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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말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9

보리스 사빈코프 저 | 정보라 역 | 빛소굴 | 2025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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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635513 / 200쪽 / 339g / 125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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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카뮈에게 영감을 준 작가이자 격동의 삶을 살아간 혁명가, 보리스 사빈코프의 『창백한 말』을 빛소굴 세계문학전집으로 개정하여 선보인다. 『창백한 말』은 암살과 혁명의 시대를 온몸으로 겪은 작가 자신의 생애와 내면을 생생히 반영한 작품이다. 사회혁명당의 무장투쟁 조직에서 제정러시아 권력자 암살을 주도했던 사빈코프는 이 소설에서 테러리스트로서의 냉혹한 현실과 인간적 고뇌 사이에서 갈등하는 자신을 등장인물로 그려낸다. 사랑과 폭력, 숭고한 이상과 파괴적 현실의 대비는 도스토옙스키적 깊이를 담아내며, 러시아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창백한 말』은 1900년대 초 러시아제국을 배경으로 긴박한 암살 작전과 미행, 첩보가 전개되는 가운데 각 등장인물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 과정에서 던져지는 폭력의 윤리적 정당성에 대한 질문과 강렬한 실존적 고뇌는 현대 사회가 마주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폭력과 윤리 사이의 딜레마를 날카롭게 조명한다. 사빈코프가 던지는 질문은 단지 역사적 배경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독자들의 내면을 성찰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한다.

 

 

출판사 리뷰

‘폭탄과 권총과 펜’으로 요약된 삶

카뮈에게 영감을 준 작가이자 격동의 삶을 살아간 혁명가,
보리스 사빈코프의 상징적 작품 『창백한 말』

“나는 이 돌로 된 도시에서 이방인이고,
어쩌면 세상 전체에서 이방인인지도 모른다.” (본문)

장동건, 이준호, 김상중 주연의 영화 〈아나키스트〉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너 제2의 사빈코프가 되고 싶다고 했지?” 사빈코프는 당시 많은 혁명가들의 목표이자 이상이었다. 수많은 권력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 절정의 암살 능력과 카뮈를 비롯하여 많은 문인들에게 영감을 준 그의 탁월한 글들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사빈코프가 진정 혁명가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위계적 권력에 대한 그치지 않는 투쟁, 민중의 자유를 믿고 그것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삶. 민중의 이름으로 혁명에 성공한 볼셰비키가 점차 권력 그 자체만을 탐하는 괴물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사빈코프는 약자의 편에, 민중의 편에 서길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바위보단 계란이 되길 택했고, 그래서 그의 삶은 숱한 고난과 고초로 가득했다.

보리스 사빈코프의 『창백한 말』은 작가의 생애와 문학적 지향이 극적으로 교차하는 작품이다. 사회혁명당의 무장투쟁 조직에서 황제 직속 인사 암살을 주도했던 혁명가 사빈코프는 이 소설을 통해 자신의 테러리스트로서의 경험과 내면적 갈등을 깊이 성찰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하인리히, 표도르, 에르나는 그가 혁명 운동에서 실제로 함께했던 동지들을 모델로 하였으며, 특히 등장인물 이반(바냐)은 작가 자신의 분신으로 그려진다. 이반과 에르나의 인간적인 고뇌, 조지가 겪는 윤리적 모순과 고통은 사빈코프가 현실에서 경험한 심리적 충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사빈코프는 숭고한 관념과 폭력의 모순을 도스토옙스키적인 방식으로 대비시켰고, 이러한 입체성이 『창백한 말』을 단순한 정치 소설을 넘어 러시아 문학의 깊이 있는 고전으로 만들었다.


폭력과 구원의 경계에서 길을 잃은 혁명가의 고백
혁명과 암살, 사랑과 죄의식 사이에서 탄생한 걸작, 『창백한 말』

“사랑도 없고 평화도 없고 생명도 없다.
오직 죽음이 있을 뿐이다.
죽음은 왕관이고, 죽음은 가시관이다.“ (본문)

『창백한 말』은 1900년대 초 러시아제국을 배경으로 암살과 혁명이라는 긴박한 사건들 속에 인물들이 얽히며 펼쳐지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주인공 조지와 그를 둘러싼 두 가지 삼각관계(에르나-조지-옐레나, 조지-옐레나-그녀의 남편)는 소설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빠르고 직설적인 문체로 전개되는 암살 계획과 첩보 작전의 디테일은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선사하며, 동시에 인물들이 마주하는 고뇌와 윤리적 질문을 통해 철학적 깊이까지 제공한다. 더불어 요한계시록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종말과 파멸의 어두운 이미지들이 작품 전체에 드리워져 있어 강렬한 분위기와 높은 문학성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창백한 말』은 오늘날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한다. 현대 사회 역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그리고 윤리와 폭력이라는 상반된 개념의 충돌을 끊임없이 경험하고 있다. 사빈코프가 생생히 묘사한 내적 갈등과 고뇌는 시대를 넘어 오늘날의 독자들이 겪는 도덕적 혼란과 실존적 질문에 직결된다. 특히 이 소설은 ‘정의’를 위한 폭력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지, 숭고한 이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내면이 어떻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성찰하게 만든다. 빠른 템포의 서사, 치밀한 인물 묘사, 그리고 강렬한 철학적 질문까지 함께 담고 있는 『창백한 말』은 단순히 러시아 혁명기를 다룬 역사소설의 영역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각자의 내면을 되돌아보도록 하는 문학적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저자 소개

  • 저자 : 보리스 사빈코프
러시아제국 하리코프(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출신의 혁명가이자 작가인 보리스 빅토로비치 사빈코프는 20세기 초 러시아 문학과 정치의 교차점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이다. 그는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에 재학하던 중 사회주의를 접하고 혁명 활동에 들어섰다. 1897년 열여덟 살에 사회주의 활동을 시작한 후 1904년 재무장관 플레베 암살, 1905년 모스크바 총독 세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대공 암살에 성공했다. 그는 모스크바 총독 암살 사건을 비롯한 주요 테러 활동의 전말을 『테러리스트의 수기』에 상세히 기록했다. 1906년 밀정의 밀고로 수감된 그는 탈옥하여 파리로 망명했다. 파리에서 『테러리스트의 수기』를 완성했으며, 1909년 롭신이라는 필명으로 『창백한 말』을 출간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프랑스군에서 종군 기자로 복무했으며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귀국하여 임시 정부의 군사 총지휘관, 국방차관을 역임했지만 정치적 마찰로 인해 제명되었다. 이후 러시아 내전이 발발하자 백군과 함께 볼셰비키의 권력 독점에 맞서 싸웠다. 이 시기 그의 이야기는 소설 『검은 말』로 1923년 파리에서 출간되었다. 1920년에는 소비에트 정부가 폴란드를 침공하자 바르샤바로 가 폴란드를 위해 싸웠다. 그는 1924년 소련 비밀경찰의 함정에 빠져 체포되었고, 이듬해 감옥에서 사망했다. 사빈코프는 혁명가로서의 삶과 문학가로서의 활동을 병행하며, 폭력과 도덕, 신념과 회의 사이의 갈등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테러리스트이자 작가, 이상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였던 그는 오늘날에도 ‘정치적 인간’의 역설을 성찰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역자 소개

  • 역자 : 정보라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영문학과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다. 예일대학교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과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 슬라브어문학과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으며 20세기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을 연구했다. 러시아, 폴란드 문학을 번역하며 SF소설을 쓴다.

목차

창백한 말
1부
2부
3부

역자 해설: 저항하는 지식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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