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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초판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9

다자이 오사무 저 | 임지인 역 | 올리버 | 202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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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130810 / 148쪽 / 192g / 140 x 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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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반전 없이 절망으로 치닫는 데카당스 문학의 걸작
위선과 가식의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비추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석 장의 사진 속에 박혀 있는 그는 하나 같이 불가사의한 느낌을 주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괴이한 남자다. 그 남자, 요조는 이질적 기질의 소유자로, 어릴 적부터 뭔가 다른 자신을 들여다보며 날마다 혼란스러워한다. 남들과 다른 그 무엇 때문에 커지는 소외감, 단절감에서 벗어나고자 그는 무던히 애쓴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행위는 광대 짓이다. 그는 유머와 냉소의 가면을 뒤집어쓴 채 그렇게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긴다. 그가 ‘남부끄러운 적이 많은 일생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이유다. 그는 날이 갈수록 인간을 두려워하고 인간 무리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 채 혼란과 좌절 속에서 방황한다. 그는 술, 담배, 매춘부에 의지하다가 급기야 자살 시도를 하고 약물에도 손을 대며 자꾸만 파멸적인 삶으로 자신을 내몬다. 결국 정신 병원에 갇히면서 그는 스스로 체념한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라고. 수개월의 입원생활 후 그는 진정한 폐인이 된 채로, 인생에는 불행도 행복도 없으며 모든 것은 단지 지나갈 뿐이라고 말하면서 마흔 살 이상으로 보이는 자신의 스물일곱 인생 이야기를 마친다. 훗날 그의 이야기 속 마담으로 추정되는 여자는 그를 순수하고 자상한, 하나님처럼 착한 아이였다고 회상한다.

이야기 속에서 시종일관 ‘인간의 세상살이’라는 걸 통 이해하지 못한 채 겉돌기만 하는 그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낯설지 않은 이유는 위선과 가식의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습이 어쩔 수 없이 겹쳐 보이기 때문 아닐까.

 

 

출판사 리뷰

인간에 대한 절망, 비극적 자기 파괴로 엮어낸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

우리 모두의 인간적 초상, 그 절망의 카타르시스
요조, 우리의 혐오와 우리의 자책을 대변하다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자 일본 데카당스(퇴폐주의) 문학의 대표작인 《인간 실격》은 ‘나’라는 인물이 쓴 서문과 후기, ‘요조’라는 인물이 쓴 수기 세 개로 이루어져 있다. ‘나’를 통해 석 장의 사진으로 묘사된 ‘주름투성이의 도련님’ 같은 어린 시절의 그, ‘섬뜩함이 느껴지는 이상한 미남’ 같은 학생 시절의 그, ‘기분 나쁘고 불길한 냄새를 풍기는’ 성인 시절의 그 요조는 자기모순과 자기혐오에 휩싸인 회피형 인간이다.

‘남부끄러운 적이 많은 일생’을 살아온 요조는 인간을 두려워하고 인간 무리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 채 광대 짓으로 자신과 남을 속이며 ‘별종’인 자신을 처절히 은폐한다. 인간의 세상살이라는 걸 도통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과 좌절 속에서 방황하던 그는 술, 담배, 매춘부에 의지하다가 급기야 자살 시도를 하고 약물에도 손을 대며 이른바 ‘인간다운 길’에서 벗어나 파멸적인 삶으로 자신을 내몬다. 결국 정신 병원에 갇히면서 그는 스스로 체념한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자기모순과 자기혐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절망 속에서 존재 이유를 따져 물으며 인간의 부조리와 고독을 집요하게 건드리는 이 문제적 소설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 우리의 인생 또한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요컨대 이 소설은 우리의 비극적 초상으로서 절망의 카타르시스를 가슴 시리게 안겨준다.

