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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7902931 / 148쪽 / 207g / 104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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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2 종합 86위 | 2025/2 소설 19위 | 현재 종합 86위 | 현재 소설 71위 | Top100 : 1주

- 2025/2 오늘의 책
반디앤루니스 리뷰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네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네 번째 소설선, 예소연의 『영원에 빚을 져서』가 출간되었다. 2024년 4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한 친구의 실종 소식으로 시작되는, 캄보디아 해외 봉사단으로 같이 떠났던 세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사라진 친구를 찾는 과정에서 두 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기억만으로 타인의 삶에 어떤 형태를 부여했던 그들의 과거를 소환시켜 지난 삶의 오류들을 되짚어봄으로써 서로에 대한 참다운 이해와 연민을 갖게 된다. 공감을 통한 삶의 진정성을 발견하는 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상실은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극복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공감은 분명 타인과 나를 이어주지만, 그 확장의 범위는 내 시야와 마음의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 소설은 이러한 한계를 문제 삼으며, 우리의 상상력과 공감이 어떻게 ‘나’ 혹은 ‘우리’의 한계를 넘어 “영원”에 닿을 수 있는지 묻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공허하고 추상적인 당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은 내 일과 남의 일, 가까운 것과 먼 것, 현재와 과거의 관성적 구분을 흐리면서 그것들이 결코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려 한다. 현재의 사건과 과거의 사건이, 가까운 슬픔과 먼 슬픔이, 개인의 번민과 집단적인 애도가, 자국의 참사와 외국의 참사가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 베를 짜듯 엮인다.
―이희우, 「작품해설」 중에서
저자의 말
『영원에 빚을 져서』는 실종된 친구를 찾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라진 사람의 흔적을 떠나 비로소 서로가 서로에게 연루된 존재임을 알게 되는 이야기이죠. 연루되는 일은 불가항력이지만 연루된 모든 존재를 놓치지 않고 톺아보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잠깐이라도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일을 계속해서 해나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차창 너머 말간 하늘을 바라볼 때, 새가 아주 높이 날고 있을 때, 앞으로는 강건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할 때…… 저는 마음속으로 죽은 사람을 호명합니다. 그래야 산 사람도 살고 죽은 사람도 산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점점 더 희미해지겠죠. 그래도 끝끝내 붙잡고 있어보려고 합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속에서
“란아.”
“어떡해?”
“찾아야지.”
“석이를?”
“응, 석이를.”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매달리는 것. 출구 없는 불행에 몸을 던지고 보이지 않는 희망에 마음을 내맡기는 것. 그것이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
-12-13쪽
그때까지도 우린 전혀 몰랐다. 온종일 배가 침몰하는 과정을 생중계로 보며 처음 경험해보는 끔찍한 무력감을 느끼게 될 줄은. 나아가 배가 끝끝내 믿기지도 않게 침몰한 뒤 수많은 학생들이 다 신 돌아오지 못하게 될 거라고는. 그 한 주 동안 우 리는 간간이 설마, 사실일까, 아닐 거야를 각자 중얼거렸다.
-33쪽
“얘들아, 누구를 섬긴다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얘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싶어 내가 잠시 고민하는 사이 혜란은 한국에 있는 애인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종이 주인을 섬기는 거지.”
“그래? 그것 말고 다른 건 없을까?”
나는 고민 끝에 조금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뭔가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두 손이 떠올라.”
“두 손?”
“그러니까, 너희들이 신을 섬기듯이 말이야.”
-45쪽
우리는 함께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참 세상일이라는 게 신기하다고, 전혀 신을 믿지 않을 것만 같던 사람이 신을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석이가 건조하게 대답했다. 믿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고. 죽은 사람이 좋은 곳에 간다고 믿어야만 산 사람이 살 수 있는 거라고. 나는 그 말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다
-93쪽
그 당시 우리는 상실을 다루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누구와도 그런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다만, 그냥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만을 꼭 쥔 채로 부디 그 사람의 마음이 크게 다치지 않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러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절실한 만큼 쉬쉬하기에 바빴다. 훗날의 관계를 위해서는 우리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됐음을 그때는 몰랐다.
-110쪽
왜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의 흔적을 필사적으로 지우려고 할까. 또 어떤 죽음은 거룩하게 포장되고 어떤 죽음은 조용히 잊힌다. 그것이 과연 단순한 우연에 불과한 걸까? 나는 다시 한 번 내가 경험했던 그 거대한 상실을 떠올렸다. 엄마의 죽음. 나는 엄마의 죽음을 통해 갈라지고 쪼개지고 으깨지고 녹아내렸다.
상실은 극복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수많은 상실을 겪은 채 슬퍼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거고 그것은 나와 관계 맺은 이들에게까지 이어질 것이다
-112-113쪽

영원에 빚을 져서 9
작품해설 128
작가의 말 1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