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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9364417 / 244쪽 / 244g / 124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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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들리던 소설을 읽음으로써 느끼는
또 다른 즐거움과 기쁨, 또 하나의 『첫 여름 완주』
한 편의 오디오북으로서 들을 수 있도록, 희곡처럼 대사와 지문이 섞여 있는 듣는 소설 『첫 여름 완주』는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맛깔스러운 말맛이 가득한 작품이다. 이번 ‘읽는 소설’에서는 김금희 소설가가 또 한 번 심혈을 기울여, 그 상상의 영역을 문장으로 섬세하고 풍부하게 풀어냈다. 다음은 완주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을 그린 대목이다.
듣는 소설 버전
아이들 점점 멀어지며 대화 나누는 소리.
파드마: 과학 시험 범위가 어디까지더라…….
읽는 소설 버전
과학 시험 범위 어디까지였지 하는 파드마의 걱정이 멧새 소리와 함께 어우러졌다. 이제 시험이냐고 묻는 양미의 질문도.
듣는 소설에서 지문으로 표현되었고 오디오북에서는 새소리가 배경으로 깔렸던 부분이, 읽는 소설에서는 ‘걱정이 멧새 소리와 함께 어우러졌다’고 유려한 문장으로 묘사됐다. 이처럼 듣는 소설 지문에 숨겨져 있던 자연 속 소리나 등장인물의 대사에 담겨 있던 위로과 응원의 감각이, 소설 문장으로서 드러나면서 독자는 하나의 소설을 두 가지 종류의 즐거움과 기쁨으로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듣는 소설로 읽었던 독자라면 글맛의 풍부함을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아직 읽기 전인 독자라면 희곡과 같은 듣는 소설의 독특한 매력 또한 맛보고 싶어질 것이다. 김금희 소설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독자들 손에 내보내며 다시금 커다란, 더 섬세한, 더 긴밀하게 얽혀 지름을 넓혀 가는 친교적 공간을 상상해 본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게 여름은 『첫 여름, 완주』를 다 읽고 나서 독자분들이 지을 그 표정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우리의 친교적 공간이 더욱 커다랗고 섬세하고 긴밀하게 얽혀 이제 슬픈 이야기를 하지 않을,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기를 꿈꿔 본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찾아온 완주 마을이 여러분들에게 부디 진심 어린 미소를 짓게 하길 기대하면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다만 쓰는 내내 나 또한 세계와 연결된 커다란 구덩이 ─ 열매와 어저귀가 안겨 있던 ─ 속에 있었다고만 적어 둔다. 이 책을 독자들 손에 내보내며 다시금 더 커다란, 더 섬세한, 더 긴밀하게 얽혀 지름을 넓혀 가는 친교적 공간을 상상해 본다고. 그렇게 해서 당신도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에 한 번쯤 골똘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첫 여름, 완주 읽는 소설 「작가의 말: 여름의 안부」에서
책 속에서
“저기, 갈 곳이 저기하면 여기 있어도 돼.”
뒷산에서 아주 축축하고 짙은 나무 향을 품은 바람이 불어왔다. 담장의 노란 산수유꽃을 흔들고 신문지 사이로 파고들어 종이 끝을 들썩였다.
“내가 내줄 수 있는 게 지금은 수미 방밖에 없네.”
그렇게 수미 엄마가 말할 때 손열매는 아주 익숙한 얼굴, 고수미의 얼굴을 보는 듯했다. 순하게 처진 눈과 상대를 부드럽게 응시하는 눈동자가 둘은 꼭 닮아 있었다.
- p.51
“나는 왜 이렇게 쓰잘데기없이 젊은강 모르겄어.”
처음 할아버지는 아예 열매 말을 이해 못 하는 듯하다가 나중에는 펄쩍 ─ 앉아서 ─ 뛰었다.
“젊은 게 을매나 좋은 건데 그러냐. 길가의 나뭇잎도 새로 난 잎사구가 최고 이쁜 잎사구고 시멘트 공구리도 갓 양생한 시멘트가 가장 단단허고 잘난 시멘튼 겨. 근데 우째 그런 소리를 하고 있어. 열매 니는 할애비가 니 이름을 왜 열매로 지은지 정녕 모르는 겨? 나무가 내놓은 가장 예쁘고 잘난 거라 그렇게 한 겨.”
- p.89
“방금 뭐예요? 정전기 같은 건가?”
“굳이 설명한다면 친교적 조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살아 있는 것들이 살아 있는 것들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
- p.181
“열매야, 두 정거장 가문 이제 집이니께 슬슬 인나서 힘차게 가라 응?”
하지만 손열매는 눈을 감은 채 창가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뭔가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마음을 차게 쓸고 갔다. 뭔가 다른 것, 완평을 찾아간 그 봄처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실된 것. 완주 나무도 없고 숲의 친교도 느껴지지 않는 이 도시에도 가끔은 그런 기적이 일어나도 되지 않을까.
- p.235~236

첫 여름, 완주
작가의 말: 여름의 안부
일러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