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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하우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어느 가족 이야기

빅토리아 벨림 저 | 문학수첩 | 202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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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776798 / 392쪽 / 510g /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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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어느 날 밤, 갑자기 사라진 올곧은 사회주의자, 니코딤 우크라이나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어느 가족의 비밀이 펼쳐진다! 여느 가정과 다르게 저자는 아샤와 세르히 외증조부모를 “두 번째 부모”라고 부를 만큼 돈독한 애정을 품고 있다.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시 부근의 시골마을 베레에 있는 외증조부모의 집에서 항상 여름을 보냈던 저자에게 아샤와 세르히는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볼셰비키 혁명 때부터 사회주의 정권을 지지하며 적위대로 활동하고,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다리를 잃은 세르히 증조부는 가정적이면서도 강직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다. 성인이 되어 시골마을 집을 찾아온 저자는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증조부가 남긴 낡은 일기장을 우연찮게 읽다가 ‘니코딤 형. 자유로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우다가 1930년대에 실종’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문구를 발견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을 더듬어 증조부가 니코딤이라는 형에 대해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과 가족 얘기만 나오면 화제를 돌리거나 회피하려고만 한 모습을 떠올린다. 어머니와 이모에게 ‘니코딤’이라는 인물의 존재에 대해 물어봤지만 시원찮은 대답을 듣지 못한 저자는 발렌티나 외할머니에게 물어보지만 돌아온 건 뜻 모를 싸늘한 핀잔이다. 무엇인가 심상찮은 내막이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을 한 저자는 니코딤의 감춰진 행방과 인생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자신의 외고조부모 대에서부터 얽히고설킨 가족사의 미스터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20세기 우크라이나를 절망으로 몰아넣은 홀로도모르(대기근. 1932~33년), 2차 세계대전의 피해, 소비에트 연방에서 가한 정치적 탄압, 전체주의 정권의 부정부패,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불안정한 상황 등 100년 넘도록 굽이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 사회주의체제의 족쇄에서 벗어났지만 오랜 시절부터 KGB(소련 시절의 국가보안위원회) 소속 건물로 사람을 감금하고 고문을 한 ‘루스터 하우스’의 외관에 두려움을 떠는 보통 시민들의 모습에서 극복해야 할 과거의 잔재를 발견하기도 하고, 우크라이나의 전통 자수 ‘루슈니크’의 기술을 여러 대에 걸쳐 이어나가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에 등재시킨 장인들의 모습에서 미래를 향한 동력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도 꾸준히 친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은 러시아인 큰아버지와의 관계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여곡절을 거치게 된다. 러시아 편에서 푸틴을 옹호하는 큰아버지의 태도를 저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니코딤의 삶을 쫓아가면서 저자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이해하고 우크라이나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갖춘다. 그리고 밝혀낸 진실 앞에서 저자는 말할 수 없는 위안을 얻게 된다. 저자는 트라우마처럼 남은 갈등과 상처도 진실을 밝혀내면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동적인 이야기 속에 담아낸다. 책 속에서 나는 열다섯 살 때 우크라이나에서 시카고로 이민 갔고, 블라디미르 큰아버지는 쉰다섯 살에 텔아비브로 건너갔는데 큰아버지는 여전히 자기만의 소비에트 은하계 안에서 살고 있었다. 큰아버지가 아는 소비에트 연방은 내가 아는 소비에트 연방과 전혀 달랐다. 내게 소비에트 연방의 이미지는 궁핍, 상점의 텅 빈 선반이었고 큰아버지에게는 핵무기와 강력한 군대였다. _20쪽, <1부 우크라이나 해변으로>에서 우리 가족 내에서 니코딤의 실종은 상당히 큰 사건이었다. 