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91196708283 / 560쪽 / 728g / 152 x 22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조아란, 권희, 이정윤
-
나태주
-
정홍칼리
-
폴 칼라니티
- 15,120
- 16,650
- 10,800
- 17,820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따르르릉.’
“네, 녹취 사무소입니다.”
“야! 사장 바꿔!”
웬 남자가 다짜고짜 신경질을 내며 반말을 했다. 거기서부터 딱 감이 왔다. ‘진상 지구인’이 납신 거다.
“네, 전데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이 녹취록 네가 쓴 거야?”
“뭘 보고 그러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사무실 직인이 찍혀 있다면 그렇겠죠. 근데 왜요?”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내가? 네가 봤어?”
이런 일은 종종 있다. 분명히 녹음된 내용대로 기록한 건데 자기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거다. 녹음 파일만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지만, 이런 사람들은 확인해 볼 생각도 안 한다. 자기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거다.
수화기 너머 그 진상 지구인은 내가 아무리 차분하게 설명해도 말이 안 통했고, 내 고막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악만 써댔다. 결국 나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따르르릉.’
뻔하다. 조금 전의 그자다. 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전화를 다시 건다. 아직 분풀이를 덜 했다는 거다.
“야! 왜 전화를 끊어?”
또 받자마자 거친 말부터 나왔다. 목소리는 또 왜 그렇게 큰지,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줄 알았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사람은‘진상 중의 진상’이었다. 진상계의 챔피언이란 말이다. 지금까지 이런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
“이참에 네 장기들, 간이랑 허파랑 콩팥이랑 다 떼 줄까?”
이게 대체 뭔 소린가? 혹시 장기 밀매범이라도 되는 건가? 내가 잠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전화기에서는 또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이 등신아! 너 이거 누가 시켰냐고? 제대로 안 불면 네 장기 몽땅 빼 버린다! 알아들어?”
정말 예의라곤 한 치도 없는 거친 입이었다.
- 중략 -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말했다.
“여보세요, 잘 안 들리는데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네 장기 다 빼 버리겠다고, 이 빙신아!”
“내 장기를 뺀다고요?”
“응.”
“참 꿈도 야무져.”
“뭐, 뭐라고?”
“오늘부터 조심해야겠네요. 까딱 잘못하다간 내 장기 잃어버릴 수도 있을 테니까, 호호호.”
나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 사람의 말 따위 하나도 무섭지 않다는 듯이.
“이 상황에 웃어? 네가 눈에 뵈는 게 없구나. 너 죽을래?”
“아저씨가 말 까니까 나도 말 깐다. 찌질하게 말도 안 되는 협박 좀 그만해. 짜증 나니까! 아저씨가 내 장기를 어떻게 빼?”
“안 믿겨?”
“응, 완전 안 믿겨.”
“알았어, 기다려. 내가 너 골로 보내 줄게.”
“뭔 말이야? 알아듣게 얘기해. 골로 어떻게 보낼 건데?”
“네 장기 몽땅 빼 주겠다고!”
“언제?”
“지금 당장!”
그가 점점 약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원래부터 컸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나는 평상시 목소리 톤을 유지했다.
“당장? 장기를 전화상으로 도려낼 수가 있어? 그게 원격으로 가능한 거야?”
“아니, 멍청아! 내가 지금 너 있는 데로 가서 빼 준다고! 거기서 기다려!”
“진짜?”
“당연히 진짜지. 오늘 장기 도려내기 딱 좋은 날씨잖아. 비도 추적추적 오고 말이지. 안 그래?”
“꽤나 솔깃한 제안이긴 하네. 얼른 와.”
“뭐? 미친년! 진짜 가도 돼?”
가도 되냐니? 여기서부터 난 그의 말이 허풍이란 걸 깨달았다. 정말 올 사람이면 전화를 끊고 당장 온다. 이렇게 전화로만 소리 지르진 않는다. 허락을 맡는 일 따위는 더더욱 없다.
그래서 난 좀 더 당차게 나가기로 했다.
“당연히 와도 되지. 어서 와. 우리 빨리 보자.”
“내가 가면 끔찍한 일 생길 텐데 괜찮겠어?”
“어떤 끔찍한 일? 예를 들어 볼래?”
“너 고등어 먹어봤지?”
“응.”
“그 고등어처럼 네 배를 갈라서 너의 모든 장기를 남김없이 빼낼 거야. 어때? 섬뜩하지?”
“에이! 그깟 일로 내가 쫄 것 같냐? 알아들었고, 그럼 장기만 빼고 눈알은 안 빼나?”
“뭐?”
“눈알 말이야.”
“허억! 이년 미친년이네.”
“네가 미친놈이겠지.”
---「Episode 6 : 나의 소중한 장기들아 고마워」중에서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커 보이는 앳된 아가씨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말을 하려다 멈칫하고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 표정에 알 수 없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때 프린터가 갑자기‘윙’하며 소리를 냈고, 그녀가 화들짝 놀랐다. 나는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우리 프린터가 평소에는 얌전한 아이인데, 오늘따라 이상하네요. 아, 알았다! 눈이 선한 왕눈이 손님이 와서 그런가 보다. 프린터 대신해서 인사할게요. 만나서 반가워요.”
그녀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키득거렸다.
“어떤 일로 왔어요, 어린 아가씨가?”
“저기…….”
그녀는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잠시 망설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집어넣고는 서둘러 말했다.
“그냥 신분증 복사 좀 하려고요.”
