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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없이 사유하기 : 한나 아렌트의 정치 에세이 (양장)

한나 아렌트 저 | 문예출판사 | 2023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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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1023329 / 824쪽 / 1,154g / 141 x 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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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질문하는 자의 난간 없는 사유 아렌트에게 사유 활동에 관여한다는 것은 어느 한쪽 난간에 의지하지 않고서 자신이 떠안은 엄청난 부담을 보살피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과 유사하다. 난간을 붙들지 않고 사유하기는 아렌트의 비유 중 또 다른 면, 즉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의 흐름에 걸쳐진 전통 규범이라는 다리가… (18페이지) 저는 이를 난간 없이 사유하기라고 부릅니다. (…) 즉, 여러분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넘어지지 않도록 항상 난간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난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이건 제가 저 자신에게 이 난간을 말하는 방식이죠. 그리고 이것이 실제로 제가 하려는 일입니다. (671페이지) 이 책의 제목인 ‘난간 없이 사유하기’는 아렌트의 정치 사유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난간’은 우리가 사유하고 판단할 때 기대는 전통적인 개념으로, 난간을 붙들지 않고 사유한다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완전히 새롭게, 기준도 틀도 없이 사유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난간이 없다는 것은 자유로우나 위험하며, 언제 끝모르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부담을 안고 계단을 올라야 한다. 하지만 사유란 그런 것이다. 위험하지만 용기 있게 나아가는 것,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치열하게 사유한 끝에야 세상과 인간, 자유와 삶, 정치가 무엇인지 가닥을 잡을 수 있고 그 속에서 인간다운 삶과 정치를 이야기할 수 있다. 아렌트의 에세이에는 고전 철학부터 중세 철학, 근대의 지형을 바꾼 혁명들, 양차 세계대전 등 철학, 역사, 정치사가 망라되어 있다. 아렌트는 그 내용을 하나하나 짚으면서도 전통적인 기준과 틀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과 사건의 의미를 좇는다. 대답하는 자가 아닌 질문하는 자로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진정한 난간 없는 사유를 보여준다. 멈춰서 생각해보라 ‘사유’는 이 위기에 대면하는 한 가지 방식입니다. 사유가 위기를 제거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사유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대면하는 것이 무엇이든 대면할 수 있도록 항상 우리를 새롭게 준비해주기 때문입니다. (…) 여러분이 사유 후에 어느 정도 비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제가 위험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유하는 것 자체가 아주 위험하다고 말할 때 의미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682페이지) 이러한 의미에서 사유는 무슨 생각이든 비판적 검토에 부치는 작용이죠. 실제로 사유는 엄격한 규정, 일반적인 의견 등에 속할 만한 무엇이든 그 기반을 무너뜨리는 작용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유 자체가 그토록 위험한 일이라는 단순한 이유로 위험한 사유가 존재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는 무사유, 즉 생각이 없는 편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믿습니다. 사유가 위험하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무사유가 훨씬 더 위험하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706페이지) 아렌트는 사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사유는 위험하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대면하는 것이 무엇이든 대면할 수 있도록 항상 우리를 새롭게 준비해주기 때문이다. 사유하지 않으면 우리는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그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흘려버리게 되고 이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세상이 무엇으로 구성되고 흘러가는지 인식도 판단도 하지 못하게 된다. 비판하고 검토하면서 주어진 것을, 대면하게 되는 모든 것을 해체하고 무너뜨리는 게 사유의 과정이다. 그러니 사유는 위험할 수밖에 없고 아렌트도 그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사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사유’다. 우리가 익히 아는 아이히만이 무사유의 전형이며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익히 알고 있다. 사고 정지, 사유하지 않음을 극히 경계한 아렌트는 자기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위험할 정도로까지 사유를 밀고 나가기 위해 일단 “멈춰서 생각해보라”고 한다. 어쩌면 아렌트의 이 말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시대에 절실하다. 사이버 공간 속 허상에 집착하고 타인의 심상한 말 한 마디에조차 상처받는 저변에는 사유하지 않음이 있다. 혼돈과 속도의 시대에 하던 일을 멈추지 않는 한 누구도 생각에 침잠할 수 없다. 이는 아렌트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 저자 : 한나 아렌트
저자 :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
1906년 독일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1941년부터 1975년 사망할 때까지 미국에서 살았다. 아렌트의 삶은 격동의 20세기에 걸쳐 있었다. 유대인이었던 아렌트는 1933년 독일을 탈출하여 프랑스로 망명한 후, 발터 벤야민 등 많은 지식인과 교류하며 유대인 운동을 했다. 1940년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하자 수용소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탈출하여 1941년에 스페인, 포르투갈을 거쳐 뉴욕으로 갔다. 이후 노터데임대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프린스턴대학교, 시카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생애의 마지막 7년 동안은 뉴스쿨 사회과학대학원의 정치철학 교수로 재직했다. 아렌트는 두 명의 위대한 철학자인 카를 야스퍼스, 마르틴 하이데거와 평생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자신을 철학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렌트는 형이상학적 진리가 아니라 현상과 사건의 의미를 찾는 사상가였으며, 대답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이었다. 주로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사유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썼고 정치와 자유에 대한 사유의 결과를 한 가닥 한 가닥 용기 있게 엮어나갔다. 지은 책으로 《전체주의의 기원》(1951), 《인간의 조건》(1958), 《과거와 미래 사이》(1961), 《예루살렘의 아이히만》(1963), 《혁명론》(1963),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1968), 《폭력론》(1969), 《공화국의 위기》(1972), 《라헬 파른하겐》(1958/1974) 등이 있으며, 《정신의 삶》은 1978년 아렌트 사후에 출간되었다.