책 속에서

정말이지 자세히 보면 볼수록, 그 아이의 웃는 얼굴에는 어쩐지 종잡을 수 없는 거북하고 으슥한 기운이 서려 있다. 애초에 그건 웃는 얼굴이 아니다. 이 아이는 조금도 웃고 있지 않다. 그 증거로 이 아이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서 있다. 인간은 주먹을 꽉 쥐면서 웃을 수 있는 족속이 아니다. 원숭이다. 원숭이가 웃는 얼굴이다. 그저 얼굴에 추비한 주름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주름살 부자 도련님’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하여간 괴상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불결하고 괜히 사람을 벌컥 화나게 하는 표정의 사진이었다. 나는 이제껏 이토록 불가사의한 표정을 짓는 아이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 「서문」 중에서

남부끄러운 적이 많은 일생이었습니다.
저에게 인간의 삶이란 가늠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첫 번째 수기」 중에서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더 알 수 없어졌고, 혼자만 아주 별난 사람인 듯 느껴져 불안과 공포에 바들바들 떨 뿐입니다. 저는 주위 사람과 대화를 거의 나누지 못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묘안이 광대였습니다. 그건 인간에 대한 저의 마지막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인간을 아무래도 떨쳐버릴 수 없었나 봅니다. 그렇게 저는 이 광대라는 한 가닥 연결 고리로 간신히 인간과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늘 웃는 얼굴을 만들면서도 속으로는 필사적으로, 그야말로 천 번에 한 번 성공할까 말까 하는 위기일발의 진땀 빼는 서비스였습니다.
--- 「첫 번째 수기」 중에서

저는 일부러 최대한 엄숙한 얼굴로 에잇! 하고 외치면서 철봉을 향해 돌진해 그대로 멀리뛰기를 할 때처럼 앞으로 날아가서 모래밭에 쿵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모두 계획된 실패였습니다. 예상대로 모두의 웃음거리가 됐고 저도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바지에 묻은 모래를 털고 있는데 언제부터 그곳에 와 있었는지 다케이치가 제 등을 쿡쿡 찌르며 나직하게 속삭였습니다.
“시늉이네, 시늉.”
저는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일부러 실패한 사실을 다른 사람도 아닌 다케이치에게 들킬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세상이 순식간에 지옥의 맹렬한 불에 휩싸여 타오르는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한 듯하여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발광할 것만 같은 기분을 필사적으로 억눌렀습니다.
--- 「두 번째 수기」 중에서

비합법. 저는 그게 어렴풋이나마 즐거웠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놓였습니다. 세상의 합법이라는 것이 되레 무섭고(그것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막강한 힘이 느껴집니다) 그 장치가 수수께끼처럼 느껴져, 뼛속까지 추위가 스미는 창도 없는 그 방에 도저히 앉아 있을 수 없어 비록 밖이 비합법의 바다일지라도 거기에 풍덩 뛰어들어 헤엄치다 죽음에 이르는 편이 저로서는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았습니다.
--- 「두 번째 수기」 중에서

“시게코는 하나님한테 무얼 달라고 할 거야?”
저는 자연스레 화제를 돌렸습니다.
“시게코는 있지, 시게코의 진짜 아빠를 갖고 싶어.”
흠칫 놀라 어질어질 현기증이 났습니다. 적. 내가 시게코의 적인지 시게코가 나의 적인지, 아무튼 이곳에도 나를 위협하는 무서운 어른이 있었구나, 타인, 불가사의한 타인, 비밀 가득한 타인, 시게코의 얼굴이 별안간 그리 보였습니다. 시게코만은, 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 자도 ‘불시에 등에를 때려죽이는 소의 꼬리’를 지니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그 뒤로 시게코조차 겁이 났습니다.
--- 「세 번째 수기」 중에서

세상이란 대체 무얼 뜻하는 걸까요. 다수의 인간을 뜻하는 걸까요. 어디에 그 세상이라는 실체가 있는 걸까요. 여하튼 강하고 엄격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여기며 여태 살아왔는데, 호리키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불현듯 “세상이란 게 너잖아” 하는 말이 파르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의 화를 자초하고 싶지 않아서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그건 세상이 용서하지 않을 거야.’
‘세상이 아니겠지. 네가 용서하지 않겠지.’
‘그런 짓을 하면 세상에 큰코다칠 거야.’
‘세상이 아니겠지. 너겠지.’
‘머잖아 세상에서 매장당할 거야.’
‘세상이 아니겠지. 매장하는 건 너겠지.’
--- 「세 번째 수기」 중에서

