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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621820 / 404쪽 / 596g /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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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근대 한국어 표기의 정전,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의 맥락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현행 <한글 맞춤법> 제1장 총칙, 제1항) “한글 마춤법(綴字法)은 표준말을 그 소리대로 적되, 語法에 맞도록 함으로써 原則을 삼는다.”(1933년의 조선어학회 <한글 마춤법 통일안> 총론, 제1항) ‘표준어, 소리대로, 어법에 맞도록’, 이 ‘원칙’은 100년 가까이 그대로 유지되어왔다. 그런데 이 셋은 어디서 나왔으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은 한글 맞춤법의 성립을 무엇보다도 먼저 ‘언어적 근대’의 형성이라는 언어사상사의 맥락에서 살핀다. 근대 시기 서유럽에서는 고전 라틴어, 동아시아에서는 고전 한문이라는 기존의 보편문어를 벗어나 각 민족의 세속어를 바탕으로 한 균질적 단일언어사회를 지향한다. 글로 씌어진 경험조차 일천했던 각 민족어를 대상으로 한 ‘국어사전’과 ‘국어문법’의 편찬은 동서를 막론한 근대의 특징적 양상이고, 표기법의 통일은 그것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였다. <한글 마춤법 통일안> 또한 독립신문 창간(1896)에서 유길준의 『대한문전』(1909), 주시경의 『국어문법』(1910)에 이르는 근대계몽기의 고뇌와 모색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오늘까지 이어 내려오는 ‘우리 언어적 근대’의 핵심 축이었다. “소리대로 적되”와 식민지 사회의 헤게모니 관철 방식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불가피하게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쟁점과 부딪힌다. 조선어학회의 <한글 마춤법 통일안>은 식민지 치하에서 애초 『보통학교 조선어급한문독본』을 편찬하기 위해 제정되었던 조선총독부의 ‘언문철자법’과의 관계 속에서만 그 의미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한글 마춤법 통일안>이 언문철자법의 오류나 문제를 극복, 해결한 것이라는 정도로 평가해왔지만, 실은 <한글 마춤법 통일안>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 가운데 중요한 한 축은 언문철자법에서 온 것이었다.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으로써 원칙을 삼는다”의 ‘소리대로 적되’ 부분이 바로 언문 철자법이 지향한 ‘표음적 표기’의 다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글 마춤법 통일안>이 조선총독부의 언문철자법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는 건 아니다. 사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소리대로 적게 한다’는 언문철자법 원안의 의도는 오히려 심의에 참여한 조선인 위원들의 반대에 부닥쳐 번번이 좌절되었다. 언문철자법이 애초에 의도한 ‘표음적 표기’는 1920년대 중후반 조선의 지식인 사회에서 조선어 교사와 연구자로 구성되는 전문가 집단이 형성되고 그들의 전반적인 동의를 얻은 뒤에야 비로소 관철될 수 있었다. 식민지 사회의 헤게모니가 어떻게 관철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법에 맞게”와 ‘국어문법’의 구상 ‘소리대로 적는다’와 함께 <한글 마춤법 통일안>의 핵심적인 원칙이었던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것은 총독부의 언문철자법이 처음부터 부담스러워했던 방향이었으나, 역시 1920년대 중후반 조선의 지식인 사회에서 형성된 광범위한 공감대가 언문철자법을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 가까운 쪽으로 견인해나간 것이었다. 이 책이 당대의 조선어 연구가 지향하고 있던 방향, 그리고 치열하게 전개된 논쟁과 토론을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들은 언어에는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나름의 규칙과 법칙이 있다고 보았는데, ‘어법에 맞도록 한다’의 ‘어법’이 바로 그러한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원칙은 소리 나는 대로가 아니라 원래의 형태를 밝혀 적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주시경의 표기 이론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주시경은 귀에 실제로 들리는 구체적인 소리가 아니라 ‘본음, 원체’라는 추상적 층위의 소리를 적는 것이 문법에 맞는 것이라고 보았다. 