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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4413592 / 168쪽 / 218g /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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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광복 80년 기념 소설집
다섯 작가가 각자의 시선과 상상력으로 풀어낸 80년 전 그날의 이야기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39번째 책.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섯 작가가 각자만의 개성이 담긴 짧은 소설로 8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본 천황을 모시는 사당인 ‘신사’를 지키는 조선인 소녀(신사를 지키는 소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집안끼리 약속한 혼인을 앞둔 소녀(혼삿날), 차별과 억압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 유학을 꿈꾸는 조선인 학생(잃어버린 미래), 아버지의 극렬한 반대에도 조선 춤에 빠져 최고의 무용수가 되기를 꿈꾸는 일본인 소녀(녹음 속에 날아올라), 일제가 동물원으로 바꿔버린 조선 궁궐에서 동물을 살리려는 조선인 사육사(동물원의 밤).
처한 환경도, 원하는 꿈도 달랐던 다섯 청소년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광복’. 거의 모든 사람이 기뻐하고 감격한 그날 그 순간, 이들에게 그해 여름은 어땠을까?
출판사 리뷰
광복, 해방, 독립…
여느 여름보다 뜨겁고 가슴 벅찼던 그날
1945년 여름이었다
일제강점기를 살던 청소년들에게도 평범한 일상이 있었겠죠.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고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소중한 일상이. 그 가운데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꿈을 좇으며 살아갔을 거예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요.
올해로 광복 8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1945년 8월의 여름 속으로 달려가 보았어요.
- 〈녹음 속에 날아올라〉 작가의 말에서
책 속에서
주위는 또다시 깊이 고요해졌다. 그러나 기요코의 머릿속에선 소용돌이가 치고 있었다.
조선의 해방.
기요코는 단 한 번도 살아 보지 못한 세상이었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지 않고,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만큼 아득했다. 그러나 언니는 먼 하늘의 별을 쫓듯 그것을 찾아다녔다. 그러느라 기요코를 버려두었고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로워졌다. 아무리 아버지가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해도, 기요코는 언니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았다. 끝내 답답한 마음이 목소리를 타고 터져 나왔다.
“해방? 독립? 대체 그게 뭔데? 우리가 언제부터 그런 나라에서 살았다고? 응? 어서 대답해 봐. 당장 일어나서 대답 좀 해!”
- 〈신사를 지키는 소녀〉에서
‘정말 나라를 되찾은 걸까. 혼인도 이제 없어진 거고.’
기다렸던 변화였지만, 그 끝에 남은 마음은 단순하지 않았다. 묶여 있던 끈이 어느새 풀린 듯했다. 답답함이 사라졌는데도, 어쩐지 마음 한편이 허전했다.
정아는 자꾸만 자리를 뜬 아버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창고로 들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걸 확인한 뒤, 가만히 일어나 가게 문을 열었다.
- 〈혼삿날〉에서
‘해방? 항복? 그게, 어떻게….’
학선의 머리를 뚫고 지나가는 생각은 오직 한 가지였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내일 면접은? 설마….’
학선이 손에 쥔 면접문 종이가 부들부들 떨렸다.
학선이 태어났을 때부터 조선은 일본제국의 식민지였다. 학선에겐 일본어가 오히려 모국어였다. 그렇다 해도 ‘조선인’이라는 정체성은 버릴 수 없었기에 다른 조선 사람들처럼 ‘해방의 꿈’을 간직했다. 그러나 그 꿈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현실은 비참했다. 오히려 황국 신민으로 길러져 ‘엘리트 학생 윤학선’이 되는 것이 쉬웠다. 학선의 나라 ‘조선’은 숙명이었지만, 학선의 미래에는 하등 보탬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해방이라니!
- 〈잃어버린 미래〉에서
“무슨 소리야? 리에, 설마 조선에 남겠다는 건 아니지?”
나는 하나코에게 활짝 웃어 보이고는 무대 뒤쪽으로 걸어갔다. 조명 장치를 작동해 불을 켰다. 그리고 천천히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조명 불빛이 교차하며 캄캄하던 무대가 살아났다.
“하나코도 꿈이 있었잖아. 조선 최고의 춤꾼이 되고 싶었다고 했지. 내가 그 꿈 대신 이뤄 줄게. 아니, 우리 함께 이루자. 하나코가 내 스승이자 어머니잖아. 나를 끝까지 이끌어 줘야지.”
나는 양손으로 치맛자락을 잡고 하나코를 향해 깊게 고개를 숙였다. 유일한 관객에게 공연 시작을 알리는 인사였다.
- 〈녹음 속에 날아올라〉에서
“꼼짝 마!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동물들을 함부로 풀어준 게 너였군. 너 같은 조선인들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성하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오카다 주임이 아니었다. 익숙하지만 낮고 차가운 음성에 놀라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가슴 쪽으로 강한 충격이 가해졌다. 흐려진 눈으로 위를 올려다보니 히로키 사육사의 얼굴이 보였다.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걸 보고, 성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동물원의 밤〉에서

신사를 지키는 소녀 고수진
혼삿날 황다솜
잃어버린 미래 강혜승
녹음 속에 날아올라 안효경
동물원의 밤 이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