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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무내 연가 (양장)

이인숙 저 | 선우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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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587417 / 208쪽 / 414g / 130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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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염원(念願)> “한 가지만 빌어야 해요. 그것이 염원이에요”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다. 녀석의 대답에 다음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행동을 지켜본다. 아이의 행동과 말이 아이답지 않다. 돌탑 쌓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아래로는 넓적한 돌을 놓고 위로는 작은 돌을 얹어야 한다는 이치도 깨우친 듯하다. 아이의 말과 행동이 어른스러워 한참을 지켜보는 중이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더불어 인간의 염원도 끝이 없다. 인간을 가장 사랑하신다는 그분들이 계시는 절에서도 교회에서도 성당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부모의 기도는 한결같이 가족을 향한 염원이리라. 절집 주변에는 불자들 아니 불자가 아니더라도 오고 가는 사람들이 쌓아 올린 수많은 돌탑과 마주한다. 돌탑을 쌓는 이유는 자신이 염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달라는 표현이 아니라. 어찌 저리도 염원이 많은지 돌탑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아이는 배포 좋게 대웅전 앞 뜨락에 그 자리를 잡은 것이다. 대단한 녀석이다. 돌탑 장소로 절집 마당을 택한 것도 돌을 주워 나르는 발걸음도 보통의 아이들과 사뭇 다르다. 몸짓에서 깊은 불심마저 느껴진다. 과연 아이의 ‘하나만 빌어야 염원’은 무엇이며 더불어, 나의 진정한 ‘염원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절집 예법을 깊이 알지 못한다. 처음 법당을 찾은 날도,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나로서는 감당하기 버거운 일이 벌어졌던 날 처음 법당을 찾은 기억이 난다. 아니 이전에도 절집은 종종 찾았으리라. 불심이 있어서가 아닌 관광객으로 또는 어머니를 따라 찾은 기억이 전부이다. 하지만, 간절함에 스스로 법당을 찾아 몸을 조아린 것은 그날이 처음이다. 절집 예절은 고사하고 절을 어찌 올려야 하는지도 몰랐던 때이다. 촛불도, 향도 올리지 않고 엎드려 기도하던 그 날처럼 나의 염원이 간절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때 이후로 무엇을 얻도록,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지 않는다. 아니 할 수가 없다. 더 많은 것을 염원하면, 지금의 이 작은 평안함마저 사라질 것 같은 불안감에 빠진다. 어찌 살아간들 그날만 못하랴. 그래서일까. 나의 기도는 언제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가 전부이다. 나에게 하나만 빌어야 할 염원은 그날의 새벽 그 염원이지 않았으랴. 그것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내 안에 도사린 욕심 많은 염원을 들킨 듯 아이의 말에 돌탑이 되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지켜본다. 젊은 부부가 법당에서 마당으로 내려선다. 걸음의 방향으로 보아 꼬마의 부모님이리라. 아이가 그들의 품으로 달려가 안긴다. 그들과 눈인사하고 말을 건넨다. ‘부처님은 불당이 아닌 마당에 계셨어요.’ 했더니 무슨 말이냐는 듯 두 눈이 커진다. 그들에게 녀석이 했던 말을 들려주니 빙그레 웃는다. 부모를 보니 아이의 품성이 어디서 왔는지 알 듯싶다. 대웅전 처마에 달린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낸다. 아마도 부처님은 꼬마의 염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어느 작가의 문장처럼 이 세상에 더 이상 ‘빌 것이 없는 날들이 이어지기’를 염원(念願)하며 천천히 절집을 나선다. <가무내 연가> 내가 자라온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코흘리개 아이의 성장과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부모님의 삶도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 모든 것이 잊히리라. 동그란 문고리에 지문처럼 남은 허리 굽은 할머니의 흔적도 사라지리라. 대문을 밀고 불어오던 소슬바람도 흙벽을 넘어 돌아오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 사람의 흔적이 없는 집은 머물던 주인의 허리처럼 굽어 기울어지고 있다. 주인이 떠난 집은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 집에 더는 머물 자손도 없다. 작은 산촌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무내에 얼마나 더 머물 수 있을까. 마을에는 일손을 도울 젊은이도 없다. 큰아버지가 마을의 유일한 남성인데 당신도 이제 가무내에 더는 머물 수 없단다. 병이 깊어 요양원으로 모신다는 사촌의 말이 아득하게 들린다. 가무내는 지독한 몸살감기를 앓는 중이다. 도시에서 내려온 낯선 이들이 빈집을 기웃거린다. 