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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924897 / 112쪽 / 112g / 114 x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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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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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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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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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아름다운 가상을 만들어내는 활자 극장
알마가 선보이는 새로운 희곡 시리즈 ‘GDGraphic Dionysus’
침묵과 균열의 언어로 완성된 현대극의 걸작
사랑의 끝에서 듣는 인간의 목소리
장 콕토의 전방위적 예술 감각이 집약된 현대 독백극의 걸작
이 작품은 1930년 2월 17일 파리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초연된 단막 모놀로그로, 전화기 너머 보이지 않는 상대와 대화하는 한 여자의 목소리만으로 사랑의 붕괴와 인간 내면의 파열을 밀도 높게 그려낸 현대극의 걸작이다.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 작품이 여전히 현재형으로 읽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간의 목소리》는 단지 한 연인의 이별을 다룬 작품이 아니라, 끝내 닿지 못하는 말, 어긋난 관계, 연결되어 있으나 결코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의 고독을 가장 압축된 형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끊어진 통화, 반복되는 말, 머뭇거림과 침묵의 공백은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 그 자체의 리듬이 되며, 독자와 관객은 한 인물의 불안과 애원, 자기기만과 절망이 흔들리는 순간을 오롯이 따라가게 된다. 지금 다시 이 작품을 읽고 낭독하는 일은 고전을 복원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감정과 감각으로 인간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이다.
출판사 리뷰
현대 희곡의 위대한 실험, 단 하나의 목소리
《인간의 목소리》의 문학사적 의미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최대한의 극적 밀도를 만들어낸 데 있다. 하나의 막, 한 명의 인물, 한 개의 방, 평범한 소품만으로도 장 콕토는 감정의 진폭과 서사의 긴장을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사건의 확장보다 언어의 리듬과 공백, 발화와 단절 사이의 진동을 통해 극을 구축한 이 작품은 현대 독백극과 심리극의 가능성을 새롭게 연 작품으로 평가된다.
장 콕토는 시인, 극작가, 소설가, 영화감독, 화가로 활동하며 20세기 유럽 예술의 경계를 가로지른 대표적 전방위 예술가다. 그의 작업은 언제나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을 창작해냈고, 《인간의 목소리》는 그러한 예술 감각이 가장 응축된 형태로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 희곡은 단순한 대본이 아니라, 콕토가 평생 추구한 시적 긴장과 형식적 실험이 집약된 하나의 예술적 결정체다.
오페라와 영화, 이미지와 무대를 끝없이 자극한 고전
《인간의 목소리》는 한 편의 희곡에 머물지 않고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창조적 영감을 제공해온 열린 텍스트다. 1957년 베르나르 뷔페는 콕토의 텍스트에 22점의 드로잉을 결합한 아티스트북을 선보였고,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크는 이 작품을 바탕으로 동명의 오페라를 탄생시켰다. 풀랑크의 오페라는 콕토의 모놀로그를 거의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통해 원작에 잠재된 불안과 절망, 애원과 침묵을 음악적 언어로 확장했다.
최근에는 2020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영화 〈휴먼 보이스〉를 통해 이 고전을 동시대적 색채와 공간, 신체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했으며, 세계적인 벨기에 연출가 이보 반 호프 역시 장 콕토의 텍스트를 현대 무대 언어로 변주하며 이 작품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작품임을 입증했다.
이처럼 《인간의 목소리》는 읽히는 희곡이자, 들리는 음악이며, 보이는 이미지이고, 시대를 관통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무대예술이다. 하나의 희곡이 오페라와 영화, 시각예술과 연출로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재창작되어 왔다는 사실은, 이 작품이 특정 시대에 머무는 텍스트가 아니라 예술의 경계를 넘어 스스로를 갱신해온 살아 있는 고전임을 보여준다.
종이 위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상의 활자 극장
이번 한국어판은 무대의 긴장과 목소리의 파장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한 권의 책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무대다. 유기적인 선과 기하학적 구성의 병치는 불안과 절제, 감정과 구조, 파열과 균형이라는 이 작품의 이중적 성격을 설득력 있게 구현하며, 종이 위에 펼쳐지는 무대 안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책 전체를 감싸는 강렬한 붉은색 바탕과 여백, 비정형의 유기적 드로잉과 절제된 기하학적 그래픽의 병치는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유지되는 이 작품의 응축된 형식과 감정의 압력을 책의 물성 자체로 드러낸다.
본문에 삽입된 드로잉들은 전화선이자 음성의 진동, 감정의 연결과 파열, 떨림을 연상시키며, 활자 사이의 침묵과 망설임을 시각적 리듬으로 전환한다. 이로써 독자는 희곡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종이 위에 펼쳐진 무대의 움직임과 호흡을 시각적으로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선적인 감각을 살린 드로잉과 사각의 구조적 그래픽, 붉고 흰 색면의 강한 대비는 작품의 고전성과 동시대성을 동시에 환기하며, 장 콕토 특유의 시적 긴장과 현대적인 미감을 하나의 표면 위에서 조화롭게 만난다.
책의 물성과 디자인, 언어와 여백, 드로잉과 그래픽이 함께 만들어내는 이번 한국어판 《인간의 목소리》는, 독자 각자의 내면에서 다시 공연되는 장 콕토의 가장 고독하고도 찬란한 목소리가 될 것이다.
한 사람의 독백, 세 사람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나다
이번 출간을 기념해 6월 29일에는 배우 강혜련, 김정, 박세인이 참여하는 릴레이 낭독 행사가 열린다. 세 배우가 하나의 텍스트를 이어 나가는 이번 무대는 《인간의 목소리》가 지닌 정서적 깊이와 다층성을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인간의 목소리》는 한 사람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불안, 애원과 체념, 자기기만과 절망이 복합적으로 겹쳐 있다. 서로 다른 세 배우의 목소리와 호흡, 리듬으로 이 텍스트를 한자리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하나의 목소리 안에 숨어 있는 복수의 감정과 결을 더욱 선명하게 펼쳐 보일 것이다. 이는 장 콕토의 희곡이 단일한 인물의 목소리를 넘어 얼마나 풍부한 해석과 울림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활자 위의 희곡이 살아 있는 음성으로 이행하는 순간을 생생히 체험하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