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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7903150 / 268쪽 / 375g / 104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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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다섯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다섯 번째 소설선, 박지영의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가 출간되었다. 2024년 7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문화공간 ‘동네북살롱’에서 자신의 팬클럽을 만든 ‘용맹하고 경솔한’ 복미영이 그녀의 1호 팬으로 낙점된 김지은과 함께 자신의 안티 팬 ‘멍든 하늘’을 위한 역조공 이벤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도 조롱당하다 마침내 버려지는 ‘이모’들의 삶과 중첩되는 동시에 돈키호테처럼 엉뚱하지만 호쾌한 복미영의 열린 엔딩이 매우 인상적인, ‘동등하게 위대한 채 서로를 보살피는’ 삶의 방식을 선택한 인간상을 그려낸 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실패한 덕후 복미영의 자기 돌봄 프로젝트
‘인생을 수선해드립니다’
팬클럽이란 태생부터 한 사람의 무게가 수십, 수백, 수천, 아니 수만……의 무게와 맞먹는 비대칭 관계의 정점이다. ‘복미영 팬 클럽’은 반대다. 팬클럽이라는 형식을 그대로 가지되, 팬클럽 본연의 역학을 전복함으로써 비대칭 관계를 대칭적 관계로 만 본연의 역학을 전복함으로써 비대칭 관계를 대칭적 관계로 만든다. 팬이 스타를 선택하고 추종하는 관계에서 스타가 팬을 선택하고 추종할 때, 사랑의 세계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문장,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명제는 힘을 잃는다. 복미영 팬클럽의 세계에서 팬, 그러니까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약자들의 고통을 착취하고 정당화하는 무례하고 이기적인 세상에 찬물을 끼얹는 한 편의 전복사다.
-박혜진, 「작품해설」 중에서
저자의 말
아주 긴 입덕 부정기를 지나 이제야 고백하건 대, 나는 소설이 좋다. 때로는 소설이 나를 왜 이렇게 사랑해, 라고 뻔뻔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나는 자주 내 소설 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의기소침하고 무기력해지지만 그건 나의 문제일 뿐, 소설은 언제나 나를 한결같이 담대하고 공평하게 사랑해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건 소설을 사랑하며 읽고 쓰는 많은 독자들, 이야기의 팬들이 소설에, 그러니까 나의 최애에게 만들어준 선한 영향력 덕분이 아닐지.
복미영의 이야기를 쓰며 내가 바라는 건 하나였다. 이 소설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복미영의 팬이 되는 것. 그러나 그것은 나의 소심한 바람일 뿐, 복미영은 자신이 운전하는 차의 옆자리에 앉아 제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독자에게라면 용맹하고 경솔하게 먼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 나의 팬이 되어라. 그리고 부디 지금부터 내가 나의 팬을 위해 준비한 작고 다정한 역조공 이벤트를 받아주길 바라. 그리고 나 역시 당신의 팬이 될 수 있도록 당장 너의 팬 클럽을 만들어라. 나는 내가 못 하는 것들을 복미영이 해서 좋다.
책 속에서
사실 덕질이라는 건 말 이야, 그 헛짓거리를 하려고, 헛짓거리를 열정적으로 몰입해서 하려고 하는 거거든. 허공에다 살을 날리는 거랄까, 꽃으로 치장한 살 같은 걸. 그러니까 좋아 죽겠다, 라는 마음 말이야, 너무 좋아서 죽을 거 같은 그런 저주 같은 걸 나비 날개처럼 투명하고 곱게 접어서 하늘하늘 날리는 거. 세상에 진짜 고결한 거, 숭고한 거, 그런 건 헛짓인 줄 알면서 하는 헛짓거리뿐인 건 아닐까
-24쪽
이렇게 좋은 기운을 남들에게만 퍼주며 살고 있었네. 이제부터는 내가 내 팬이 되어보자. 그러자 복미영은 처음 최애를 발견했을 때와 같은 들뜨고 신나는 마음에 입 안 가득 말간 침이 고이는 것을 느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죄다 쓰레기였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결국엔 쓰레기로 판명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설마 나도. 그러나 상관없었다. 이런 것은 다 맥거핀에 불과하다고, 그때의 복미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40쪽
“아니, 팬클럽이 있다고 하시니까 궁금해서요. 팬이 있다는 건 어떻든 대단하신 분이라는 건데.”
“그건 아니고요.”
복미영이 민망해하며 웃더니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 추스르며 중얼거렸다.
“제가 실은 좀, 그래요.”
“좀 그렇다니, 뭐가요?
“그게, 유명하지도 않고 대단치도 않아요. 그래서요.(……) 그러니까 팬클럽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위대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더 필요하잖아요, 팬클럽 같은 게. 그래서 제가 만들었어요, 복미영 팬클럽.”
-56-57쪽
“미영아, 자기야, 이제 그만 자기 인생 살아. 내가 책 수선 전문가로서 말하는데, 책은 고쳐 쓸 수 있어도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잖아. 나는 연예인한테 뇌도 의탁하고 희로애락도 의탁하고, 그런 사람 보면 이해가 안 가더라. 돈 쓰고 마음 주고 그래서 남는 게 뭐니. 인생 망할 일 있니?”
-61쪽
도래할 나중이 늘 해피엔딩인 것은 아니겠지만, 꼭 해피엔딩일 필요가 있나. 계속 열린 엔딩인 채로 우리가 서로 얼마나 어떻게 어디까지 호환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헛다리 짚으며, 동반자로서의 안전지대를 미숙한 채로 조금씩 확장시키며 나아가볼 뿐. 세상은 녹록지 않다
-237쪽
절망은 쉽고 낙관은 어렵다. 그러나 세상의 시간은 절망의 속도가 아니라 낙관의 속도로 움직인다. 아마도 용맹한 박자로, 경솔한 리듬으로. 낙관한 사람들이 먼저 도달한 나중의 세계에서 열어놓은 문을 통해, 지금의 세계 역시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중과 지금의 경계는 불확실해지고, 지금 이미 와 있는 나중을 우리가 발견하기만 하면 되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나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말들을 하는 건, 정말로 믿기 때문이 아니라, 믿어야 하기 때문에. 그래야 환한 나중은 도래하기 때문에.
-243-244쪽

부곡하와이(폐장) 가는 길
IN 11
1 복미영 팬클럽의 탄생 15
2 그래도 되는 사람 41
3 버리기 아티스트 60
4 열린 엔딩 닫기 북클럽 91
5 이모의 호환성 연구 124
6 부곡하와이(폐장)에 가자 172
7 닫힌 엔딩 열기 북클럽 204
OUT 241
작품해설 248
작가의 말 2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