주시경은 ‘국어’를 이처럼 추상적 층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설정했고, 그래서 지역과 계층, 세대와 젠더에 따른 수많은 변이와 변종 너머에 존재하는 ‘국어문법’을 구상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국어문법’은 균질적 단일언어 사회를 형성하는 기본 조건인 동시에 소수어와 방언을 억압하는 국가장치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통일안> 성립의 역사적 의미와 새로운 해석 저자는 <한글 마춤법 통일안> 성립의 배경과 과정뿐만 아니라 그것의 제정 전후에 벌어진 대립의 의미를 좀더 거시적인 맥락에서 해석하고 있다. 조선어학회가 지향한 ‘표음문자의 표의화/시각화’가 표음문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였으며, 이에 반대한 박승빈 쪽의 표기법이 사실은 한자훈독식 표기에서 출발한 것이고 따라서 ‘표음문자의 표의화’가 불필요했음을 밝힌 것이 그런 부분이다. 또한 사회주의자들이 당대의 조선어 표기법 논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었는가, 그리고 해방 후 북한에서 수행된 언어정책과 <한글 마춤법 통일안>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도 다룬다. 해방 직후 북한에서는 <한글 마춤법 통일안>에 상당한 수정을 가했지만, 그것은 그 기본 원칙을 예외 없이 관철하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었다. 세부적으로도, 저자는 몇 가지 새로운 주장을 내놓고 있다. 먼저, <한글 마춤법 통일안> ‘총론’의 “그 소리대로 적되, 語法에 맞도록 함으로써 原則을 삼는다”에서 ‘소리대로 적되’는 단순히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음소 표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표기(‘텬디’)를 인정하지 않고 당대의 소리(‘천지’)를 반영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는 조선어학회 인사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거니와, <한글 마춤법 통일안>을 총독부의 언문철자법과의 관계 속에서 보면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또 두음법칙 문제에서, 예컨대 ‘勞動’을 ‘로동’이 아니라 ‘노동’으로 적게 한 것 역시 조선어학회 인사들이 ‘로동’을 역사적 표기로 보았기 때문인데, 그러나 두음법칙은 역사적 표기의 문제가 아니어서,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원칙에 따른다면 ‘로동’으로 적는 것이 (그러나 발음은 [노동]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한글 마춤법 통일안>의 기본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최현배가 도입한 용언의 활용, 특히 불규칙활용이라는 개념이 표기법 논쟁 과정에서 힘을 얻게 되었다는 점 역시 중요한 이 책의 새로운 주장이다. ‘근대의 언어사상사’ 프로젝트, 그 첫발을 내딛다 이 책은 장대한 ‘근대의 언어사상사’ 프로젝트의 첫 권이다. 1933년의 조선어학회 <한글 마춤법 통일안> 성립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초점을 맞춘 이 책에 이어, 저자 김병문 교수는 1890년대에서 1910년에 이르는 근대계몽기의 ‘국문론’을, 그리고 ‘조선어학회 사건’과 그것이 결정적인 규정력을 발휘했던 해방 전후~1960년대 초에 이르는 언어 문제를, 그리고 60년대 후반 이후 남북의 언어정책과 연구의 변화를 담은 세 권의 책을 더 쓸 계획이다. 이 네 편의 ‘근대의 언어사상사’에는 조선어/한국어를 대상으로 하는 지적 고투가 어떻게 식민주의와 냉전의 틀에 긴박되어 있었는가, 그리고 그러한 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우리는 ‘드디어’ 시작된 “언어적 근대의 질곡을 치열하게 파헤친 한국어 맞춤법의 계보학”(김진해)을 가지고, “‘국어’라는 신전을 받치고 있는 <한글 맞춤법>이라는 지층 밑으로 파고 들어가, 그 신전이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의 고고학적 탐색(백승주)을 기꺼워하며, 내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출발점: 우리는 왜, 어떻게 해서,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게” 쓰는가.
머리말5
여는말21
1. <한글 맞춤법>에 대한 역사적 이해23
<한글 맞춤법>의 총칙에 대한 의문23
<한글 맞춤법>에 대한 역사적 이해의 필요성26
2. 언문일치체와 근대 언어학의 역설30
‘언문일치체’의 기묘한 역설30
‘언문일치체’가 상정하는 ‘언어’, 그리고 근대 언어학의 ‘언어’33
제1장 ‘언어적 근대’라는 문제의식37
1. 언어적 근대란 무엇인가?39
전근대 사회의 다이글로시아40
균질적 단일언어 사회의 지향43