역자 : 신충식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하고 미국 뉴스쿨 사회과학대학원 철학과에서 타자성과 시간 현상학에 관한 논문 “The Living Present and Otherness”(2005)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현상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현상학, 해석학, 정치 이론, 공직 윤리, 교양 교육이다. 최근 논문으로 〈슈미트와 하이데거: ‘정치현상학’의 가능성 모색〉, 〈책임의 역설과 행정악行政惡의 문제〉, 〈해석학으로서 행정학의 가능성에 대한 검토〉, 〈아렌트의 초기 시간 분석과 이웃사랑의 가능성〉, 〈아렌트의 ‘정치적 사유’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 〈가다머와 아렌트: 아리스토텔레스의 ‘프로네시스’〉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 철학》(공저), 《생태 문명 생각하기》(공저), 《공직 윤리》(공저) 등이 있고 《인간을 인간답게》, 《다른 하이데거》 등을 번역했다.

목차

서문 _ 제롬 콘

카를 마르크스와 서구 정치사상의 전통
위대한 전통
20세기에 권위가 의미하는 것
로버트 허친스에게 보내는 편지
헝가리 혁명과 전체주의적 제국주의
전체주의
문화와 정치
전통 윤리에 대한 도전: 마이클 폴라니에 대한 답변
1960년 미국 전당 대회를 돌아보다: 케네디 대 닉슨
행위와 ‘행복의 추구’
자유와 정치에 관한 강연
냉전과 서구
민족 국가와 민주주의
케네디와 그 이후
나탈리 사로트
“담벼락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요아힘 페스트와의 인터뷰
노동, 작업, 행위
정치와 범죄: 서신 교환
제시 글렌 그레이의 《전사들》 서문
인간의 조건에 관해
근대 사회 위기의 특징
혁명과 자유에 관한 강연
미국은 본래 폭력적인 사회인가?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에 대하여
“자유롭기 위한 자유”: 혁명의 조건과 의미
상상력
그는 철저히 드와이트다
에머슨-소로 메달 강연
아르키메데스의 점
80세를 맞은 하이데거
마르틴 하이데거에게
전쟁 범죄와 미국의 양심
《뉴욕 리뷰 오브 북스》 편집진에게 보낸 편지: 구분
현대 사회의 가치들
한나 아렌트에 대한 한나 아렌트
발언
프린스턴대학교의 철학 자문 위원회 연설
로저 에레라와의 인터뷰
공적 권리와 사적 이익: 찰스 프랭클에 대한 답변
《정신의 삶》 머리말
전환
위스턴 오든 추모사: 1973년 9월 28일 밤 서거

감사의 말
수록 에세이 출간 정보
옮긴이 해제 및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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