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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

최나현, 양소영, 김세희 저 | 오월의봄 | 2025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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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8731479 / 320쪽 / 416g /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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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삶이 광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다”

탄핵 광장에 선 청년 여성들
‘우리’가 살아온 삶, ‘우리’가 바라본 세계

청년 여성은 왜 광장에 나오는가? 이 질문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답’이 아닌 ‘경청’인지도 모른다. ‘청년 여성이 왜 광장에 나오는지’는 그들의 발화를 통해 온전해질 수 있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경험 속에서 오롯이 이야기될 수 있다. 그리하여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는 때로는 ‘딸’로, 때로는 ‘2030 여성’으로, 때로는 ‘응원봉 부대’로 호명되곤 하는 여성 시민의 광장 경험과 내밀한 삶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한다.

청년 여성은 지난 10여 년간 이미 진지를 구축해왔다. 마치 12.3 계엄의 밤 이후 뚝 떨어진 존재마냥 이곳저곳에서 호들갑스럽게 묘사되고 분석됐지만, 이들은 언제나 여기에 있었다. 가장 낮고 가장 춥고 가장 소외된 곳에. 듣지 않으려는 자들이 있었을 뿐, 이들은 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에 분개하며 거대한 추모 물결을 일으켰고, 낙태죄 폐지를 위해 검은 옷을 입고 시위에 나섰으며, 불법촬영물 편파 수사를 규탄하기 위해 혜화역에 집결했다. ‘페미’ 낙인과 사상 검증, N번방과 딥페이크 성착취물 등 일일이 열거할 수조차 없는 무수한 사건들이 삶을 박살 낼 때도, 서로를 돕고 지지하며 함께 싸우는 법을 배웠다.

이 책을 기획하고 쓴 세 명의 저자들은(최나현, 양소영, 김세희) 여기저기 넘쳐나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뒤로하고 직접 그 여성들을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들은 것을 가능한 한 풍성하게 기록하고 다듬어 인터뷰이 한 명 한 명의 생애를 눅진히 담아냈다. 각자의 자리에서 쏟아져 나온 그 이야기는 납작한 호명들에 갇히지 않는 여성들의 면면과 시간을 보여준다. 남태령과 한강진에서 추위를 견디며 밤을 새우던 절박함 안에는 ‘성차별주의자 대통령 윤석열’을 견뎌온 시간이 담겨 있었고, 장애인 이동권 집회와 비정규직 노동 투쟁 현장으로 달려가는 연대의 마음에는 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투영되어 있었다.

총 13명의 청년 여성들(이민지, 김소결, 최혜수, 김예지, 윤혜경, 이채현, 노정현, 한준아, 김유진, 김희승, 조은영, 소진희, 신이서)이 이 책의 여정에 기꺼이 함께해주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시국선언을 한 1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골고루 섞여 있고, 자신을 퀴어로 정체화하는 이들도 있다. 지역도 경기, 대구, 부산, 서울, 인천, 충남 등으로 다영한데, 애초 비수도권 출신인 이들을 우선하여 섭외하고자 했다. “‘여성’이 지워지는 문제만큼 ‘비수도권 여성’의 경험이 세상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는 문제 역시 중요해서였다.” 이들의 이야기가 백날 지워지더라도, 이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늘 여기 우리 곁에 존재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저자의 말

김세희의 말
2030 여성은 늘 정치에서 지워져왔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는 '캐스팅보트'로 불렸고, 이번 선거철에도 또다시 소환되겠지요. 왜 우리는 늘 위기의 순간에만, 그것도 투표용으로만 호출되는 걸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다짐했습니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지워지나."
우리는 잊히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기성 정치의 틀로는 우리를 담을 수 없습니다. 더는 누구의 시선도 아닌, 우리의 시선으로, 2030 여성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광장에는 이미 다음 세대를 이끌 이들이 서 있습니다. 제가 만난 여성들은 생색도 내지 않고 집회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에 있습니다. 누구보다 이 나라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는 다음 정치적 주체를 이해하고 싶은 정치인을 위한 필독서이자, 기성의 시선에 대한 또렷한 저항의 기록입니다. 다시 만날 세계, 함께 펼쳐보시겠어요?

