히 갇혀버린 현대인들을 향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은 단순히 잘못된 정보의 실태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디어 알고리즘이 어떻게 대중의 인지적 취약성을 파고들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세상을 완성했는지 그 메커니즘을 낱낱이 해부한다.
저자는 미국 사회가 ‘탈진실’(Post-Truth) 속에 안주하게 되어버린 원인을 다각도로 짚는다. 대의제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입법 제도, 투표권이 중대하게 제약되는 왜곡된 선거구, 구체적인 정책 논의는 팽개친 채 상대 진영에 대한 인신공격과 선동에만 집착하는 정당정치, 기업형 미디어가 필요로 하는 언론 소비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시민 개개인은 극단적인 진영논리와 정치혐오 중에서 양자택일할 것을 강요받게 된다.
가짜뉴스와 탈진실을 물리치고 민주시민으로 거듭나는 법:
공교육 강화, 비판적 사고,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
팩먼은 잘못된 정보와 반지성주의가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대중의 의견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정교하게 기획된 동력이라고 경고한다. 객관적인 사실보다 감정과 개인적 신념이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탈진실 시대의 위험성을 생생한 사례와 연구로 고발하며, 외로움과 소속감에 목말라 각자도생의 ‘버블’에 갇힌 채 서로를 적대시하는 현대 사회의 민낯을 밝힌다.
이 책의 장점은 구체적인 대안 제시에 있다. 무비판적인 정보 수용을 막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향상,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지적 겸손함’의 배양, 그리고 필터 버블을 깨기 위해 나와 다른 관점의 매체를 의식적으로 찾아보는 노력 등이 시급하다. 뉴미디어 언론들의 플랫폼으로서의 책임감도 중요한 요소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이 확증편향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면 이 책이 전하는 생생한 경험과 구체적인 대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알고리즘이 유도하는 정보 속에서 중심을 잡고 비판적 사고를 회복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뻔한 진실을 넘어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책 속에서
미국 정치판은 병들었다. 내가 사석에서 정치에 대한 혐오를 나타내면 사람들은 대부분 의아해한다. 정치에 대한 책에서 정치를 ‘혐오한다’고 말하다니, 나도 이상하다는 건 인정한다. 정치 토크쇼 진행자라면 당연히 정치를 ‘좋아할’ 거라고 사람들은 추측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정치를 혐오할 수밖에 없는 구체적인 이유다. ―「들어가며: 내가 정치를 혐오하는 이유」, 7면
시스템을 바꾸려면 시스템 안에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현실을 외면할 수도 있다. 그러면 최악의 본능과 가장 파괴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모든 결정을 내리도록 내버려두게 될 뿐이며, 그 결과는 비극적이고 절망적일 것이다. 정치에서 관심을 끊으면, 결과는 하나뿐이다. 최악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들어가며: 내가 정치를 혐오하는 이유」, 7~8면
부시 시대를 거치면서 공화당 지지자들은 제반 사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도출한 쉬운 해결책을 선호하도록 훈련받고 길들여졌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세금은 나쁘다. 그 돈은 내 돈이니까. 왜 내가 가지고 있으면 안 되지?
낙태는 살인이다. 따라서 불법이어야 한다.
지구는 오랫동안 존재했고 엄청나게 크다. 고작 인간이 기후에 영향을 끼칠 리 없다. 따라서 걱정할 필요도 없다.
―「1. 미국은 어쩌다 망가졌는가」, 36면
우파는 일체의 정책 추진이나 대규모 재정투자에 대해 늘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반대한다. 정부 지출을 재정적 무책임과 동일시하며, 자신들을 국가 재정의 수호자로 포장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지지층에게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많은 사실을 간과하고 왜곡한다. 정부 지출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제반 시설과 교육, 의료 등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 말이다. ― 「6. 정책 없는 정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190면
나는 극단주의자들과 인터뷰를 하기 전에 먼저 해당 인물이 과거 다른 매체와 했던 인터뷰를 챙겨본다. 비열하고 혐오스러운 극단주의자들이 방송에 출연하고도 아무런 반박이나 비판을 받지 않는 모습을 종종 목격한다. 진행자나 뉴스 앵커 들이 그들을 전문가인 양 대하기도 한다. 바로 이것이 무책임한 플랫폼 제공이며, 매우 유해하다. 극단적인 견해가 마치 설득력을 갖춘 합리적인 견해처럼 보이고, 더 심각하게는 인터뷰어도 그 견해에 동의하는 듯한 인상을 시청자에게 남기기 때문이다. ― 「8. 현명한 미디어 소비자 되기」, 234~35면
이 책에서 논의된 미디어 환경과 담론의 조건은 한국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뉴미디어에서 확산되는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는 계속해서 담론을 오염시키고 있으며, 아예 별도의 세계관을 구축함으로써 기초적인 소통조차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물론, 일반적인 리터러시 자체가 전반적으로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는 오늘날, 이 책이 전하는 경고와 교훈을 잘 새기지 않고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견고하다’라는 믿음만으로 안일하게 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할 것이다. ―「옮긴이의 말」, 311면
한국인은 박근혜와 윤석열을 끌어내릴 역량은 충만하되 박근혜와 윤석열을 애초에 뽑지 않을 수 있는 역량을 아직 길러내지 못했다. 나는 여기에 다음의 명제를 덧붙이고 싶다. 지난한 과정의 집회, 탄핵 소추와 헌재 판결을 거치면서, 이제는 박근혜와 윤석열 같은 인물을 끌어내릴 역량마저 완전히 소진했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즉 이른바 ‘에코 머신’의 시대에 윤석열 정권을 거치면서 시민성의 퇴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됐을 수 있다.
―「옮긴이의 말」, 311면

들어가며: 내가 정치를 혐오하는 이유
1. 미국은 어쩌다 망가졌는가
2. 비판적 사고는 어디로 가버렸는가
3. 무엇이 사실인가
4. 원칙만 앞세우고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우파
5. 왜 좌파의 길을 선택하는가
6. 정책 없는 정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7. 왜 자꾸 우파가 이기는가
8. 현명한 미디어 소비자 되기
9.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