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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5828108 / 62쪽 / 393g / 260 x 2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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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커다란 고릴라가 작은 초록 공을 응시하는 표지 그림과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숲속을 헤매는 화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점점 더 깊은 내면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된다.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 그리고 글과 어긋나는 그림은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모두가 초록색 공을 본 적 없다고 말하지만, 그림 속 동물들은 분명히 그 공을 바라보거나 뒤쫓고 있다. 그렇다면 초록색 공은 대체 무엇일까?
화자가 만나는 동물들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빈자리를 찾는 부엉이, 자신을 들여다보는 가젤, 허물을 삼키는 뱀, 가면을 쓴 사슴은 모두 화자의 감정과 내면을 상징한다. 사회의 기대에 맞추려 애쓰고, 불안과 욕망을 감추거나 드러내는 등,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복잡한 마음의 조각들이다. 이들의 모습은 ‘진짜 나’를 찾고자 하는 여정과 맞닿아 있다.
《밤버스》와 《안녕 파라다이스》를 통해 우리 내면에 깃든 고민을 깊이 있게 그려 온 배유정 작가는 이번 신작 《초록색 공을 본 적 있나요?》에서 독자에게 질문을 건넨다. 그리고 이 물음은, 후반부에 이르러 “당신이 정말로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더 깊은 질문으로 확장된다.
긴 여정을 지나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초록 공을 찾는 여정이, 다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진짜 나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매 장면 펼쳐지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들과는 반대로 책은 외롭고 초라하고 못난 모습일지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고 품을 때 비로소 진짜 자신을 찾고, 사랑할 수 있다는 응원과 위로를 건네며 강렬한 울림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