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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497036 / 192쪽 / 250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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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는 많은 추억을 물리적 공간에 빚지고 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곳들에 대해
하루에도 신상 카페가 수십 개씩 생겨나고 사라지는 시대, 예고도 없이 문을 닫은 가게를 보며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래도록 한곳을 지키고 있는 가게를 보면 어쩐지 고마운 마음이 든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거라는 믿음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위안은 생각보다 크다.
노포에 대한 저자의 애정도 자꾸만 사라지는 단골 가게들에 대한 아쉬움에서 시작되었다. 겨울이면 석화를 만 원에 팔던 경리단길의 횟집, 그가 일했던 가회동의 투고커피와 광화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지오리꼬, 서교동과 망원동의 카페들과 좋아했던 빈티지 숍과 종로의 피아노 거리와 서울극장과 단성사… 한 시절의 배경이 되어 주었던 공간들이 이제는 기억 속에만 남았다. 그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무언가를 지켜 내는 건 생각보다 더 외롭고 고된 싸움이라는 것”도. 그래서 그는 오늘도 노포로 향한다. 산책 코스의 마무리로 들르는 책방 <풀무질>이 앞으로도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갈 때마다 책 한 권씩을 사서 나오고, 이제는 더 맛있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많이 알지만 옛 친구와 계속 <뽐모도로>를 찾고, 오후 9시면 손님을 내쫓는 칵테일 바 <다희>에 과자 한 봉다리를 사서 놀러 가고, 노가리 골목의 원조를 응원하고자 투쟁 중인 <을지OB베어>의 현장을 찾는다.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종이 잡지를 만드는 에디터였다가 이제는 편지 쓰는 법을 따로 배워야 할 정도로 편지가 생소하다는 시대에 편지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 김기수가 노포에 마음이 쏠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같기도 하다. 그는 가치 있다고 여기는 무언가를 기꺼이 지키려는 사람이 아닐까. 새것의 말끔함과 편의성도 좋지만 오래된 것의 풍요로운 정서가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게 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만 무턱대고 오래된 것을 추앙하려는 무신경한 태도는 경계한다. 저자가 사랑하는 노포는 단순히 오래된 곳이 아니라 긴 시간 쌓아 온 단단한 무엇이 하릴없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변함없는 국물 맛을 내기 위해 몇 시간이고 불을 지핀다는 100년 넘은 설렁탕집처럼.
함께 나이 들어 가는 가게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
단골 가게가 언제까지고 같은 자리에서 나를 반겨 준다면 좋겠지만, 모든 게 빠르게 교체되는 한국 사회에서 지금 내가 즐겨 찾는 곳이 나와 함께 나이 들어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래된 친구 같은 공간을 자꾸만 떠나보내는 일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걸까. 그런 점에서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이 유독 종로에 모여드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들만의 아지트는 빠르게 줄어들 테니까.
“노인들이 종로를 찾는 이유야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강력한 하나를 꼽자면 동질감이 아닐까. 이마에 팬 주름이, 색을 잃은 홍채가, 손에 쥔 지팡이가 어색하지 않은 공간. 나와 비슷한 사람이 모여 있고, 그래서 탁한 목소리를 높여 웃고 떠들어도 이상할 것 없는 곳. 젊은이에게는 그런 곳이 아주 많지만, 서울에 사는 노인에게는 어쩌면 종로뿐일지 모른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되지 못하더라도 노인을 위한 동네 하나 정도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130쪽)
함께 세월을 보낸다는 건 서로의 증거가 되는 일일 테다. 그러므로 함께 나이 들어 가는 가게가 많을수록 우리는 “조금 덜 외롭게 늙을 수 있을 것”이다. 노포 많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지켜야 마땅한 노포에 대해, 다음 세대의 노포가 되었으면 하는 곳들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한참이 지나도 유효할 우리들의 사랑을 위해.
죽기 전에 한 가지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숙련된 뱃사공이 되는 길
And Just Like That…
누구도 아닌 나를 생각하는 마음
굴을 싫어하던 소년
취미는 노포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어른들의 원더랜드
사랑과 존경을 담아
이모, 아무거나 주세요
계절을 기억하는 법
어쩌면 인류의 희망
여전해서 다행인 것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기억에 없는 추억의 맛
시간을 흐르지 않게 가둬 놓는 법
노포를 지켜야 한다는 믿음
자잘한 모래알 같은
너 내 동료가 돼라
그래도 가끔은 옛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