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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3412176 / 124쪽 / 124g /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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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중얼거리는 사람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어두운 방 한 칸 없이 살아왔다. 사방이 유리인 방에서 어둠을 한사코 밀어내며 살아왔다. 자면서도 불을 끄지 못했다. 엘이디 불빛을 가둔 내면, 스스로 발광해 왔다. 불현듯 오십 대, 그렇게 내 캐릭터는 만들어졌다. 밥알 한 알까지 꼭꼭 씹어 먹듯 맨발로 걸어 본다. 느린 보사노바 리듬으로 미워하지 말자 이제 미워하지 말아야지 하며, 몸에서 매일 태어나고 죽는 것들, 아침의 꽹과리 소리에 깨어나는 것과 함께 나는 여기 있다. 괴롭다는 착각 속에. 2023년 겨울 초입 한승태 ----------------------------------- 추천사 다리 밑으로는 물이 흐른다. 물은 넘실거리며 교각에 높이의 흔적을 남긴다. 홍수가 들었을 때는 불어난 물이 격랑이 되어 간혹 다리를 넘기도 했을 것이고 가뭄이 들어 교각의 아래쪽에 물길의 흔적을 간신히 남기기도 했을 것이다. 한승태의 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위에서 시간과 삶의 퇴적이 오롯이 담긴 흔적을 정직하게 기록한다. 과거를 향하는 시선은 애수와 그리움을 드러내며 현재를 향하는 시선은 냉혹한 삶의 기율을 투시한다. 손수 자신이 쓸 것을 짓거나 만들고 그것을 나누며 살던 평화롭고 온전한 삶은 이제 여기에 없다. 노동을 팔아서 생산의 결과물이 아닌 교환 가치로 환산된 화폐를 받는, 유령 같은 ‘전문가’의 세계에서 온전한 삶은 불가능해졌다. 우리는 그러한 온전한 세계에서 “얼마나 멀리/미끄러져 왔나”(「외발 썰매」). 시인은 온전했던 과거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가늠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그렇게 떠밀려 온 흐름의 속도와 굴곡을 느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비에 젖은 몸뚱이로 어둠을 뚫고 스스로 ‘발광’하면서 ‘맨발’로 이 길을 걸어왔다. 그보다 먼저 갔거나 그를 스쳐 간 사람들의 삶이 그의 가슴에 수많은 금을 그었다. 그들이 지나간 길을 걷는 것은 나를 듣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 사이로 ‘사는 소리’가 들린다. 이웃집의 소음, 가족의 숨결, 삶의 애환이 담긴 넋두리, 오랜 벗들의 안부,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흐느낌이 우리 삶을 에워싼다. 그것은 서로 살아 있음을 알리는 것이기에 ‘사는 소리’는 ‘살리는 소리’이기도 하다. “엉키고 굴곡진 마음”(「~하고 울었다」)이 둥근 울음과 평평한 금이 되어 윤슬로 부서지는 바다가 바로 이 시집이다. 신철규 시인
1부 몸뚱이 하나를 밤비는 언제 다 적시나
남은 햇살을 쥐고
강 같은 평화
산소에 올라
울음이 찾아왔다
당신이라는 안부
이미 나는 잃었다
아는 얼굴
다행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
위가 늘어난 사람이 되어
고향의 봄
휴일
스위트 홈
차례
~하고 울었다
2부 별의 목소리 겹쳐 들었다는 그때
멧비둘기
나뭇잎은 벨라차오 벨라차오
더 필요하다
울음 한 그릇
바다엘 갔다 너와
손톱자국
외발 썰매
산에 들다
어른이라는 말
소래포구에서
까마귀
소문
여담
고래와 나
3부 어제 그리고 오늘
일일 교대
돈벌레라는데
꿈틀거리는 어둠
아무의 얼굴
피라미드
고마워, 알지?
단단해지는 것들
붉은귀거북
나의 안쪽
만성피로
동행
다만 다리 밑을 흘러왔다
아전, 인수의 나라
그녀의 웃음소리뿐
더 킬러 라이브
안전하다
굴뚝의 연대
4부 중간놀이
최선을 다해 실패할 것이다
출근길
중간놀이
신석기 뒤뜰
골목대장
전문가라는 직업
장생포에서
닮았다는 우리
눈먼 항해사
식솔
해설
능동적 순응의 운명애
―박다솜(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