하지만 나는 세르히 증조할아버지가 니코딤에 대해 말하는 걸 들은 기억이 없었다. 가만히 앉아 공책을 들춰보던 나는 문득 증조할아버지가 가족 얘기만 나오면 회피하려고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 기억을 명확히 떠올려 보려고 했는데 기억의 조각들은 쉬이 잡히지 않았다. _57쪽, <1부 우크라이나 해변으로>에서 니코딤의 괴이한 실종과 그 후 가족들이 쉬쉬하며 니코딤에 대한 기억을 묻어버린 일은 생각할수록 이해가 되지 않았다. 증조부모님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여기저기 빠진 곳투성이였다. 이야기들, 기억의 속임수에 대해 블라디미르 큰아버지가 빈정대며 했던 말이 불길하게 떠올랐다. 내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게 실은 모래성처럼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마음을 달래려 파고든 이야기들이 내 손에서 갈기갈기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_60쪽, <1부 우크라이나 해변으로>에서 폴타바 사람들은 지하에서도 시베리아까지 싹 다 볼 수 있으니 루스터 하우스가 마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라며 울적한 농담을 하곤 했다. 건물 아래층이 체카의 고문실로 쓰인 탓에, 1937년부터 38년까지 대테러가 절정에 달했을 때 그 건물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땅 밑에서 흘러나오는 가느다란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고 아샤 증조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는 붉은 사이렌들이 있는 그 건물 앞의 우아한 대로를 지나다니기보다는 멀리 빙 돌아서 다녔다. 그 건물에 관한 얘기를 할 때 할머니의 오른쪽 뺨이 씰룩거리고 목소리가 속삭이는 수준으로 작아진 걸 보면 할머니에게 루스터 하우스는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장소였던 듯했다. _61쪽, <1부 우크라이나 해변으로>에서 할머니는 파를 한 다발 들고 문 앞에 서있었다. 실존적 불안 따위는 할머니가 알 바 아니었다. 쉰 살이 된 로라 이모가 모친에게 삶의 지혜를 구한 적이 있었다. 로라 이모는 젊은 시절에 배웠으면 좋았을 것 같은 게 뭐냐고 물었는데 할머니는 망설임 없이 “큰 토마토를 길러내는 방법”이라고 대답했다. _90~91쪽, <2부 체리 과수원>에서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레닌의 이름을 딴 레닌 거리를 걸어가면서 나는 레닌이 늘 우크라이나 사람들 곁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동쪽 지역으로 갈수록 레닌 거리에서 살고, 레닌대로에서 쇼핑하고, 레닌 고등학교에 다니고, 레닌 어쩌고 하는 공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커졌다. 1991년 이후 리비우와 키이우에서는 거리명이 상당수 바뀌었지만 폴타바와 그 주변 지역에는 여전히 공산당 과시적인 거리명이 남아있었다. _141쪽, <2부 체리 과수원>에서 “니코딤 씨를 왜 찾으려고 하세요?” 엘레나는 팔짱을 끼며 나를 바라보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이 여름에 내가 현재를 이해하고 내 뿌리를 알고 싶어서 100년쯤 전에 실종된 친척 어른을 찾고 있다는 것을 예전 KGB 기록보관 담당자였던 이 여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_269~270쪽, <4부 루스터 하우스>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빅토리아 벨림
저자 : 빅토리아 벨림(Victoria Belim)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미국 시카고에서 자랐고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서 살고 있다. 작가이자 기자, 번역가, 향수 전문가이며 18개의 언어를 할 줄 안다. 2010년부터 <파이낸셜 타임스>가 발행하는 잡지 <하우 투 스펜드 잇(How to Spend It)>에 기고하고 있다. 그 외에 <뉴욕 타임스 매거진(New York Times Magazine)>, <엘르(Elle)>, <마리 끌레르(Marie Claire)>와 본인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boisdejasmin.com에도 글을 쓰고 있다.

역자 : 공보경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소설, 에세이, 인문 분야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메이즈 러너》 시리즈, 《테메레르》 시리즈, 《제인 스틸》, 《아크라 문서》, 《작은 아씨들》, 《물에 잠긴 세계》, 《하이라이즈》, 《양들의 침묵》, 《개들의 섬》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13
1부 우크라이나 해변으로 … 17
2부 체리 과수원 … 85
3부 수실 … 181
4부 루스터 하우스 … 241
5부 동굴과 수수께끼 … 317
에필로그 … 378
감사의 말 …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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