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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5242418 / 232쪽 / 325g / 15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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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명화 감상과 고전 필사를 동시에! 『모네의 숲에서 월든을 읽고 필사하다』
철학이 맞닿은 두 거장의 작품이 어우러져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책
어렵다고 미루던 고전 독서, 1단락씩 매일 필사해서 성공하자
어느 재기발랄한 문인이 “고전이란, 모두가 읽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안 읽는 책”이라고 말했다던가. 우스갯소리 같지만 모순적인 우리 모습을 아프게 찌르는 진실이 담겨 있다. 힘겨운 현실을 돌파하려고 ‘책을 읽겠다’ 다짐하지만, 바쁘니까 ‘1줄평이나 쇼츠’로 읽은 셈치고 넘어가는 타협 말이다. 그러니까 이것저것 많이 보고 듣는데도, 갈수록 파편적 지식만 넘치고, 통찰과 지혜는 부족해진다. 사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천히 오랫동안 곱씹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네의 숲에서 월든을 읽고 필사하다』는 철학이 맞닿은 ‘명화’와 ‘명저’를 엮어서 독자에게 깊은 사색적 독서의 경험을 제공해 주는 필사책이다. 『월든』(더스토리)에서 가려 뽑은 70여 개의 단락들을 클로드 모네의 명화 64점과 함께 엮었다. 숲속 깊은 고독 속에서 건져올린 소로의 영롱한 묵상들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색채를 정확히 꿰뚫어보려 애썼던 모네의 시선과 닮아 있다.
독서는 습관이다. 집중력 높은 독서력은 어느날 대단한 결심을 한다고 솟아나는 게 아니라, 1문장 1단락이라도 매일 꾸준히 읽고 사색하는 루틴에서 생겨난다. 한 번에 독파하기 어려운 고전을 뜻깊은 단락들 중심으로 ‘읽고 필사’해 보면, 자연스럽게 원저에 도전할 용기가 생길 것이다.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내가 숲으로 들어간 건 의도한 대로 신중하게, 삶의 정수만을 직면하며 살아보고 싶어서였다. 그랬을 때 삶에서 배워야 할 것을 다 배울 수 있을지 알고 싶었고, 죽음이 닥쳤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음을 깨닫고 싶었다. 삶이란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에, 삶이 아니라면 살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면, 체념한 채 살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깊이 있게 삶의 정수를 빨아들이고 싶었다. 삶이 아닌 것은 모두 파괴해 버리고 강인하게 스파르타인처럼 살아가길 바랐다.
내 집에는 의자가 셋 있었다. 하나는 고독을, 둘은 우정을, 셋은 사교를 위한 것이다. 예기치 않게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와도 의자 셋밖에는 내놓을 것이 없었다. 작은 집에 살아서 경험하는 불편은, 마주 앉아 거창한 단어들을 쓰며 심오한 사상에 관해 대화를 나눌 때 우리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두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생각은 정해진 항구로 들어가기 전에, 항해 준비를 마치고 시험 삼아 항로 한두 개쯤 돌아볼 만한 공간을 원한다. 개인 간에도 국가들처럼 널찍하고 자연스러운 경계뿐 아니라 상당한 넓이의 중립지대가 필요하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 생활 방식을 차용해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가 내 생활 방식을 다 익히기도 전에 나는 다른 방식을 찾아낼는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세상 사람들이 가능한 한 다양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그저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이웃의 방식이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내 따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젊은이라면 집 짓는 일을 해도 되고, 농부나 선원이 되어도 좋을 테니, 부디 그가 하고 싶다는 일을 방해하지 말자. 어쩌면 정해진 시간 내에 항구에 도착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올바른 항로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지표면은 부드럽기 그지없어서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 자국이 남는다. 마음이 지나다니는 길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세상의 고속도로는 얼마나 닳고 먼지가 끼어 있겠는가! 전통과 순응이 남긴 바퀴 자국은 또 얼마나 깊겠는가! 나는 선실 복도를 걷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돛대 앞과 갑판 위에 서 있기를 바랐다. 그곳에 있어야만 산중에 떠오른 달빛을 가장 잘 볼 수 있을 테니까. 이제 더는 아래로 내려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는 내 표현이 충분히 ‘과감’하지 않을까 봐, 일상의 경험이라는 좁은 한계를 넘어 멀리로 헤매다니지 못할까 봐 걱정한다. 그래야만 내가 확신하는 진리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새로운 초원을 찾아 다른 위도로 옮겨가는 들소보다, 젖 짜는 시간에 통을 걷어차고 우리를 뛰어넘어 제 송아지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버리는 암소보다 과감하지 않다.
집을 마련하고 나면, 농부는 그 집 때문에 더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가난해진다. 실제로는 집이 그를 소유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집은 처분하기도 힘든 재산이다 보니 우리는 가끔 집에서 살아간다기보다 감금돼 있지 않은가. 피해야 할 나쁜 이웃이 바로 괴혈병에 걸린 우리 자신일 때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