몇 곳은 이미 집을 허물고 멀끔한 새집이 들어섰다. 최근 자주 듣던 ‘세컨하우스(휴식의 집)’란 명목으로 지어진 집인가 보다. 그 집 주인은 휴일에만 내려와 잠시 머물다 자신들이 있던 자리로 되돌아간다. 그러니 이웃과의 소통할 시간이 없다. 대부분은 집 대문에 단단히 자물쇠가 채워지고 가뭄에 콩 나듯 겨우 문이 열린다. 집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집이란 함께 머물며 어울려 살아야 하는 장소이다. 그래야 집에 머무는 이들의 향기를 품지 않으랴. 대궐 같은 집일지라도 대문이 열린 날보다 닫힌 날이 많은 집. 과연 주인이 그리도 원했던 ‘힐링’을 줄 수 있을까. 가무내의 변화가 안타깝기만 하다. 예전 가무내의 정겹고 따스한 풍경이 그리움이 아닌 현재에 존재하기를 소망한다. 오늘도 마음은 가무내로 향한다. 미원 삼거리에서 성당을 끼고 돌면 좁은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 이어진다. 그 길을 따라 삼십여 분을 더 달린다. 사방이 얕은 동산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마을, 앞으로는 시냇물이 흐르는 조용한 산촌이다. 지금도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도시의 소음과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종종 찾아드는 곳이다. 가무내를 현천이라고도 부른다. 둥글고 납작한 검은색 돌이 많아 그리 불렀다고 한다. 깊은 개울 바닥에 검은 돌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개울은 맑았다. 유년 시절 친구들과 물속에서 돌을 주워오는 놀이를 즐겼다. 넓적한 돌 하나를 주워 개울 깊은 곳으로 던지고는 그것을 찾아오는 놀이를 하였으니, 물이 얼마나 맑았는지 가늠이 되리라. 지금의 강변은 많이 변했다. 검은빛을 내며 깊고 넓게 흐르던 개울의 모습이 아니다. 무분별한 골재 채취가 원인이리라. 어느 날부터 냇가 이곳저곳에서 자갈과 모래를 퍼 나르는 트럭들이 부산스러웠다. 이제 강변은 아이들이 놀 수 없는 공간으로 변했다. 유년 시절 친구들과 밤낮으로 뛰어놀던 놀이터는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골목 어귀까지 왁자지껄하던 풍경이 눈앞에 선하지만, 수풀만 무성하다. 산천의 풍경은 이미 봄이다. 희끄무레한 무채색 옷을 벗고 산 능선은 핑크빛으로 단장 중이다. 하지만, 가무내의 들녘에는 예전처럼 못자리나 비닐하우스 등은 보이지 않는다. 일손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오일장에서 어떤 묘목이든 튼실하고 씨알 좋은 것을 손쉽게 구할 수 있기에 힘들여 키우지 않는다. 큰아버지 댁도 새싹을 키우던 비닐하우스가 보이지 않는다. 곧 가무내를 떠나리라는 사촌의 말대로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큰아버지의 생각은 다른 것일까. 당신은 오늘도 집 앞 텃밭을 일구고 있다. 평생 일구던 땅이 묵정밭으로 변하는 것은 볼 수 없다는 몸짓이신지, 아니면 이곳을 떠나기 싫다는 무언의 항변인지는 알 수 없다. 큰아버지는 텃밭에 고구마 모종을 심으신단다. 당신이 떠나면, 누가 그 밭을 일구고 가꾸랴. 그런 사실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시는지는 알 수 없다. 용고새 너머로 정을 나누던 시절은 아니다. 마을에는 열린 대문보다 닫힌 대문이 더 많다. 대문이 열린 집도 자식은 떠나고 나이 든 노인들뿐이다. 그들이 가무내에 얼마나 더 머물 수 있으랴. 남은 노인들마저 떠나는 날, 산촌의 집은 침묵의 열쇠가 채워지리라. 아니 도시의 누군가가 휴일에 이용하고자 대문에 더 큼직한 자물쇠를 채울 수도 있으리라. 내가 살던 집도 이제 주인이 없다. 성장하여 형제가 떠나고 부모님도 떠난 후 큰오빠는 집을 처분한다. 오랫동안 덩그러니 주인 없는 신세였으나 다행히 십여 년 전 도시에서 생활하던 할머니가 새로운 주인이 되었다. 집에 온기가 드는가 싶었지만, 올해 초 서울 할머니도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집은 다시 주인을 잃고 자물쇠가 채워진다. 어머니가 애지중지하던 우물가 불도화도 수국도 저 홀로 외로이 꽃을 피우리라. 그리 생각하니 알 수 없는 서러움이 밀려온다. 가무내의 옛 풍경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기억 속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노인들은 생을 달리한다. 인디언은 ‘한 명의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가무내를 지키고 있는 저분들이 떠나면, 마을의 역사를 기억하고 말해줄 분이 더는 없으리라. 가슴이 먹먹하다. 큰아버지는 한 번도 가무내를 떠나 생활한 적이 없다. 당신은 남은 생도 가무내에서 머물러 살고 싶으리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생에 이끌려 고향을 떠나는 그 심정을 나는 감히 짐작만 할 뿐 알 길이 없다. 당신은 지금껏 이어오던 일상을 한순간에 멈출 수 없었듯, 남은 생도 의지대로 흐름의 길을 바꿀 수는 없으리라. 골목을 훑고 불어오는 바람이 볼을 스친다. 아직 가시지 않은 찬 기운을 품고 있다. 다시 가볍게 외투를 걸치고 가무내로 향한다. 산촌의 시간은 나의 삶이자 그 뿌리의 시작이다. 가무내의 역사와 그곳 사람들의 삶을 글로나마 담아내고 싶다. 산촌에 함께 머물렀던 동네 사람과 현존하는 어르신들과 앞으로 살아갈 이들도 ‘글집’에 담아두고 싶다. 글집에서는 가무내가 사라지지 않고 큰아버지와 어르신들이 마을을 떠나야 할 일도 없다. 또한, 작물이 홀로 씨알을 키울 일도 없으니 좋으리라. 하지만, 지금의 현실도 가무내의 역사이자 생인 걸 어찌 부정하랴. 흙담을 끼고 골목길을 천천히 걷는다. 돌 틈 사이에 핀 노란 민들레꽃이 나의 상념과 다르게 봄바람에 사정없이 하늘거린다. <맏이> 비는 그칠 줄 모른다. 오히려 빗살이 점점 거세진다. 어머니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방문을 열어두란다. 