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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길

김철순 저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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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41614553 / 40쪽 / 400g / 260 x 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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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묵묵한 땅을 닮은 시인의 눈에서 태어나
나비처럼 자유로운 화가의 붓으로 이어지는
동그란 동그란, 『사과의 길』
엄마가 사과를 깎아요
동그란 동그란 길이 생겨요

『만년샤쓰』(방정환 글, 길벗어린이, 1999), 『준치 가시』(백석 글, 창비, 2006) 등 우리 그림책사의 주요한 작품들을 만든 김세현 화가가 그린 『사과의 길』이 출간되었다. 어느 날 찾아온 한 편의 시가 팔랑이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화가를 이 그림책으로 이끌었다. 영감의 원천이 된 작품은 시인 김철순의 「사과의 길」(『사과의 길』, 문학동네, 2014)이다. 자연과 우주를 성찰하게 하는 소박한 일상의 노래를 지어 온 시인 김철순의 꾸밈없는 언어가 깊고 무한한 세계로 향하는 이 길의 이정표가 되었다.

나는 얼른
그 길로 들어가요

탁, 과도가 사과의 표면을 파고들면서 사각, 사각, 동그란 모양으로 늘어지는 껍질. 동그란 모양의 그 길 위로 내가 들어선다. 조그만 두 발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 길 위에서 나를 이끄는 맑은 기운과 연분홍 사과꽃, 벌과 나비를 만난다. 넉넉한 해님과 사려 깊은 비가 아기 사과를 살찌우고, 시간의 보살핌을 받으며 사과는 붉게 영글어 간다. 삼합 장지에 황토와 안료로 바탕을 깔고, 먹의 깊은 검정, 호분의 단단한 백색으로 토대를 올린 뒤 선명한 구아슈로 표현한 사과의 향과 질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가장 전통적인 동양화의 재료로 가장 현재적인 모색을 펼치는 화가 김세현의 정수를 담은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끊임없이 깊어지며 우리 그림책이라는 토양에 아름드리나무로 선 화가, 김세현
그만의 고유하고 단단한 재현을 통해 전해지는 대상의 본바탕

눈을 감아도 보고 있는 듯 선명하게 그려지는 질깃한 사과 껍질의 색과 무늬, 움직였다 멈추고 움직였다 멈춘 자국이 그대로 남은 모양, 금방이라도 물기가 튈 듯한 연노란 살과 물씬 끼쳐 오는 과육의 향기. 『사과의 길』을 따라 이어지는 감각의 연쇄는 경탄을 자아낸다. 하나의 대상에 대한 극진한 묘사를 통해 그 안에 필연적으로 담겨 있는 본질의 조각마저, 어떠한 변형이나 왜곡이 없는 그 모습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듯하다.

어린이 독자에게 세계의 호연과 자연의 신비를 경험하게 해 줄
알맞게 잘 익은 한 권의 그림책

동시 「사과의 길」은 김철순 시인이 밭가에 심은 사과나무 두 그루에서 태어났다. 시인은 사과나무를 심기 전까지는 마트나 과일 가게에 있는 빨간 사과를 보며 주렁주렁 달린 걸 그냥 따 오기만 하면 되는 건 줄 알았다. 그러나 어린 나무가 꽃을 피우고 조그만 열매를 달아 키워 내는 모습을 보면서, 사과도 살아 내고 있구나 하는 감각을 처음 느꼈다. 꽃피던 시절과 태풍 부는 시절을 꾀부리지 않고 통과한 사과의 무르익은 시절을 이 동시에 담았다. 그림책 『사과의 길』은 그 시에서 태어났다. 시가 열어 주는 길을 따라 화가의 붓이 나아가며 춤을 추었다. 이제 이 그림책에서, 책을 통과한 우리들이 태어난다. 잘 익은 사과의 달콤한 맛을 입안에 가득 머금고.

저자의 말

시를 만나 나비 되어 훨훨
붉은 길을 따라 걸었지.
두터운 장지 위에 황톳길을 내고
하얗고 검게 꽃을 피우며
리듬을 만들고 맑은 기운으로
풀어내려 했지.
쓰고, 그리고, 만드는 끝이 없는 길
소걸음으로 걸으며
시를 만나 나비처럼 춤을 추었지.
_김세현

꽃피던 시절도 태풍 부는 시절도 지나고
드디어 마음도 몸도 무르익은
잘 익은 시절이죠.
어떤 삶이든 좋은 시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익은 사과를 보며 깨달았죠.
사과 한 개가 나에게 오기까지
사과가 견딘 수고로운 시간들로
이제 사과는 사과 이상의 사과인 거죠.
_김철순

 

저자 소개

  • 저자 : 김철순

저자 : 김철순

보은에서 나고 자랐다. 1995년 제1회 지용신인문학상을 받았고, 2011년 『한국일보』와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작품으로 시집 『오래된 사과나무 아래서』와 동시집 『사과의 길』 『초록 뱀이 있던 자리』가 있다. 조그만 밭가에 심은 두 그루의 사과나무에서 이 시가 태어났다. 사과의 한살이와 함께 살아 낸 시인의 시간이 동그란 동그란 모습으로 그 속에 쌓여 있다.

 

그림 : 김세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났다. 2004년 한국출판미술상을 수상하였고, 2016년 IBBY 어너리스트에 선정되었다. 작품으로 그림책 『만년샤쓰』 『준치 가시』 『엄마 까투리』, 동시집 『고양이와 통한 날』 『고양이의 탄생』 『사비약 사비약 사비약눈』 등이 있다. 많은 요소들을 제한하고 본질만 남긴 이미지의 강렬한 힘이 사과의 길로 향하는 우리의 시야를 환하게 열어 준다. 가장 전통적인 도구를 가장 첨단의 방식으로 설계하는 화가 김세현의 깊은 모색이 갈피갈피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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