문어에서 실현된 균질적 단일언어 사회46
2. 언어적 근대와 근대계몽기의 ‘국문론’48
‘한글’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하여48
문자에 대한 근대적 시각의 전개: 1905년 이전51
‘국어’의 발견과 근대적 언어 인식의 형성: 1905년 이후54
3. ‘언어적 근대’와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쟁점60
언어의 문제에서 제기되는 식민지 근대화론60
식민지 근대화론을 통해 ‘근대’를 성찰하기63
제2장 ‘훈민정음’을 찾아서: 전통적 표기와 근대적 대응69
1. 훈민정음과 『훈민정음』72
『훈민정음』의 구성과 이본(異本)72
『훈민정음』의 이본과 표기법 논란75
훈민정음에 대한 오해와 진실79
2. 한자 학습서와 운서에 호출된 훈민정음83
『훈몽자회(訓蒙字會)』83
『화동정음통석운고(華東正音通釋韻考)』87
3. ‘국문’의 새로운 교정을 위한 발걸음92
「신정국문(新訂國文)」92
「국문연구의정안(國文硏究議定案)」96
제3장 타자의 시선과 ‘국어문법’의 발견: 주시경의 표기법과 문법103
1. 타자의 시선으로 본 우리말107
주시경의 1905년 이전의 이력에 관하여107
음운변동 규칙의 발견과 주시경의 표기법109
2. 본음을 찾아서115
추상적 층위의 소리와 ‘국어’의 존재론115
표음문자의 ‘표의화(表意化)’라는 역설이 의미하는 바119
3. ‘국어문법’의 구상124
타자의 시선과 ‘국어문법’이라는 규칙의 성격124
주시경 문법의 분석과 종합127
제4장 언문철자법의 쟁점과 언어적 근대135
1. 1차, 2차 언문철자법의 핵심 내용139
1차 언문철자법139
2차 언문철자법142
2. 언문철자법의 최대 쟁점: 역사적 전통과 당대의 소리148
왜 역사적 철자법인가148
2차 언문철자법의 좌절152
3. 3차 언문철자법: 표음주의의 승리와 ‘약간의 예외’160
표음주의의 관철160
‘약간의 예외’와 <통일안>의 ‘어법’164
제5장 1920년대 민간에서의 표기법 논의: 식민지 사회의 헤게모니 관철 방식171
1. 1920년대 민간의 조선어 연구175
조선어연구회라는 조직175
『동광』의 표기법 설문178
2. 표음주의의 관철, 그러나 새롭게 재기되는 쟁점184
무엇이 문제였는가?184
언문철자법의 쟁점 정리187
3. ‘문법’이라는 새로운 쟁점193
‘소리’가 아니라 ‘문법’이라는 기준193
‘덥으니’인가 ‘더우니’인가?195
‘활용’의 도입199
제6장 언어 연구에서의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과 한글운동의 갈등205
1. 안확의 문제제기: ‘조선어 연구의 실제’210
감정이 아니라 과학으로210
언어 사실의 기술로서의 문법214
2. 언어 연구의 자연과학적 모델218
언어는 생명이 있는 생물218
과학의 눈으로 본 언어222
3. 언어의 ‘소외’와 ‘과학’의 역설229
문법 연구와 언어의 통일230
문어의 통일과 ‘국어’234
제7장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의 성립: ‘소리’와 ‘어법’의 이중주241
1. <통일안>(1933)의 구조와 ‘총론’245
<통일안>의 구조245
<통일안>의 ‘총론’248
‘총론’이 의미하는 바251
2. ‘소리대로 적는다’는 것에 대하여256
‘제1장 자모’256
‘제2장 성음에 관한 것’260
‘제4장 한자어’263
3. ‘어법에 따라 적는다’는 것에 관하여267
두음법칙이라는 음운 현상의 성격267
<통일안>이 이해한 두음법칙269
‘제3장 문법에 관한 것’273
용언의 활용, 그리고 규칙과 불규칙277
‘어법’에 맞는 표기와 음운 변동의 종류280
제8장 <통일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 1930년대 민간에서의 표기법 논의285
1. 조선어학회와 한글운동을 둘러싼 당대의 지형도290
1931년 『동아일보』 한글날 좌담회290
1932년 『동광』의 2차 표기법 설문294
일두봉(一頭棒)을 통타(痛打)하리298
2. 표기법 논쟁의 의미 1: 의미와 소리의 대결303
1932년 『동아일보』의 한글 토론회 속기록303
박승빈의 단활용설307
표음문자의 표의화와 소리의 충실한 구현311
3. 표기법 논쟁의 의미 2: 역사적 관습과 엘리트주의의 대립316
조선어학회에 대한 비판의 논리: ‘조선어 마비의 병균’316
조선어학연구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320
제9장 도데종으로부터 조선어를 해방하라: 사회주의 이론에서의 언어 문제327
1. 사회주의자들의 시선에 비친 표기법 논란331
박멸하고 싶은 가갸날331
한글운동의 부르주아적 진보성335
2. 홍기문의 언어 연구340
조선어 연구의 본령340
홍기문의 조선어 연구: 조선어 계통론344
3. <통일안>과 북한의 초기 언어정책349
‘노동’인가, ‘로동’인가: 형태주의의 예외 없는 관철349
‘스탈린 언어학’과 ‘주체의 언어리론’353
제10장 근대의 언어사상사와 새로운 의사소통 모델의 가능성359
1. 소쉬르와 근대언어학363
소쉬르의 공시언어학: ‘랑그’와 ‘사회’363
균질적 언어공동체화 문어 규범의 통일368
2. 새로운 의사소통 모델의 가능성372
등가교환의 의사소통 모델372
‘증여-답례’에 기반한 의사소통 모델의 가능성376
3. ‘국어의 사상’을 넘어선다는 것에 대하여383
주시경의 표기법과 ‘국어의 사상’383
‘국어사전’과 ‘국어문법’에서의 ‘연방제’라는 발상387
참고 문헌393


