양소영의 말
내란성 불면에 시달리는 밤이 길어졌어요. 폭설을 맞으며 광장을 지키는 사람들, 남태령에서 밤을 새는 사람들, 시위 현장에서 수상하게 신나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SNS로 지켜봤습니다. 그 사람들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들처럼 거리에 나가서 만 보 이상 걷는 날은 꿀잠을 잤습니다. 인터뷰이들을 만나면서는 이 시국에 무려 행복하기까지 했어요.
이 책은 '너무 마음 쓰지 마라', '조금 멀리 떨어져서 봐라' 하는 걱정 어린 말들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고집 센 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행동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책을 펼치면 비로소 '딸'이 아니라 '시민'의 모습이 보일 겁니다. 이제 우리를 똑바로 보세요.

최나현의 말
드디어 탄핵 선고일이 4월 4일로 정해졌습니다. 선고일 하나에 울고 웃게 될 줄은 결코 상상하지 못했는데, 우리가 지난 4개월 도대체 어떤 싸움을 해 왔던 것일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책은 광장에 선 여성의 목소리를 제대로 기록하겠다는 의지로 출발했습니다. 인간은 곧 남성인 역사 속에서, 여성의 자취는 언제나 흐릿하게만 존재했었으니까요. 이 책을 통해 크게 한 번 목소리 내보리라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책을 끝내고 나니, 이상하게도 이 책은 그저 시작점에 불과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겪은 많은 일들을 담기에 이 책은 너무나도 작으니까요. '탄핵 이후' 에는 우리가 지나온 날들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기를 바랍니다. 그곳에서 말들이 서로 이어져 역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이어줄 다른 책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집자의 말

모두를 경악케 한 12·3 내란의 밤 이후, 계속되는 우울과 불면으로 지쳐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책(인터뷰집) 제안을 하나 받았습니다. 꽤 긴 메일이었는데, 미처 다 읽기도 전에 '이 책은 반드시 하게 되겠구나', '또 일을 벌이게 되겠구나'라는 강한 직감이 들었지요. 이 제안에 유독 눈길이 갔던 건, 청년 여성들의 집회 참여에 대한 상찬('2030 여성의 발견', '응원봉 부대' 같은 호명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은 딱 거기까지가 아닌가 싶어요. 그냥 '우와, 여성이 많다!'에 그치는. 여성이 왜 압도적인 정치적 주체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껴요. 다시 한번 대상화되는 느낌이랄까요?'(저자의 메일)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라는 제목도 저를 흔들었습니다. 사실 제 마음 깊은 곳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비집고 올라왔었거든요. 청년 여성은 언제나 여기에 있었는데, 왜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인 것처럼 이야기될까. 막상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는 않으면서, 탄핵 집회 현장에서 밤낮없이 힘쓰는 이들의 노고를 제대로 조명하지는 않으면서 몇 마디 간편한 단어나 호들갑스러운 감탄사로 청년 여성들을 칭송하는 언설들이 어딘가 공허하게 느껴졌던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 아주 근사한 제목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역시 청년 여성의 목소리를 '백날 지우는'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여기에 저항하는 저자와 인터뷰이, 그러니까 우리 청년 여성들의 '실천'입니다. 스스로를 '무명'으로 소개하는 3명의 저자들이 직접 마이크를 만들어 또 다른 '무명'인 13명의 인터뷰이들에게 쥐여주었고, 그들이 들려준 것을 풍부하게 기록했습니다. 단순한 집회 참여 경험이 아닌, 청년 여성 한 명 한 명의 눅진한 생애사로. 그러니, 이들의 '시간'과 '궤적'을 충분히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프로젝트를 기획해주신 저자분들, 그리고 소중한 시간을 내어 기꺼이 함께해주신 인터뷰이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백날 지워졌던 이들의 이야기에 감응해주실 독자분들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임세현

책 속에서

'언론과 학계 등 여기저기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지만, 정작 여성들의 얼굴은 또렷해지지 않았다. 여성의 목소리가 없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치켜세워지는 일만으로는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은 여성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직접 말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다. 여성 개개인의 삶이 광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나와 친구들, 그러니까 '2030 여성'인 우리가 직접 나서 여성들에게 묻기로 했다. 우리는 스스로 마이크를 만들어 우리가 만난 여성들에게 쥐여주었다.'
―〈서문〉 중에서