며칠 뒤 그녀가 다시 왔다. 이번에는 사복이 아닌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며칠 전보다 안색이 더 안 좋았다. 얼굴은 수심이 가득했고 입가 한쪽이 부르터 있는 것이 무척 피곤해 보였다. 그녀는 내게 쇼핑백을 건네며 말했다.
“이거 드시라고 가져왔어요. 아이스크림은 녹으니까 먼저 드셔야 할 것 같은데…….”
쇼핑백 안에는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 아이스트림이 들어 있었다.
“어머, 이거 저 주는 거예요?”
“네에. 지난번에 너무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해서요.”
“세상에! 그 누가 안 친절하겠어요? 왕눈이 소녀한테.”
그녀의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김샛별, 21살이었다.
- 중략 -
우리는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샛별이는 내가 재밌다며 연신 해맑게 웃었다. 그러다 순간 웃음을 거두고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저기 근데…… 혹시 여기 보험사기 건으로도 녹취가 들어오나요?”
“그렇죠. 보험사에서 맡기기도 하고 개인이 맡기기도 하죠. 그건 왜요?”
샛별이는 입을 꽉 다문 채 고개만 몇 번 끄덕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우리의 만남은 그 후로도 계속됐다. 샛별이는 가끔 내 사무실에 놀러 왔고 나와 대화하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때때로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는데 마치 뭔가에 쫓기는 듯 불안해 보였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났을 때, 샛별이가 내게 녹음 파일 하나를 건넸다. 파일에는 너무도 충격적인 대화가 담겨 있었다. 그걸 다 들으니 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이거 진짜예요?”
샛별이가 시선을 떨구며 힘없이 대답했다.
“네.”
“이 사람들은 누군데요?”
“그게…….”
차마 예쁜 샛별이의 입으로 그 쓰레기들을 소개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냥 내가 하겠다. 첫 번째 쓰레기는 샛별이의 새아빠이고, 두 번째 쓰레기는…… 도무지 믿기지 않겠지만 샛별이의 친엄마다.
“이거 어떻게 녹음된 거예요?”
“제가 엄마랑 통화하고 전화를 끊은 줄 알았는데, 안 끊어졌더라고요. 제 핸드폰에 자동 녹음 기능이 있거든요. 그래서 엄마랑 새아빠가 대화하는 게 녹음됐어요.”
“세상에! 정말 신이 도우셨네요. 이런 게 녹음되다니!”
지금부터 두 인간 말종의 대화를 공개하겠다. 계부(새아빠)의 비열한 목소리로 시작된다.
계부 : “네 딸 복어 먹었대냐?”
엄마 : “그랬대나봐.”
계부 : “근데 아무렇지도 않대?”
엄마 : “응. 3일이 지났는데도 괜찮은가 봐. 목소리도 쌩쌩해 보여. 어떡하지?”
계부 : “아우씨! 그러니까 치사량을 알맞게 측정해서 딱딱 맞게 넣었어야지. 복어 내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내가 질리도록 얘기했잖아!”
엄마 : “그렇게 해서 보냈는데, 이상하네. 다른 복어에 있는 내장도 더 넣어서 보내 줬단 말이야.”
계부 : “근데 왜 아직도 멀쩡해? 지금쯤 반응이 왔어야 할 거 아니야?”
엄마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계부 : “야! 그러니까 내 말대로 했어야지! 그래야 단번에 보낼 수 있다고 누누이 얘기했잖아! 이게 뭐냐?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엄마 : “나도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된 거잖아!”
계부 : “복어 또 언제 먹일 거야?”
엄마 : “당분간 못 먹이지. 샛별이가 복어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눈치챌 수도 있잖아.”
계부 : “야, 이 맹추야! 보양식이라고 하면서 먹이면 되지. 쓴 한약도 먹는데, 복어를 왜 못 먹여?”
엄마 : “그건 그러네.”
계부 : “최대한 날을 빨리 잡으라고! 이런 일은 속전속결로 해야 돼. 알겠어?”
엄마 : “알았어. 빠른 날로 잡아 볼게.”
나는 이 자들의 목적이 짐작 갔지만 확인 차원에서 물었다.
“엄마하고 새아빠가 샛별 씨에게 왜 이렇게 하는 거죠?”
샛별이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게…… 보험금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제 앞으로 보험이 여러 개 들어져 있거든요.”
---「Episode 21 : 신의 한 수」중에서
프롤로그 : 미스터 소름과의 만남
1. 불사조 꼬마
2. 공 요정(수호천사)과의 만남
3. 기적의 사나이
4. 거인의 눈물
5. 오싹한 택시 기사
6. 나의 소중한 장기들아 고마워
7. 나의 개 트라우마 극복기
8. ‘녹색차’변태
9. 세계 최강 커플
10. “무릎 꿇어!”
11. 엄마를 때리는 아이
12. “여기는 존속학대 방지센터입니다.”
13. 300원짜리 사랑
14. 그녀 안의 헐크
15. 두 얼굴의 베이비시터 (주은이의 외침)
16. 여섯 살 소율이의 상상 치유 (어린이집 학대 아동 치유기)
17. 꽃등심
18. 발레리나 돼지 공주
19. 유명인
20. 아름다운 그녀, 라라 씨
21. 신의 한 수
22. 고물 줍는 할아버지
23. ‘네, 개떡 같은 사무소입니다.’
24. 아마 부부사기단일까?
25. 아내의 이중생활
26. 종교인의 탈을 쓴 악마
27. 우아한 진상녀
28. 그 남자
에필로그 : 포도 마법사
고마운 이들을 떠올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