당신은 간신히 일어나 앉아 장대같이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 시선은 마당을 지나 대문 밖을 서성인다. ‘네 언니는 언제 온다니’ 엄마는 이른 아침부터 채근하듯 언니를 찾는다. 나는 ‘조금 전 버스를 탔으니 한 시간 정도면 도착 할거야’라고 말해주고 어머니의 마른 몸을 조심스레 받쳐 자리에 눕힌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언니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터미널에서 곧 떠나는 버스를 타고 출발한단다. 언니는 어린 조카 둘을 데리고 셋째를 임신한 중이다. 언니의 상황은 어머니를 병간호할 수 없는 처지이다. 하지만, 병원과 산촌을 오가며 어머니를 간병 중이다. 당신은 몸 상태가 점점 나빠져 물을 마시기조차 힘겨워진다. 급기야 언니는 형제들 집을 돌며 냉장고에 얼려둔 얼음을 모아 병원을 오가곤 했다. 요즘 같으면 편의점에서 사기라도 했을 것을 그도 수월치 않던 시절이다. 깨끗한 거즈에 얼음을 말아 당신의 입에 물려준다. 당신은 그제야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로 겨우 목마름을 해결한다. 다른 자식들은 직장을 다닌다는 핑계로 그 모든 것은 맏딸인 언니의 몫이 된다. 엄마가 다시 애타게 언니를 찾는다. 언니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성장한 후에도 집을 떠나 생활한 기간이 짧다. 결혼 전까지는 부모님과 생활했고 결혼 후에도 자연스레 친정의 산림살이를 살핀다. 경제력이 넉넉해서가 아니다. 다른 자식들이 경제활동으로 요란스레 효도 흉내를 낸다면, 언니는 부모님이 남들에게 누추하게 보이지 않도록 소리 없이 챙긴다. 부모님의 속옷이나 양말이 구멍 나고 헤어진 것을 살펴 챙겨두는 것도 늘 언니이다. 그것을 생색내지도 않았으며 부모님도 당연하다 여겼으리라. 나 또한, 그런 모습을 맏이로서 당연한 일이라 여긴 듯하다. 세상에 당연한 일이 어디 있으랴. 애정 없는 마음에는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 그날 어머니의 모습에 많은 뜻이 담겼음을 짐작한다. 큰딸에게 매 순간 고마운 마음을 표현 못 한 것은 그만큼 다른 자식보다 가깝고 편한 존재라 여긴 마음이리라. 아니, 맏이는 당신이 말하지 않은 속마음을 알고 있으리라 여긴 것이 아니랴. 당신이 먼 여행을 떠나던 그 날만큼은 고마운 맏이에게 그 마음을 표현하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리라. 더불어 당신에게도 가장 두려운 시간이었을 그 순간에 자식이며 친구 같고 때론 보호자였던 언니의 넓은 품이 그리웠으리라.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와야만 하는 거리를 꽤 부리지 않고 오가던 딸이다. 맏이가 보란 듯이 잘 살기를 바란 것도 당신의 소망이었으리라. 하지만, 자식의 삶이 부모의 소원대로 된다던가. 맏이의 고단한 삶을 모른채 한 것도 당신이 자식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여기셨으리라. 어머니의 얼굴이 한결 편안해 보인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신 듯하나, 여전히 언니만은 애타게 찾는다. 언니가 버스에서 내려 허둥지둥 달려 대문을 들어선다. 그토록 애타게 딸을 기다리던 엄마도 촌각을 다투며 달려온 언니도 말이 없다. 둘은 서로를 조용히 품에 안은 채 이별을 한다. 어머니가 떠나시는 그 시각 새벽부터 내리던 소낙비가 잦아들고 있다. 아버지는 조용히 마루로 나가 앞산만 바라본다. 그날의 기억이 선명한 까닭은 어머니와의 슬픈 이별 때문만은 아니다. 어머니와의 이별보다 가슴 아팠을 그 일을 막내는 잊지 못한다. 말보다 날카로운 비수가 어디 있으랴. 당신에게 한 모질었던 말이 소멸하지 않고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나의 가슴을 옥죈다. 당신의 흔들리는 눈빛과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지친 당신은 막내가 왔으니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으리라. 다소 안심하고 벽에 기대어 감기는 눈을 애써 참는 당신에게 칼보다 날카롭고 화살보다 뾰족한 말살을 쏜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버지에게 ‘지금 잠이 오세요’라니, 그 고약함은 당신과 나만이 알고 있으리라. 그 한 마디가 당신을 무너지게 한 것은 아닐까 싶어 숨이 막힌다. 잊은듯하면 떠오르고 잊으려 할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화살보다 날카로운 말살이 옷을 적시고 나의 가슴에 사정없이 날아와 꽂힌다. 그 탓이리라. 한동안 고향 집을 찾지 못한다. 부모님 산소에 들러 옛집을 찾는다. 집은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탓에 해가 지날수록 무너지고 본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새 주인이 본채를 이용하지 않은 탓에 흙집은 형체를 잃고 스러지고 있다. 마당이, 마루와 뜰팡도 이리 작았던가. 어머니가 언니의 품에 안겨 주무시듯 떠난 모습도, 빗살이 쏟아지는 풍경을 초점없는 눈으로 바라보던 아버지의 모습도, 어제인 듯 선명한데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마루에 뽀얀 먼지를 털고 앉는다. 마당과 대문을 지나 멀리 개울에 시선이 머문다. 유년 시절 지게에 나무를 가득 메고 내려오는 아버지를 용케도 알아보고 개울로 내달음치던 기억이 선명하다. 순간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온다. 세상이 무너지는 듯 참담했을 당신에게 어찌 그런 말을 하였을까요. 그날의 빗소리도 차마 숨겨주지 못했던 불효를 용서하소서. 당신의 가시는 길 목청껏 울지 못한 연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당신이 떠나신 뒤에야 당신의 마음을 돌아봅니다. 용서하소서.