'현장에 나가서 활동가분들 만나면서 연대라는 것 자체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좋은 의미로 침범을 하는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민지의 이야기 중에서

'여성들이 엄연한 정치적 주체로 조명된 적은 거의 없었죠. 그래서 지금 이 변화가 더 의미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응하고, 기록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우리가 이 시대의 중요한 목소리라는 걸 분명히 남기고 싶거든요.'
―김소결의 이야기 중에서

'연대투쟁호를 만들면서 세월호 생각이 많이 났어요. 세월호는 사람을 죽이는 배였는데, 저는 어떻게 보면 사람을 살리는 배를 만들고 있는 거였으니까.'
―최혜수의 이야기 중에서

'탄핵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여러 시위에 최대한 참여해보자 싶어요. 윤석열 탄핵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지난 수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각자의 투쟁이 있었더라고요. 대통령 한 명 없어진다고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으니까, 싸움은 계속될 거잖아요.'
―김예지의 이야기 중에서

'우리는 청소년이라는 위치에 서서, 우리와 같은 약자들과 대화하고 싶다. 우리는 막연한 미래가 아닌 살아 있는 현재에 관해 말하고 싶다. 겁내지 않아도 된다. 함께할 때, 우리는 그 무엇보다 큰 목소리를 가진다. 그 무엇도 거스르지 못할 연대의 파도가 되어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다.'
―예문여고 시국선언 3인방 윤혜경·이채현·노정현의 이야기(청소년 시민대회 마무리 선언 〈당신의 뒤에 내가 있고, 나의 뒤에 당신이 있을 것이다〉) 중에서

'집회에서 학생들을 만나면,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동시에 들어요. 본인들은 투표권이 있었던 것도 아니잖아요. 지금의 정치 상황에 대한 책임이 전혀 없는데도 거리로 나와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까요.'
―한준아의 이야기

'저는 탄핵 광장으로 파생된 다양한 연대 활동들을 긍정적으로 봐요. 동덕여대나 전장연 시위에 시민들이 많이 가는 모습들이요. 한 번 각성한 시민이라면 그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김유진의 이야기

'어린 트랜스젠더 친구들에게 우리 나름의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나 커뮤니티가 되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남들의 삶을 모방하고, 남들의 삶을 선망하는 형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공간요. 광장을 보면서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정말 더 열심히 조직화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어요.'
―김희승의 이야기

 

저자 소개

  • 저자 : 최나현, 양소영, 김세희

저자 : 최나현

페미니스트. 여자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사랑한다. 부산대학교 여성연구소에서 페미니즘 교양 수업을 하고 있다.

 

저자 : 양소영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살고 있는 페미니스트. 성평등을 지향하지만 부산양성평등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저자 : 김세희

부산 어딘가에서 적당히 살아가는 중. 낮엔 법무법인에서 마케팅을 하고, 밤엔 이런저런 생각을 낙서처럼 적는다. 잠과 수영을 좋아하고, 여자들의 이야기엔 늘 마음이 쏠린다.

목차

서문
우리의 목소리를 읽어라

첫 번째 이야기: 이민지
연대는 아름다운 침범

두 번째 이야기: 김소결
TK의 콘크리트는 TK의 딸이 부순다

세 번째 이야기: 최혜수
사람을 죽이는 배에서 사람을 살리는 배로

네 번째 이야기: 김예지
집회에서 내 편을 봤어요

다섯 번째 이야기: 윤혜경·이채현·노정현
학생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예문여고 시국 선언 비하인드)

여섯 번째 이야기: 한준아
집회에 최적화된 인재, 페미니스트 덕후 영어 교사

일곱 번째 이야기: 김유진
평범한 술집 여자의 자유발언 비하인드

여덟 번째 이야기: 김희승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조직화해야겠구나

아홉 번째 이야기: 조은영
치유하는 저항, 광장의 간호일지

열 번째 이야기: 소진희
촛불 들던 소녀에서 탄핵 집회를 이끄는 활동가로

열한 번째 이야기: 신이서
수다 떨기도 연대의 방법이라면

에필로그
열두 번째 이야기(집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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