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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1952123 / 392쪽 / 74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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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그 일자무식에 무공도 익히지 않은 망나니가 말이냐?”
“…그녀는 달라졌어요, 사부님.”
백서희는 천괴와 학귀를 막아서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내공과 무공을 하나도 익히지 않고도 가장 많은 일을 해낸 당소소.
적재적소에 위치하며 사람들을 구해내던 용기와 빈 죽통으로 천괴와 학귀를 속인 지략. 더불어 아미파와 청성파의 무공을 꿰뚫고 있던 박식함까지.
‘당소소는 그런 강단과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왜…?’
백서희는 당소소를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머릿속에 안개가 끼는 것 같았다. 자신의 재능을 숨기기 위한 행동이라기엔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 방식이었다. 무검신니의 시선이 느껴졌다. 백서희는 겪었던 일을 덧붙였다.
“당소소가 천괴와 학귀를 막았어요. 전 그저 옆에서 도왔을 뿐이에요.”
“농담은 그만하거라. 운령은 천괴를, 넌 학귀를 막아섰다는 걸 다 알고 있다. 굳이 무리해서 그녀를 감싸주지 않아도 돼.”
“스승님. 일 년 전에 절 질투하던 자를, 제가 왜 두둔하겠어요?”
“글쎄다. 넌 고지식하잖니?”
백서희는 눈을 들어 무검신니를 바라봤다. 무검신니는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는 대신 고개를 돌려 침실의 입구를 바라봤다.
--- p.28
‘맞아. 네 주제였고, 내 주제이기도 했어.’
당소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의 당소소가 별을 바라볼 수 없었듯, 김수환도 별을 바라볼 수 없었다. 세상은 그를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당소소는 미소를 지으며 움켜쥐었던 기억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별을 바라보고 있어. 느껴져?’
그녀의 대답에 불우한 기억이 처연히 웃으며 뒤로 걸어 나갔다. 심장에 웅크리고 있던 기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굳어 있던 주사가 흐르기 시작했다. 불꽃은 피어나 그늘진 생각을 밝힌다.
“이게 무슨…?”
독무후는 당황했다. 그저 기를 거부한 채 멈춰 있던 당소소의 몸이 혈맥을 복구하려들자마자 기를 냅다 빨아들이고 있었다.
‘화생토.’
당소소의 생각을 따라 주사는 백색의 혈맥을 타고 흘러갔다. 혈맥은 휘돌아 비장에 이르렀다. 그곳에 앉아 있던 기억이 몸을 일으켰다. 김수환의 기억이었다.
‘내가 왜 소면만을 먹었다고 생각해? 왜 값비싼 음식을 먹는 걸 거부했지?’
냅다 질문을 던져오는 기억. 당소소는 손을 내밀어 그 기억의 뺨을 만졌다. 살점 하나 붙어 있지 않은 말라비틀어진 뺨. 아사餓死의 기억이었다.
무리하게 시키는 일에 허리를 다쳤다. 모든 일을 그만뒀다. 남겨둔 돈엔 한계가 있었고, 그것을 위해 아껴 먹어야 했다. 그럼에도 떨어지는 돈과 식재료와 희망은 금방 동이 났다.
‘김수환이 기억하는 공포. 사치를 부리면 그 시절로 돌아가지 않을까,
막연하게 느끼는 그 공포.’
당소소는 그 질문에 답했다. 기억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소소를 노려봤다. 당소소는 그 기억의 입술에 손가락을 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난 지금 당소소의 삶을 살고 있어. 느껴져?’
--- pp.251~252
7장 징악징선懲惡懲善
8장 적의환향赤衣還鄕
9장 만화백절晩花百折
10장 불굴일향不屈一香
막간 생식협객生食俠客
11장 화무파종花舞播種
12장 황혼지영黃昏之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