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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1549 / 140쪽 / 196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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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표제시] <세상 도처의 당신> 야채 자르다 왼손 검지를 스치듯 베었다 말썽을 일으킨 가위는 주방 진열대에 걸려 태연한데 뭉근히 저려 왼팔을 쓸 수 없다 내 눈이 본 건 대수롭지 않은 상처였으므로 금세 아물겠거니 했던 오래 전 기억 하나 티끌만치 희미해 금세 나아질 거라고 안심하던 내내 너 혼자 쓰라렸을 어떤 시간들이 와락 나를 덮쳐왔다 온몸에 화농처럼 번져 욱신거렸겠구나 무례한 내 가위에 베어졌을 세상 도처의 당신, 당신 [대표시] <저 바닥 모를 사랑이> 처마 끝에 매달린 무시래기 미라가 다 된 몸이 손끝만 스쳐도 바스러질 듯 위태롭다 물기 한 톨 남아 있지 않은 몸 어느 구석에 못다 이룬 꿈이 천형으로 남아 화탕지옥 같은 솥 안으로 머뭇거림 없이 뛰어들게 하는 것일까 이미 멈춰버린 듯 보이는 생을 녹이고 뭉개 다시 장렬한 최후를 살게 하는 것일까 한번 숨 놓은 몸을 추슬러 온전히 보시하고 나서 새롭게 태어난 어떤 영혼이 저 바닥 모를 사랑이 아침을 부르고 잠들어 있던 세상 곳곳을 깨워놓는 것일까 바람에 몸 뒤집는 시래기 속에서 살아 있는 부처도 읽히고 예수도 읽히는 것이다 <춘천에서> 어느 늦은 저녁이었어요 우린 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 사람의 향이 너무 진해서 난 도무지 차 맛을 짐작할 수 없었어요 유키 구라모토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난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려다 유키 구라모토를 좋아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어요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려다 호수에 반쯤 잠긴 섬들이나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려다 어스름 속 나무들을 쓸쓸히 쳐다보고 있었어요 세상에 음악이니 섬이니 나무들이니 하는 것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날 이후 당신이 내게 느린 음악처럼 다가와주었을까 호수에 비친 섬 그림자처럼 잔바람에 떨던 어린 나뭇가지처럼 다가와주었을까 그날 당신을 향해 있던 내 마음이 음악이며 섬이며 강물에 한없이 닿아 있었노라 그렇게라도 내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다면 …
1부
새가 와서 · 13
저 바닥 모를 사랑이 · 14
소금산 출렁다리에서 · 15
풀 · 16
즐거운 외출 · 18
온종일 뜨끈한 것들이 · 20
한칼의 문장 · 22
안골 김시창씨 · 24
김치, 김치들 · 26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 28
옥양목 머플러 · 30
어머니經 · 32
한숙씨 아부지 · 34
혼났다는 말 · 36
세계여! 사랑 안으로 걸어들어가 · 38
2부
혀 · 43
클로징멘트 · 44
뉴스 보면서 드는 생각 · 45
복수초 · 46
물에게 미안하다 · 48
태풍 · 50
내 시 한 편이 · 52
장날 · 54
생이 많이 추웠겠다 · 56
행복나무 파는 사람 · 58
폭염 · 60
어버이날 · 61
산 기옥 · 62
산등성이 너머로 가는 길이 · 64
바람 부는 오후 · 66
3부
너 떠난 후 · 71
장마 올 거란 일기예보를 듣다 · 72
세상 도처의 당신 · 73
외삼촌 · 74
수선집에서 · 76
불판에 코를 박으며 · 78
된장을 담그며 · 80
춘천에서 · 82
남편과 나 · 84
그래도 · 86
내가 내게 미안해서 · 88
뻘 · 90
그러니까 늙은 게 아니고 · 92
흑백영화 보는 밤 · 94
난 이제껏 무얼 · 95
4부
마음 바꾸니 · 99
시월 · 100
나뭇잎을 새라고 불러보는 십일월의 늦은 저녁 · 102
앵두나무에게 배우다 · 104
주제넘게 배나무 가지를 · 106
내 눈썹을 가지런히 · 108
포도 · 110
산목련 · 112
벚나무 · 114
아침에 일어나면 새를 읽어요 · 116
잔대 꽃 · 118
새 · 120
작은 위안 · 122
언제까지고 이 별에 남아 · 124
가시연에게 들키다 · 126
해설 삶을 긍정하는 지헤와 성찰 / 이홍섭 · 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