저자 소개

  • 저자 : 이인숙
저자 : 이인숙
2019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탉의 도전」으로 당선하였으며 2019년 『에세이포레』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경기도시공사 공모전 입선(2016년)과 근로자문학상 수필부분 금상(2017년), 동서커피문학상 맥심상(2018년), 2021년 에세이포레 작품상, 2022년 에세이포레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에세이포레문학회 부회장, 혜안글방 회원, 국제펜 한국본부 충북지역위원회 회원, 에세이포레 운영이사, (사)스마트경영포럼 문화예술지원분과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주)백운에프엠에 근무 중이다. 작품집으로 《수탉의 도전》이 있다

목차

작가의 말
발문|이은희
삶의 근원, 화양리 가무내 197

1부 염원
염원(念願) 15
외로움에 대하여 19
그래 그럴 수 있어 24
다시 지금은 31
뒷모습 35
모든 것은 때가 있다 40
비움과 채움 47
살방 51

2부 가무내 연가
단장 57
둥치 64
가무내 연가 71
연필 78
맏이 82
그곳에 살고 싶다 88
사진 92
산다는 것 98
선산에서 102
자리 106

3부 하이힐 싣은 코끼리
기이한 세상 113
매운맛 117
밥이 보약이다 122
선입견 128
쉼 132
시월 136
오해와 이해 140
하이힐 신은 코끼리 146

4부 우화를 꿈꾸다
우화(羽化)를 꿈꾸다 155
호 159
말(言) 164
슈룹 169
삶이 그림이 되다 173
빗방울 177
속내 181
아름다운 훈수 185
품바 189
터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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