이제 저는 죄인은 고사하고 미치광이였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절대 미치지 않았습니다. 한순간도 미쳤던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아, 미치광이는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즉 이 병원에 들어온 사람은 정신 이상자, 들어오지 않은 사람은 정상인이 되는 모양입니다. 신에게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입니까. 호리키의 그 불가사의한 아름다운 미소에 저는 울었고, 판단도 저항도 잊은 채 차에 올라타 이곳으로 끌려와서는 미치광이가 되었습니다. 곧 여기서 나가더라도 저는 역시 미치광이, 아니, 폐인이라는 각인이 이마에 찍히게 될 겁니다.
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 「세 번째 수기」 중에서

지금 저에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다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껏 아비규환으로 살다시피 한, 소위 ‘인간’ 세상에서 단 하나 진리처럼 느껴진 건 그것뿐입니다. 다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저는 올해로 스물일곱이 됩니다. 흰머리가 부쩍 늘어 사람들 대부분은 저를 마흔 이상으로 봅니다.
--- 「세 번째 수기」 중에서

“울었나요?”
“아니, 울기보다는…… 글렀지, 인간도 그렇게까지 되면 다 글렀지.”
“그로부터 십 년, 그렇담 이미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건 당신에게 감사의 표시로 보냈겠지요. 조금 과장되게 쓴 듯한 부분도 있는 것 같지만, 그나저나 당신도 제법 피해를 본 것 같더군요. 만일 이게 다 사실이라면, 그리고 내가 이 사람 친구였다면 마찬가지로 정신 병원에 끌고 갔을 겁니다.”
“그 사람 아버지가 나쁜 거예요.”
마담이 무덤덤하게 말했다.
“우리가 아는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가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으면, 아니, 마셔도…… 하나님처럼 착한 아이였어.”
--- 「후기」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다자이 오사무
본명은 쓰시마 슈지. 1909년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935년 소설 「역행(逆行)」을 발표하며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지만 차석에 그치고, 당시 심사를 맡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논쟁을 벌인다. 1936년 감각적 문체와 실험적 기법을 유감없이 발휘한 첫 작품집 『만년(晩年)』을 펴내며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이듬해 자살을 시도하나 미수에 그치고, 1938년 중매로 결혼한다. 그 후 다자이 오사무는 「달려라 메로스(走れメロス)」, 『쓰가루』, 『옛이야기(お伽草紙)』 등 연이어 걸작을 발표하며 빼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와 저력을 보여 준다.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 대전에서 패망한 뒤, 그의 작품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열렬히 지지받는다. 1947년 영락한 화족의 삶을 그린 『사양(斜陽)』으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르고, 마침내 1948년 『인간 실격(人間失格)』을 완성한다. 그러나 같은 해 다자이 오사무는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다마강 수원지에 투신, 서른아홉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일본의 기성 문단에 신랄한 비판을 가한 「여시아문(如是我聞)」은 작가 사후에 출간되었다.

역자 소개

  • 역자 : 임지인
일본 동경외국어대학원에서 언어문화 일본근대문학을 전공했다. 주요 역서로 《오늘은 아무래도 케이크》, 《마들렌과 피낭시에 실험실》, 《슈크림의 아이디어와 기술》, 《프랑스 전통 과자 백과사전》,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치즈》, 《파스타 다이어트》, 《비커 군과 교과서 친구들의 수상한 과학책》, 《딱 한잔하려고 했을 뿐인데》, 《쿠마오리 준 일러스트레이션 메이킹 & 비주얼 북》, 《쉽게 배우는 고양이 가정의학》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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