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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2850 / 212쪽 / 276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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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민음사 모던클래식으로 발행되었던 다니엘 켈만의 『명예』가 단행본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독일 전후 문학사에서 유례없는 성공작으로 평가받았던 『세계를 재다』 출간 이후, 독일 문학을 이끌어 갈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은 켈만이 평단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발표했던 이 작품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실험적인 구성을 시도한 소설로, 다니엘 켈만은 소설 『명예』로 세계적인 문학을 이룩했다(《벨트보헤》)는 평을 받았다. 다층적이고 다의적인 이야기들이 완벽한 구조를 이루는 이 작품 속에서, 인물들은 현실과 허구 사이를 오가며, 사소한 우연들이 빚어낸 미묘한 변화로 정체성의 거대한 혼란을 겪는다. 이 작품은 이자벨 클레펠트 감독의 동명의 영화(영어 제목: Glory: A Tale of Mistaken Identities, 2012)로 제작되기도 했다.
다니엘 켈만은 『명예』에 대해 “잊히고, 사라지고, 자신을 잃어 가고, 해체되는 것에 관한 책”이라고 말했다. 세계를 새로 발견하고 인생을 새로 발견하는 것, 한 인생에서 벗어나 다른 인생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간에.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만큼 복잡하고 다층적인 이야기가 또 있을까.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그 결과 나에 대한 정체성을 찾고 규명하는 일도 더 어려워졌다. 거미줄처럼 얽힌 통신 네트워크라는 세계 안에서 나란 존재의 위치와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현실이 가상이 되고, 또 가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에서 꿈속에서 또 꿈을 꾸는 것처럼,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처럼, 내 안의 내가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__임정희 「옮긴이의 말」에서
출판사 리뷰
■ “이야기 속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 이야기가 어디서 끝나고 어디서 시작하는지는 아무도 몰라!”
휴대전화기를 처음 구입한 에블링은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에서 랄프를 찾는 사람들과 거듭 통화하다가 에블링은 돌연 랄프가 되어 보기로 한다. 한편 유명 배우 랄프 탄너에게는 더 이상 전화가 오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 그의 인생을 가로채기라도 한 것처럼. 소설가 레오 리히터는 여자친구 엘리자베스와 라틴아메리카를 방문한다. 그를 위한 행사도 만찬도 모두 권태롭기만 한 레오는 그에게 극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킬 탈주를 꿈꾼다. 레오가 창조한 여주인공 라라 가스파드의 열성팬인 몰비츠는 인터넷 중독자다. 급기야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착란에 빠진 그는 레오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로잘리에는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녀는 스스로 생을 정리하기 위해 스위스의 조력 자살 센터를 찾아가는 길이다. 하지만 그녀는 죽을 마음이 없다. 자신을 창조한 소설가 레오에게 제발 줄거리를 바꿔 자신을 좀 더 살려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부름으로 전쟁의 한복판에서 구급 활동을 하던 엘리자베스는 짐작조차 못한 곳에서 라라 가스파드와 맞닥뜨린다. 순간,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늘 두려워했던 바로 그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한다.
다니엘 켈만의 『명예』는 마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한 이야기에서 주인공을 맡았다가 다른 이야기에서는 조연이나 실루엣으로만 등장하고, 몇 쪽 넘어가면 현실이 가상으로, 가상의 세계는 현실로 판명나기도 한다. 일부 이야기와 등장인물은 현실 또는 가상의 논리적인 경계를 침범하기도 한다. 「로잘리에가 죽으러 가다」 에서는 노부인 로잘리에가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길에 자신을 창조해 낸 레오와 언쟁을 벌이며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레오는 엘리자베스를 모델로 라라 가스파드라는 인물을 만들어 낸 뒤 엘리자베스와 라라 가스파드를 서로 맞닥뜨리게 한다.(두 편의 「위험 속에서」) 「토론에 글 올리기」에서는 몰비츠가 라라 가스파드를 몹시 좋아한 나머지 직접 만나기 위해 레오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아홉 개의 에피소드들은 퍼즐 조각처럼 서로 맞춰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듯 이어지며 연결된다. 끝과 시작은 모호하게 흐려지고 이야기들 사이의 경계를 나눌 수 없게 된다. “마치 텍스트라는 몸뚱이를 얽어매는 신경이 ‘아홉 이야기’ 위로 뻗어 있는 것 같다. 각각의 연결을 해독하는 것이 『명예』를 읽는 가장 큰 즐거움”(《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이다. 다니엘 켈만은 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허구는 평면적이지 않고 다층적이기 때문에, 굳이 이를 의식하지 않고 읽어도 좋지만, 전체적인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소리 7
위험 속에서 24
로잘리에가 죽으러 가다 50
탈출구 77
동양 92
수녀원장에게 답장하다 117
토론에 글 올리기 127
내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며 죽어 갔는지 157
위험 속에서 190
옮긴이의 말 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